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신소재도 융합, ‘LCD’에서 해답 찾다
화장품 신소재도 융합, ‘LCD’에서 해답 찾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8.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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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화장품 산업에서도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 일어나고 있다. 화장품 분야 대표적인 융합기술로 손꼽히는 ‘피부 전달’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미백, 주름 개선 등의 기능을 가진 신소재 개발은 화장품 분야 연구‧개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피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체 기술이 필수적이다.

‘액정에멀젼’은 액정디스플레이(LCD)의 액정구조 연구에서 착안해 새롭게 개발된 피부전달체 기술이다.

사람의 피부 각질 세포 사이를 메우고 있는 세포간지질은 ‘액정상’ 구조다. 그리고 화장품의 효과적인 흡수를 돕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구조의 모방이 필요했다.

해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LCD와 ‘라멜라 구조(lamella structure)’를 가진 화장품은 모두 액정상을 다룬다는 유사점이 있었던 것.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액정에멀젼은 사람의 피부구조를 모사해 피부 장벽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특히 피부 생체막의 지질 구조와 유사한 형태인 라멜라 구조를 형성해 각질층 케어와 세포간의 지질공급으로 피부 밀착력과 흡수율을 높였다. 또한 화장품 사용기간인 3~4년 동안 안정하게 유지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 1992년 설립된 코스맥스(주)는 이러한 액정 기술을 통해 국내외 특허와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비롯,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창업 초기 생산 중심의 OEM 사업이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코스맥스는 점차 기술력 중심의 연구와 생산을 강화해 ODM 사업을 개척해왔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4년간 산자부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R&D를 통해 액정에멀전을 비롯한 나노에멀젼 등 새로운 기능성 화장품 소재‧제형 기술에 힘써왔다.

약 200나노미터 이하의 입자로 구성된 ‘나노에멀젼’은 일반 화장품 제형과 비교해 피부 흡수율을 크게 높이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크림과 로션은 약 1~5 마이크로미터 크기를 갖는 에멀젼 입자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크기가 큰 에멀젼 입자들은 피부에 충분히 흡수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 입자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나노에멀젼 기술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코스맥스는 신제품 개발에 있어 최첨단 기술 적용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앞선 기술 뿐 아니라 광물 탐사 기술, 압전(壓電·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 기술 등 도전적인 기술을 연이어 선보이며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코스맥스는 상해, 광저우 등 중국은 물론,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에 생산기지와 현지 연구소를 보유한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스맥스 R&I센터 이노베이션 랩(lab) 이준배 랩장(사진)은 “코스맥스는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해 해외 생산기지 확충, 연구소 설립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있어 폭넓은 융합기술 연구와 기초연구 수행을 통해 코스맥스만의 화장품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장품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닌 국격과 관련된 이미지 산업으로, 화장품 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국가 경제 발전일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엄청난 무형 자산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화장품 산업에 대한 다각적인 정부 지원과 사회적인 응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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