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기술로 미세먼지 잡는다
플라즈마 기술로 미세먼지 잡는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8.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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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매우 높다. 올해 초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면서 국회에서는 미세먼지를 국가 재난으로 포함시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미세먼지의 상당수는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만들어지며, 그 성분을 분석해보면 70~80%가 2차 생성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를 배출처에서 저감하기 위해서는 입자상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기체상 대기오염 물질도 함께 줄여야 한다.

이에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에서는 기존의 기체상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하는 기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 개발했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매연저감 장치(DPF)가 그것이다.

DPF는 소형플라즈마 버너를 이용한 장비다. 디젤차 배기관에서 배출되는 매연의 95% 이상을 필터에 포집해 태우는 방식으로, 대형·소형차를 가리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

그동안 관련 장비는 배기가스 온도가 섭씨 300도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별도로 온도를 높이는 버너가 필요했다. 하지만 버너의 부피 탓에 대형 트럭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DPF는 연소기 크기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플라즈마 발생 장치를 소형화해 소형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초기 시동, 도시 저속 운전 때 질소산화물(NOx) 정화 촉매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도 해결하며 디젤 엔진을 이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라즈마는 기체 상태의 분자에 열, 빛 또는 전기를 통해 높은 에너지가 공급될 경우 전기적으로 중성인 기체분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으면서 이온으로 변한 상태를 말한다. 기체에 높은 에너지가 공급되면 일부 전자는 기체 분자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된다. 여기서 전자를 잃거나 얻은 분자들을 이온이라고 부른다.

전자‧이온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안정된 기체분자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에서 강한 빛 또는 열이 발생되거나 매우 빠른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체상 대기오염 물질을 효과적으로 저감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플라즈마 발생은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다. 이 경우 주로 전기 에너지를 기체에 가해 플라즈마를 발생시킨다. 아크 용접과 오존 발생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술은 아크에 강한 회전력을 통해 화학반응 효율을 극대화시킨 기술로, 플라즈마를 이용해 온도가 낮은 조건에서도 유해가스를 처리하며 화학반응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아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에 이전돼 자동차 배기가스정화, 반도체 공정가스처리, 석탄 발전소 배기정화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재 기계연구원은 여러 출연연과 함께 건설기계, 군용 트럭, 선박 등에 장착할 수 있는 배기가스 저감기술을 실용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시스템연구본부는 국내 대기환경 기술 개발을 선도하며, 기술의 실증과 사업화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시스템연구본부에서 개발된 유해가스 처리장치‧집진기는 현재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환경시스템연구본부 송영훈 본부장(사진)은 “우리 본부는 수십 년간 발전소, 소각로, 자동차, 산업설비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본부는 개발에서 그치는 연구가 아닌 현장의 수요가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보급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출연연구소가 해야 할 일은 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작품을 세상에 제시하고 이를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기술이 보다 필요한 미래, 공공연구소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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