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분야, 여성의 잠재력은 '무한'
정보보호 분야, 여성의 잠재력은 '무한'
  • 전수진 기자
  • 승인 2019.08.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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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소프트웨어와 IT산업의 영향력이 가속화될수록 IT 보안 분야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정보보호 관련학과를 신설해 정보보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WISET이 발간한 ‘2017년도 여성과학기술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남녀 학생의 비율은 1:1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보보호공학 전공자 중 여학생 비율은 35% 미만으로 아직까지 남학생이 65%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해 정보보호 분야 공학계열 학사과정 재학생 중 여성 비율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대학에 정보보호 관련학과가 개설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산학, 컴퓨터공학, 정보통신공학 등 관련 전공에 정보보호 분야 인력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남녀 신진연구자의 비율도 마찬가지다. 1인당 연구격차는 점차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성 연구 책임자의 비율은 10% 정도로 미흡한 상태다.

호원대학교 이영숙 교수(사진)는 “정보보호 분야는 유연하고 세심한 관찰과 민첩한 대처가 필요한 기술 분야로 여성에게 적합한 기술 분야로 생각된다”며 “여성에 대한 연구 환경 지원이 개선되고 있으나, 보다 과감한 여성공학 기술인의 연구 환경개선 정책을 통해 여성 공학인의 활발한 기술 활동을 돕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원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 교수는 그간 여성 정보보호인력 양성에 혼신을 다해 활동해왔다. 한국정보보학회 여성위원회 제2대 위원장으로 활동한 그는 ICT 융·복합 환경에서 차세대 ICT 여성과학인의 역할 모델과 리더십을 고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힘쓰기도 했다.

현재 한국포렌식학회 학회장으로 활동 중인 이 교수는 포렌식 분야의 학술·기술 진흥과 관련분야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1983년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과 신설 당시 입학해 정보보호 분야를 처음 접했다. 그럼에도 그는 ‘제 3의 물결’이라는 책을 읽으며 정보화 사회를 상상하곤 했다. 정보보호 분야로의 진로를 선택한 것도, 오롯이 그의 선택이었다.

공학 분야, 그것도 신설된 학과에서 여학생은 당연히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경력은 그에게 새로운 꿈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건전한 정보화 사회 건설에 기반이 되는 정보 시스템의 중요성과 역기능 방지를 위한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것이다.

이 교수는 “정보보호 분야는 멀티태스킹 능력, 강한 동기부여 능력, 재빠른 판단력, 그리고 인내력이 요구된다. 모두 여성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로 여성의 진출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라며 “여성 공학도가 더욱 정진할 수 있는 직무를 파악해 그 역량을 함양한다면 정보보안 산업의 질적 성장에도 일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교수는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2000년 대 초반 다른 사람들 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소명이라 생각하며 교수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평소 여학생들에게 “여성의 잠재력은 정보보호 분야에 걸맞은 여러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많은 여성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공감능력, 높은 투명성 등 여성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정보 보호 전문가의 숫자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으로 이공계 여성들이 해당 분야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이 교수는 이공계 여성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이 교수는 전라북도가 지원하는 호원대 IoT 융합보안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사업단의 단장을 맡아 전라북도의 ICT 융·복합 기반 산업 발전에 필요한 맞춤형인재 양성에 목표를 두고 학생들의 취업과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산학연계를 통한 융·복합 현장 밀착형 커리큘럼을 마련해 ICT‧정보보안 기업에 특화된 융합보안 SW전문가 양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공학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창의성, 수월성을 갖춘 인력 공급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최근 급격한 기술 혁명과 변화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 공학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교수는 특히 인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여성공학 인력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학 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여성 인재 확보를 통한 다양성을 추구해야만 창의적이고 유연성이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여성 과학기술 인력이 실제로 활용되지 못하는 여러 사례를 분석하며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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