국가 차원 BIM 기술 개발, 투자 적극 지원해야…
국가 차원 BIM 기술 개발, 투자 적극 지원해야…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10.1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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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갈수록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의 변화 속도에 대응해 최근 국토교통부는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기반을 구축하고, 30년까지 건설 자동화를 완성하겠다는 목표 하에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마트 건설기술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경우는 일부 대규모 상위 기업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대표적인 스마트 건설기술로 손꼽히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적용실태는 그러한 문제점을 보다 명확히 보여준다.

BIM이 공공부문 건설사업에 처음으로 적용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대다수 업체들은 여전히 도입을 망설이고, 산업 전반의 BIM 기술 수준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BIM은 건축물의 형상을 보여주는 3D 디지털 모형(Model)에 해당 형상의 정보가 담겨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일찍이 제조업, 조선, 우주·항공 등 타 분야에서 적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건설 산업에 IT 기술이 접목된 결과물이다.

BIM 선진국인 영국의 경우, 정부가 발전 단계별로 목표를 설정해 업계를 이끄는 로드맵을 제시해주고 있다. 정책적으로 BIM 적용 의무화의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전문가 양성에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역시 조달청과 LH에서 BIM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나섰지만 기술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와 적용이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빌딩스마트협회 허인 회장(사진)은 정부의 적극적인 기술 도입과 투자만이 BIM을 비롯한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허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더불어 건설 산업을 IT화로 이끌면, 앞으로 보다 빠르고 안전한 건설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 과정의 기본이 되는 것이 건설 산업의 가상화, 즉 BIM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Digital Twin은 건축의 범위를 벗어나 도시 범위까지 확장되며 번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IM 산업과 기술의 현 주소는

건설 산업에서 BIM은 독립된 기술로 인식하기보다는 플랫폼의 역할을 할 때, 더욱 미래지향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타 기술과의 융·복합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 BIM 데이터와의 연계 기술 개발은 다방면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드론, AI, 3D 스캐닝, 사진 측량(Photogrammetry), 사물인터넷(IoT) 등 건설에서 사용되는 4차 산업혁명의 아이템들과의 연결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건설 산업에서의 BIM 활용 범위는 모델링을 통한 시각적 검토, 수량 파악, 공사 계획 검토, 개략 시뮬레이션 등에 머물러 있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전통적인 건설 기술로는 현실화하기 어려웠던 것을 가능하게 하고, 비효율적이었던 것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집니다.

향후 BIM의 개념은 더 넓은 의미로 확장돼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를 연결하는 ‘초 연결 사회’의 기본 플랫폼이 될 것이고, 각각의 데이터베이스 교환이 양쪽 세계를 연결해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것을 도시 단위에 확장 적용한 개념이 바로 ‘스마트시티’입니다.

BIM의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나. 이를 통한 기대 효과는

BIM의 기본 속성은 가상공간에 실제 대상과 동일한 형상을 만들고 정보를 입력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상 모형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는 Digital Twin을 통해 기획·설계단계부터 시공, 유지관리 단계까지 건설사업 전 과정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습니다.

즉, 기존의 건설 산업에서는 문제들에 대해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해결했다면, BIM을 활용해 예측되는 문제점들을 선행 검토하고,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공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존에는 2D 도면을 그려 실제 크기의 Mock-up을 만들고, 실제 테스트를 거처 기술적 검토를 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2D 도면과 시방서, 유지관리 매뉴얼까지 추가적으로 작성하던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방식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는 공기를 지연시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IM은 Digital Twin을 만들어내고, 효과적으로 기술적 검토·대안 작성·데이터베이스 생성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기존에 수행할 수 없었던 검토방식이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가능해졌으며, 재작업이 필요할 때는 간단하게 데이터를 복사해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가상현실에서 리스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측정하고 건설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BIM은 그동안 건설업계가 이상적으로 추구해온 ‘린 컨스트럭션(Lean Construction, 낭비를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건설생산시스템)’을 실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것입니다.

BIM 확산이 더디다는 평가도 있다. 기술의 확산에 있어 어려움과 개선점이 있다면

BIM을 비롯한 신기술 확산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현업 인적자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고수하던 방법론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국내에 BIM이 도입된 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BIM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BIM을 효과적인 소통 도구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제도적인 부분에 있습니다.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신기술은 적용 시간과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투자가 단기간에 이익창출로 전환되기 어렵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신기술에 대한 투자결정을 쉽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건설 산업 주체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국내의 경우, 기업이 중장기적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렵고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추진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BIM은 국가적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는 조달청과 LH 발주 프로젝트에 BIM 적용 기준이 일부 제도화돼 있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과 인적자원 육성을 적극 제도화 하고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BIM 산업의 발전 방향, 어떻게 전망하는지

BIM 산업의 발전은 ‘건설 산업의 IT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해본다면, BIM 산업의 발전은 소프트웨어(S/W) 산업의 기술적 발전과 그 방향을 함께합니다.

앞으로 BIM 모델링을 위한 저작 툴(S/W), 모형을 통해 실험을 하는 시뮬레이션 툴(S/W), 현실세계의 형상과 정보를 가상세계로 쉽게 전송할 수 있는 자동화 툴(S/W)이 각각 그리고 융합돼 발전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BIM 기술을 적용할 국내 개발 소프트웨어는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가 BIM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제 표준화 규격에 맞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서 개발되어야할 것입니다.

현재 BIM 데이터는 건설 산업의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모든 것이 빅데이터(Big Data)화 돼 관리되고, 과거에 예측하지 못한 리스크로 인해 공기지연 됐던 문제들이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기술’에 힘입어 빠르고 안전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관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건설은 인간이 영위하는 공간을 만드는 산업입니다. BIM은 이 과정을 가상공간에 만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 현실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아이템들과 연계되면서 마치 3D 게임을 하듯 쉽고 편리하게 건설 산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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