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설계 자동화 기술로, 스마트건설 혁신 주도
BIM 설계 자동화 기술로, 스마트건설 혁신 주도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4.09.1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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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설계 자동화
발파설계 자동화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스마트건설기술의 핵심은 생산성, 즉 공사비 및 공기(공사기간)를 어떻게 단축시키느냐에 있으며, 그간 터널 BIM은 단순히 3D 전환설계(2D → 3D) 또는 시공/안전관리시스템 등에 활용되는 데 국한돼 왔다. 하지만, 단순 3D 정보가 아닌 BIM이 가지고 있는 Data를 어떻게 활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느냐가 핵심이라 볼 수 있다.

터널 BIM에는 터널의 3D Data 외에도, 터널 각 위치에서의 암반등급(RMR), 지보패턴, 발파패턴, 그리고 터널 상하부 건물, 지장물(상하수도관, 전력구, 가스관 등) 보안물건에 대한 정보 등 많은 Data를 가지고 있다. 이 Data가 터널 BIM의 핵심 요소이며, 이를 활용해 공사비뿐만 아니라 공기를 감소시키는 것이 바로 터널 BIM 설계의 역할이다.

터널 공사는 TBM, 로드헤더로 대표되는 기계화굴착과 NATM으로 불리는 발파(Drill & Blasting)공법이 활용되고 있는데, 발파공법이 구시대의 공법이라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각 사업의 공고금액(발주공사비), TBM의 조달기간(주문→제작→운반→조립)에 따른 공사기간을 고려한다면, 항상 기계화굴착만이 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도심지 터널은 점점 더 대심도화 되고 있고, 지하 50m에서 시작(GTX-A)됐던 도심지 대심도 터널은 점점 더 지하로 내려가 이제는 지하 70~90m에서까지도 굴착될 예정(GTX-B, CTX 등)이다. 지하 70m 이상의 대심도 굴착에서는 발파에 의한 진동이 지상으로 전달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발파진동에 의한 민원을 고려하더라도 기계화굴착보다 발파굴착이 공사비와 공기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러한 발파설계를 위해 BIM은 최적화 설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BIM을 활용한 설계 자동화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BIM 기반 터널 설계 자동화 기술 중 처음으로 시도했던 기술이 발파패턴 선정 최적화다.

발파패턴은 터널 상하부 보안물건 및 지장물의 허용진동값에 따라 장약량 조절, 진동제어 공법(Line Drilling, 선대구경, 전자뇌관 등) 적용 등을 통해 선정된다. 이 발파패턴 선정은 설계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설계자에 따라 민원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GTX-A의 도심지 핵심구간인 서울역, 후암동, 청담동 등을 발파공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굴착한 바 있으며, 이 현장에서 ‘허용진동값 이하로 발파진동이 발생한다면, 그 값이 크던 작던 진동 민원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도심지라고 최적화, 즉 기준 이상의 보수적 발파설계는 과설계라고 볼 수 있으며, 과설계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에 의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간정보포탈의 Data를 이용하면, 터널 상부 모든 건물에 대한 정보(위치, 용도, 지상/지하 층수 등) 획득이 가능하기에 터널 BIM Data와 연계해 터널 상부 모든 보안물건에 대한 발파설계 최적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DL이앤씨는 이러한 터널 발파설계 최적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GTX-A 기준 km 당 공사비 8억원, 공기 41일의 절감효과가 있음을 검증할 수 있었다.

