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물부족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관련 자료에 따르면 향후 물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물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대체수자원 확보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그중 무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서 담수를 생산하는 해수담수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해수담수화 기술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됐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물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유럽, 북미, 남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해수담수화 도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수담수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구상에서 우리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1% 내외로 매우 적기 때문에 무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서 담수를 생산할 수 있다면 향후 전 세계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된 해수담수화 기술은 현재까지 에너지를 줄이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역삼투 공정은 기존 증발법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를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기존 수처리 공정과 비교할 때 역삼투 공정은 여전히 에너지 소모가 높다는 기술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최근 해수담수화 공정에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해수담수화의 염도차를 이용하는 방법,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하는 방법, 에너지 절감형 소재와 공정기술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적용되고 있다.
한편, 해수담수화 공정에서는 농축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공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원수 대비 50% 정도의 농축수가 발생한다. 즉, 해수의 50%가 담수로 생산되고 나머지 50%는 다시 바다로 방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동과 유럽에서는 해수담수화 공정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배출되는 농축수의 경제적 손실도 크고 무엇보다 농축수에는 다량의 미네랄과 금속 이온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농축수에 포함된 유가 자원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부가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유럽 8개 국가,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농축수 활용 관련 대표적 연구과제로 ‘Sea4Valu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농축수에 포함된 10개 핵심 자원을 회수하는 연구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해수담수화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근 해수담수화 농축수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농축수에 대한 연구는 해수담수화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현재 산업화에 따른 사회발전으로 인간 생활의 편의성은 급속하게 증가해 다양한 장치, 소재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자원 소모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원은 매장량에 한계가 있어서 향후 자원 고갈에 따른 문제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바닷물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 금속이온과 같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자원 고갈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세계 수준의 연구실 또는 팀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World Top Class Laboratory(WTL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축수자원화연구실(Green Desalination Research Lab.)’은 해수담수화와 폐수처리 공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를 저감하고 농축수에 포함된 유가자원을 회수하기 위해 ‘Value in Brine’이라는 모토를 정해서 WTCL 사업에 선정된 바 있으며, 특히, 막결정화(Membrane Distillation Crystallization, MDC) 기술을 이용해 농축수에 포함된 유가자원 회수와 관련된 연구를 집중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해수담수화 기술이 개발되며 발전하고 있지만, 해수담수화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수담수화 분야의 꾸준한 연구 지원과 관련 산업의 발전, 그리고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농축수자원화연구실 최준석 연구위원(사진)은 “해수담수화 기술은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 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분야이며,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며 “또한 해수담수화는 다양한 복합 플랜트 산업 기술로써, 이와 관련해 국내 소재, 부품, 공정 설계, 운영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을 이용해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신 소재, 장치, 공정 기술이 집약적으로 포함돼 있고,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다양한 선진 국가에서 활발하게 생활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서 지역에는 소규모 해수담수화 기술이 적용돼 주민들이 사용하는 생활용수를 원활하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담수화 공정을 통해서 생산되고 공급되는 물은 매우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농축수자원화연구실은 해수담수화 공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를 줄이고 유가자원 회수를 위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유가자원 회수 기술은 향후 폐수, 하수에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또한 이차전지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저감과 자원 회수 분야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서 많은 국가와 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팜’ 분야에서도 유가자원 회수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축수자원화연구실은 기존 해수담수화 분야를 포함해 산업폐수, 하수재이용, 스마트 팜 분야에서도 농축수 저감과 유가자원 회수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스페인 EURECAT과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호주 시드니공대와 해수담수화 및 유가자원 회수분야에서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등 해외 선진 기관과도 다양한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 대학,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