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획]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혁명 이끌다
[블록체인 기획]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혁명 이끌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19.07.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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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데이터‧자산거래에 신뢰성을 제공하고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블록체인이 새로운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더 이상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아닌, 비즈니스를 진행함에 있어 반드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그 사용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금융, 의료, 물류, 공공서비스 등 분야를 초월해 사회시스템의 전반을 변화시키고 기존의 비즈니스 틀을 새로운 형태로 조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현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비즈니스적 활용을 고취하고자 지난 5월 고려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소가 새롭게 출범했다. 현재 6개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기술 △법률·제도 △비즈니스 모델 △의료·물류 정보 등을 연구 중이다.

이와 함께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는 체계적이고 긴밀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실버, 골드, 플래티늄)을 운영하며, 산학협력 간담회를 통해 산업현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연구 개발을 통해 기술이전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블록체인 관련 기술의 핵심 개발뿐 아니라 실질적인 활용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 인호 교수(소장‧사진)는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혁신적 기술 가운데서도 블록체인이 미래의 디지털 자산혁명을 이끄는 핵심기술임을 주목했다”며 “연구소는 과거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였던 것처럼 미래에 블록체인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블록체인 핵심 기술 개발과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블록체인 연구소는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스마트 컨트랙트 정형명세 블록체인 핵심기술’ 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에 기반해 금융거래, 부동산 계약, 공증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커머스나 부동산 거래에서 믿을 수 있는 제3자가 중계하는 시스템을 통해 buyer와 seller를 중재하는 거래 형식인데 반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제3자 없이 신뢰할 수 있는 계약을 자동적으로 지원해 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을 검증해 안전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돕고 있다.

이전 이더리움의 DAO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으로 인한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일반 소프트웨어와 달리 스마트 컨트랙트의 오류와 취약점은 직접적인 금융 자산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는 한번 배포되면 수정이 매우 어려우므로 사전에 정형 명세와 검증을 통한 안전성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고려대 블록체인 연구소는 스마트 컨트랙트 작성 시 불명확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확하고 명확하게 명세된 요구사항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오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 교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명확한 요구사항을 시각화된 모델링으로 표현하고 수학적 정합성을 가진 정형명세 기법을 이용했다. 취약점을 찾아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만드는 것이 이 과제의 목표”라며 “이러한 기술이 개발되면 더욱 안전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어 블록체인 기술이 한 층 더 확장성과 안정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블록체인 연구소는 또 다른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 중 하나로 꼽히는 트랜젝션의 한계에 관한 연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 수십만 건의 대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하드웨어 솔루션 기업인 미디움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 결과물을 활용해 블록체인 연구소는 ‘적극적 창업 엑설레이터(proactive accelerator)’ 방식의 창업 지원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프로젝트를 구성하기에는 리스크가 있거나 장기적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지 않아 추진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연구소가 스타트업 기업을 함께 만들어 수행하는 방식이다.

해커톤 대회를 통해 검증된 팀과 연구소의 R&D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내부 검증을 통해 새로운 스타트업을 탄생(Spin-Off)시키고 있다.

인 교수는 “연구소는 현재 설립취지에 맞게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발전시키고, 블록체인 관련 법·제도 등의 제정과 개정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창업지원 사업도 활발히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참여 연구자들과 참여 기업들과의 워크숍, 세미나 등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직까지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코인 거래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 대해 인 교수는 경직된 블록체인 관련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블록체인은 중앙화 된 서버나 주체가 없어 시스템 운영비를 조달받고 있지 못한 산업이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같은 초기 블록체인에서는 매 10분마다 일정량의 코인을 발행해 서버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즉 코인이 블록체인 운영비를 담당하고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운영주체가 없는 블록체인에서는 코인이 없으면 시스템이 운영되지 않는다. 이를 악용해 실체가 없는 프로젝트에서 아무 가치가 없는 코인을 발행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혼탁하게 한 사례도 존재한다. 이에 사회에서는 코인 산업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역기능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인 교수는 이를 기술적 문제보다 정책적‧제도적으로 보완하고 풀어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제언했다.

인 교수는 “현재 블록체인 정책은 코인 없는 기술개발과 이에 대한 적용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블록체인을 양지로 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열어 합리적인 규제로 통제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블록체인은 학문적 연구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영역, 연관된 산업들의 생태계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 우리 연구소가 이러한 역할의 중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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