DL이앤씨 토목스마트엔지니어링팀 방상혁 팀장(사진)은 “BIM기반 터널 발파패턴 선정 자동화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터널 설계 전반을 모두 다 최적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점이었고, 이에 ‘터널 설계 全과정 자동화 요소기술 개발’을 통해 ‘터널 설계 자동화 Package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터널 설계는 크게 보면 노선선정(평면/종단)→조사 및 암반등급 분석→지보패턴 선정→발파패턴 선정→수량 및 공사비 산출→총사업비 산정의 단계로 이뤄지며, DL이앤씨는 선형 최적화, 지층분석, 보강설계, 발파설계, 터널 BIM-BOQ, 보상비 산정 등 6가지 요소에 대한 터널 설계 자동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선형 최적화의 경우, 지난 2023년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에 적용해 해저터널의 공사비와 공기 감소에 큰 효과가 있었으며, 이때 AI 기반 지층(암반등급) 분석 기술을 선형 최적화에 적용하기도 했다. 보강설계는 터널 선형, 심도 변화에 따른 최적 지보패턴을 선정하는 기술로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 빗물배수터널’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보상비 산정은 BIM을 이용해 터널 노선 및 심도 변화에 따른 지상/지하 보상비를 자동 산정하는 기술로써 지난 2023년 국토교통부 주최 ‘공간정보 아이디어 활용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BIM 기반 설계 자동화 기술은 생산성 향상, 즉 공사비와 공기 감소이며, 각각의 요소기술들은 ‘어떻게 하면 최적화를 통해 공사비 및 공기를 감소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기반돼 개발됐다. 또한, 이 요소기술들을 결합한 ‘터널 설계 자동화 Package’는 터널 설계 전반을 최적화함으로써, 공사비 및 공기가 최소화되는 최적노선을 자동 도출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요소기술들은 1차 개발이 완료된 상황이며, 고도화(Upgrade)를 진행 중에 있다. 고도화가 완료되면, 민간투자사업의 철도/도로 최적화 선형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그에 따른 자동 설계를 통해 공사비, 보상비, 즉 총사업비 산정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민간투자사업 철도/도로 설계 자동화’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BIM 설계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한 BIM 플랫폼 구축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기존에 개발된 시공사들의 플랫폼은 주로 현장 현황/안전관리에 집중돼 있어 현장의 현황파악만으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고자 국토교통부는 ‘BIM 기반 건설산업 디지털전환 로드맵’을 통해 2024년까지 설계/시공/발주자간의 협업 플랫폼(CDE)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이에 DL이앤씨에서는 BIM기반 협업플랫폼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선형설계 자동화
선형설계 자동화

1단계로 2023년 초 CEV(Civil Easy View)를 개발해 웹기반 BIM Viewer에 공정, 설계도서를 결합해 시공시 도움이 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CEV에 DL이앤씨 토목본부의 각종 시스템(Lessons Learned System, Risk Management System, Daily Working Diary System 등)을 연계한 CEW(Civil Easy Works)를 개발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되면 토목본부 전체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BIM 플랫폼만으로 현장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방 팀장은 “DL이앤씨의 BIM 플랫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공사비가 연계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생산성 향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BIM, 공정 및 공사비의 연계, 즉 5D BIM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우리의 BIM 플랫폼은 아직 5D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BIM의 OBS(Object Breakdown Structure), 공정의 WBS(Work Breakdown Structure) 그리고 공사비의 CBS(Cost Breakdown Structure) 체계들을 연계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공사비 체계는 공정기반이 아닌 내역기반의 체계라 CBS 연계가 매우 힘들다는 점과 발주처 별로 WBS, CBS 체계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이에 DL이앤씨가 주도하는 스마트건설얼라이언스 BIM분야 토목분과에서는 OBS-WBS-CBS 체계를 서로 연계/통합할 수 있도록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DL이앤씨 토목스마트엔지니어링팀은 단순 3D BIM이 아닌, BIM 기반 설계자동화와 BIM 기반 시공/협업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입찰사업과 연계한 설계자동화는 업계 최초로 적용해 공사비/공기 감소 등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자부할 만큼 다수의 현장에서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토목 BIM은 3D 모델, 복잡한 구조의 시각화, 수량산출, 설계 간섭/누락 검토에만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는 만큼 DL이앤씨 토목스마트엔지니어링팀은 BIM의 단순한 활용이 아닌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BIM이 갖고 있는 각종 Data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터널설계 자동화 Package는 앞으로 1~2년후 상용화/상품화를 목표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집중하고 있는 터널 외 공종, 즉 교량/항만/환경 분야에서는 아직 BIM 기반 설계자동화가 미흡한 상황이지만, 현재 토목스마트엔지니어링팀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TRM(Technology Road Map)을 구축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 팀장은 “BIM 등 스마트건설기술의 활용에는 토목분야 생산성 향상이 전제돼야 하며, 생산성 향상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스마트건설기술은 죽은 기술이라 할 수 있다”며 “설계/시공에서 토목에 종사하는 분 대부분은 토목공학과(Civil Engineering) 출신이고, 엔지니어는 항상 숫자, 즉 공사비와 공기로 적용한 기술의 효과를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BIM은 죽은 BIM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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