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송강식 기자]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는 내비게이션은 GPS의 신호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터널 또는 지하도로에서는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불편을 겪기도 한다. 현재 초장대 지하고속도로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이러한 GPS통신 음영구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밀 측위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터널의 길이는 점점 길어지고 많아지고 있으며, 미래의 지하고속도로 시대에는 다수의 합류점과 분기점을 운전하며 만나게 되기 때문에 차량 화재 등 사고와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피뿐만 아니라 인명 구조를 위한 위치파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정밀 측위 시스템은 운전자나 동승자의 스마트폰으로 가장 빠른 탈출 경로 안내와 합류, 분기점에서 차량·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정확한 길안내를 통한 안전한 운전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기존의 GPS 시스템은 측위 정밀도에서 한계가 나타나고 있으며, 1970년대 Block I을 시작으로 측위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Block III까지 계획이 제시돼 있다. 현재 이동 측위에서는 약 3m 수준으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 레벨5의 차량이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차선까지 구분 가능한 cm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V2X, 라이다, 레이더, 영상, AI 등 다양한 센서주행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부분 GPS 시스템을 이용한 측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 커버리지 터널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파가 없는 음영지역까지 GPS신호를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간에도 GPS 신호의 수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구개발이 진행됐지만, 실용성 측면에서 개발 기술들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현재 위치에서의 GPS 신호를 생성해 100ns이하의 동기 시각차를 가지고 GPS 수신기에게 제공하는 ‘GPS 링크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GPS 시스템은 전파의 이동시간을 이용해 측위를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정밀한 측위를 위해서는 GPS 시스템이 설치되는 위치의 전파가 진행하는 경로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GPS 링크 시스템은 3m 수준의 측위 정밀도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 터널의 내부 전파환경을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분석하고, 실제 현장의 전파환경을 측정해 비교 분석해 성능을 검증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GPS 링크 시스템을 개발한 ㈜티에이엔지니어링은 지난 2017년 설립됐지만, 20년 이상의 전파 방향탐지 분야에서 측정, 분석 시스템을 개발해온 베테랑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고, 구성원의 절반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SDR 기반의 GPS 신호 생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전파에 대한 현장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들과 전자파 분석과 설계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티에이엔지니어링만의 장점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터널 전파환경에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실시간 정밀 위치 제공을 위한 정밀 융합 측위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지난 4월 착수된 ‘초장대 K-지하고속도로 인프라 안전 및 효율 향상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해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티에이엔지니어링 염찬규 부장(사진)은 “정밀 측위 시스템은 정확한 길안내 서비스를 통해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며, 화재와 같은 재해재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탈출로 안내와 더불어 소방, 경찰 등의 외부 구조에 필요한 조난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해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개발은 5년간의 연구개발 계획에 따라 우수한 터널 GPS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을 위한 터널에 설치해 다가올 K-지하고속도로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속으로 이동하는 속도에서도 1m이하의 터널 GPS 기술을 완성하는 것이 티에이엔지니어링의 현재 목표”라며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 과제들이 정부의 예산 축소로 많은 기술기반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좋은 아이디어를 국가 기반산업의 바탕이 되는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