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분야 여성기술인 확대 위한 첫걸음 떼다
토목 분야 여성기술인 확대 위한 첫걸음 떼다
  • 김하영 기자
  • 승인 2019.08.0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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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토목 분야 여성기술인은 과거에 비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실제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기술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발표에 따르면 토목분야 전체 종사자 328278명(남: 302918명 여: 25360명) 중 약 8% 정도의 여성기술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분야 여성기술인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으로, 그마저도 실제 정규직으로 종사하는 여성기술인의 비율을 장담하기 힘들다.

이 중 1,000여명의 여성기술인이 소속돼 있는 대한토목학회 여성기술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토목 분야 여성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는 단체다. 그리고 이 여성기술위원회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당찬 여성 기술인이 있다. 바로 여성 토목시공기술사로 활동 중인 충남대학교 임소영 교수다.

대한토목학회를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한국기술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그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다. 시공 기업에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임 교수는 과거 종합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한 것에 이어 현재는 충남대 산학협력중점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임 교수는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80년~90년대 학번의 여성공학기술인이라면 모두들 처음이란 수식어를 가지고 학교를 다니고 사회에 진출했을 것”이라며 “토목분야를 선택하고 지금도 토목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 지금, 굉장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교수가 처음부터 토목 분야로의 진로를 찾았던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경찰대 진학을 준비했던 그는 경찰대에 떨어지고 아버지의 권유로 토목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시작한 토목 공부였지만 전공 수업을 접하면서 토목의 다양성과 창조성이란 매력에 빠지게 됐다.

졸업 후 건설 현장에 취업한 그는 처음으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한다. 현장에서 부딪힌 많은 일들이 쉬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기술사 면접을 꼽았다. 기술사 면접에서 토목현장을 겪어온 경험자로 인정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토목시공 분야에서 14년간 근무한 결과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도전했지만 면접에서 여성기술인이라는 편견에 가로막혔던 기억은 아직까지도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임 교수는 대한토목학회 여성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며, 토목 분야 여성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토목분야 여성공학도의 현장견학 및 리더십 캠프, 토목학회 정기학술대회 여성공학인 세션을 통한 인적교류‧성과공유, 신진여성과학인 발굴 ‧육성을 위한 세미나와 시상 등 활동을 진행 중이다.

토목분야 여성공학도의 현장견학 및 리더십 캠프는 다양한 토목현장을 섭외하고 직접 현장을 견학해 여성기술인의 전문성을 증진시키고 있다. 또한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기술인을 멘토로 하는 리더십 캠프는 여성기술인들의 인적교류와 유대감을 향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토목학회 정기학술대회 여성공학인 세션을 통한 인적교류‧성과공유는 WISET에서 지원하는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으로 6개월간 팀제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발표하는 자리다. 토목공학을 선택한 후배 여성기술인들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진여성과학인 발굴‧육성을 위한 세미나와 시상식은 한 해 동안 여성기술인으로써 다양한 활동과 연구성과를 이룩한 신진여성기술인을 발굴‧수상해 토목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임 교수는 앞으로 이와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토목분야의 여성기술인으로써 사회재난 등의 문제발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여성기술위원회로 발전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여성공학인, 여성기술인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양성평등에 대한 부분으로 정부 및 각 위원회 활동에 여성의 비율(60:40)을 보장해주는 것은 여성기술인의 설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이라고 여긴다”며 “아직까지 공기업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한 수용이 미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임 교수는 건설인의 중요한 자질로 현장에 대한 경험을 꼽았다.

그는 "직접 접하는 현장경험도 중요하지만 한사람이 모든 건설현장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실제 현장에 가지 않아도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공법의 시공법을 동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관심 있는 현장의 시공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경험을 대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어 “토목분야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분야다. 다양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토목분야에서 여성공학인이 꾸게 되는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며 “많은 여성들이 토목분야에서 기획 과정부터 설계, 시공 그리고 유지관리까지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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