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BM과 에너지 융합, 발전 속도 높인다
AICBM과 에너지 융합, 발전 속도 높인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08.2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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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이다. 기술의 융합은 두 개 분야 이상의 과학기술이나 학문분야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등 신기술 간 또는 이들과 타 분야와의 상승적 결합 등이 이에 해당된다.

개인, 기업, 경제, 사회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4차 산업 기술의 융합은 산업의 발전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소비 형태, 생활방식, 기존의 일하는 방식이나 등 삶의 전반에 걸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융합 기술은 최근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면서 그 영역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에너지 분야에서도 AICBM(AI, IoT, Cloud, Big Data, Mobile)에 기반을 둔 융합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IT융합연구센터는 AICBM과 에너지설비 시스템에 대한 전문성 강화와 함께 에너지 신산업분야 융합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융합 기술 특집을 마련하고 한국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IT융합연구센터 이상학 센터장을 만나 에너지 산업 분야 융합 기술의 연구·개발의 현황과 어려움, 전망 등을 내다봤다.

“인력·지원·인식 문제 해결 필요…”

현재 에너지IT융합연구센터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우선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입니다. 에너지 산업 전반의 빅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의 합리적 에너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계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것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에서 올해부터 한전 AMI에 대한 그린버튼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 대한 부분은 제외돼 있고 열, 가스는 아직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산업에서의 빅데이터 역시 중요한 자원입니다. 효과적으로 유통시장을 만들고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개인정보보호법 등 제도적 개선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또 다른 역점 분야는 스마트시티입니다. 우리 센터는 일부 선행연구를 통해 열, 전력 중심의 도시 단위 효율 개선에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이를 확대해 국가표준을 수립해 나가면서 기술적, 경제적 효과 검증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모델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EMS의 인공지능 기술 강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EMS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예측을 정확히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과 학습 능력의 고도화가 필요합니다. 향후 모든 산업에서 인공지능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에너지신산업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말단의 센서에서부터 대형 서버 시스템까지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해 운용되도록 할 것입니다.

연구·개발과 기술의 사업화를 진행하며 애로사항이 있다면

국내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항상 중소기업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이들을 통해 기술 사업화를 이루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현재 사업화된 품목에 대해 대처하기 바쁘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개발에 충분한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우리 연구원은 이러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산업은 특성상 사업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실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장을 구하고 실증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개별기업은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에너지공기업 등에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 국내 중소기업이 국내현장에서 실증을 수행하고, 해외 수출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있도록 지원해준다면 시장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가 타 분야 산업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디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다

에너지신산업이 지니고 있는 자체 특성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나 서비스가 유입되기 어렵고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시장이 안정적 공급에 중심을 두다 최근 들어 환경을 고려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장을 동력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에너지 시장에서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요금체계와 시장의 개방성이 확대돼야할 것으로 봅니다. 단지 요금이 올라가는 문제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본인의 소비패턴을 알고 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 커져야합니다. 또한 새로운 플레이어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들고 좀 더 쉽게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돼야 할 것입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 시장을 전망한다면

에너지 전환 정책이 발표된 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에너지신산업은 어느 날 갑자기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이라기보다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바뀌어야 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국민 전체의 동의와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값싼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과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돼야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신산업은 신재생 중심의 친환경에너지 공급이 확대되고, 특히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규모 태양광 등에서 발전된 전력을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프로슈머 시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수송 부분에서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전기차는 또 다른 에너지저장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소비자의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제품들이 IoT화 되면서 에너지사용을 관리해주는 서비스 시장으로 변모해 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제조업에서의 에너지효율은 제품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스마트공장이 확대되면서 우리의 제조업 효율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때 필요로 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이나 고효율 제품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에너지IT융합연구센터의 앞으로의 계획과 운영 각오는

에너지 산업에서의 융합연구는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확대돼 이제는 전통 에너지기업에서도 필요성이나 효과를 인지하게 됐습니다. 에너지전환은 단순히 환경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 기업들이 생겨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 센터는 지금까지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기술 선도를 통해 중소, 벤처 기업들과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를 지속하고 시장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 연구 기획과 수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과제 기획단계에서 사업화에 대한 구체화나 타깃 시장에 대한 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최종 상용화는 함께 하는 기업의 역할이라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과 협력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해 시장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공동이라는 인식하에 보다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려 합니다.

산업이 활발하게 커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며 이를 바라보는 좋은 인력들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시장 커지고 새로운 변화가 효과를 일으키는 생태계가 돼야한다고 봅니다. 에너지 산업이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그 변화의 속도는 이제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센터는 에너지신산업이라 불리는 새로운 산업에서 기술 공급자이자 비즈니스 조력자로서 역할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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