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녹색 수소를 생산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버스, 트럭 등 다양한 운송 수단뿐만 아니라 산업용 발전과 주거용 열병합 발전 등 여러 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전해와 수소연료전지 산업은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는 추세다. 현재 각국 정부의 지원과 기술개발을 통해 산업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수전해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주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가드넥㈜은 수전해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해질막 고정용 필름(Sub-Gasket)’과 ‘기체확산층(GDL, Gas Diffusion Layer)’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해질막 고정용 필름(Sub-Gasket)은 막전극접합체(MEA)의 연질 특성을 보완해 형상을 유지하고 가스 누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상시 고온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내열성이 강하고 접착력이 전이되지 않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필름으로, 가드넥은 초정밀 박막 코팅 기술을 활용해 고객사의 요구 물성에 맞춘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기체확산층(GDL)은 스택 내부에서 수소와 산소가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반응 면적을 넓혀주는 기술이다. GDL은 MEA 바깥에 위치해 MEA를 기계적으로 지지하면서, 반응 기체인 산소와 수소가 촉매 층으로 이동하는 통로, 촉매 층에서 생성된 수분이 빠져나가는 통로, 촉매 층과 분리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해 전자가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또한, 전기화학 반응으로 발생한 열을 분리판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가드넥의 독자적인 제조공법을 통해 초박막에서 후막(50㎛~1,000㎛)까지 다양한 두께의 기체확산층(GDL)을 제조할 수 있으며, 이는 연료전지와 수전해 시스템에 접목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다른 기술들은 탄소 종이를 활용해 GDL을 생산하면서 3단계 16개의 공정을 거치지만, 가드넥은 나노섬유를 방사한 후 고온 열처리 기술을 적용해 단 5개의 공정으로 제작 공정을 단순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가드넥의 기술은 PAN(폴리아크릴나이트릴)계 나노섬유를 전기방사 공법으로 제조해 박막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공법을 적용한 나노섬유는 3D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한다. 향후 수소연료전지의 개발 방향이 경량화, 박막화, 고성능 지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가드넥의 박막 GDL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고효율 경량화와 고출력에 최적화되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가드넥은 2010년 디스플레이 방열 차폐 소재 전문기업으로 시작해 미래를 열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선도적인 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고온 소결처리 기술을 획득하고 2017년 170억 원을 투자해 세계최초 Roll to Roll 인조그라파이트 대면적 생산 제조기술을 확보했으며, 현재까지도 대면적 인조그라파이트의 세계최초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가드넥 박기호 대표이사(사진)는 “인조그라파이트 분야에서 경쟁사들은 최대 350mm까지 생산할 수 있지만, 가드넥은 500mm까지 양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고온의 열처리 소재들로 제품군을 확대해 수전해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기체확산층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다년간 쌓아온 초정밀 박막 코팅 기술, 나노섬유 전기방사 기술, 열처리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친환경 소재까지도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대전환과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리사이클이다. 가드넥은 친환경적인 소재가 다시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순환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기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드넥은 이러한 변화와 도전에 대응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재 전문기업으로서 선도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드넥은 국내외 MEA 제조사, 수전해 시스템 기업들과 함께 후막 GDL(150㎛~800㎛)에 대한 레퍼런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가드넥이 개발한 후막 GDL은 PEM 수전해 시스템의 Anode극에 적용이 가능하고, Ti 도금을 통해 Cathode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AEM 수전해 시스템에서는 Ni 도금 공정을 추가해 Anode극과 Cathode극 모두 적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가드넥은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2024년 독일 전시회와 2025년 프랑스 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해온 모빌리티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수전해와 수소연료전지 소재 분야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대에 대비해 수소 생산과 운송 분야에 필요한 소재를 개발하고, 외산 자재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소재를 직접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수전해 및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국민의 체감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기후 위기 속에서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사실 정보와 동향을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으로부터 경기 유망에너지기업으로 선정돼 수소연료전지, 수전해 소재 전문기업으로서 해외 특허출원 비용 지원을 받았다”며 “이를 통해 기체확산층 제조공법에 대한 PCT 특허 등록을 지원받았다. 해외 특허출원에는 건당 5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중소기업인 우리에게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