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탄소 중립의 화두로 인해 많은 기업이 가스정제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소수의 글로벌기업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대표적인 가스정제 기술인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기술은 지난 1958년 개발된 이후 높은 기술적 발전을 이룩했다. 국내에서 PSA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아스페가 독자적인 PSA 기술개발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아스페가 강점을 갖고 있는 ‘H2 PSA’ 기술은 수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메탄, 질소, 수분이 포함된 합성가스에서 수소만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천연가스의 개질기, 암모니아 크래킹,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로부터 수소만을 분리·정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기 중 질소와 산소를 분리,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 바이오가스 고질화(메탄과 이산화 탄소 중 메탄 분리), 가스드라이어(다양한 가스 중 수분 제거), 수소 분리·정제에 적용 중이다.
이러한 상업용 가스 분리기술의 핵심은 네 가지로 손꼽히며, 가장 먼저 ‘제어기술’을 꼽을 수 있다. 가스를 흡착하는 흡착제의 특성을 정확히 계산해 특성에 따른 제어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가스의 종류와 조성비에 따라 설계 변경이 가능하도록 ‘설계능력’을 갖추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흡착제에 따라 흡착되는 가스 흡착량이 온도와 압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흡착제 선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상업용 PSA의 경우 온도와 압력이 항상 일정하지 않게 나타나 ‘다양한 운전 경험’을 통해 이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스페는 이러한 네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적용하면서 성능을 확보하고, 상업용 장치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지난 2000년 공기 분리(질소, 산소발생기) 장치 사업을 위해 설립된 아스페는 24년간 오직 PSA 방식의 공기 분리 장치와 가스 정제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요구조건에 따라 공정 프로세스 설계·제작·설치·시 운전까지 시스템 전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가스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아스페 강형석 부사장(사진)은 “2050년 탄소 중립 실천 목표에 따라 수소가 미래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PSA 기술을 응용한 사업 분야를 모색하고 있다”며 “가스엔지니어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로, 아스페는 수전해 설비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압축·저장하기 위한 공정설계, 기초설계, 세부설계, 제작, 구매, 시 운전까지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스페는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고등기술연구원과 협력해 두 가지 과제를 진행 중이다.
먼저 국토교통부 과제로 ‘석유 코크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실용화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합성가스 전환과정에서 CCUS 시스템을 적용해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내용의 과제다.
고등기술연구원은 버려지는 석유 코크스를 활용해 1차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아스페는 수소전환반응공정을 통해 얻어지는 2차 합성가스에서 H2 PSA 기술을 이용해 수소 분리정제를 진행,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 버려지는 H2 PSA 테일가스(Tail Gas)에서 CO2 PSA 방식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분리정제하고 있다.
또한, 전체 공정 중 후단 수소정제와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의 설계, 제작, 설치, 시 운전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증운전이 완료된 후에는 13,925㎥/h의 블루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정제시스템의 패키지 설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스페는 중소벤처기업부 과제인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 활용 실증’을 바탕으로 수소정제시스템(순도 99.995%, 유량:230N㎥/h)을 충주시 하수처리장에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기존기술은 암모니아 크래킹 후 남아있는 미반응 암모니아를 TSA(Temperature Swing Adsorption)를 이용해 제거하고 있으며, 이후 H2 PSA을 이용해 질소를 제거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암모니아 크래킹에서 발생 되는 수소 분리기술과 수전해 설비의 Deoxo-Gas Dryer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암모니아 크래킹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와 질소 그리고 미반응 암모니아가 포함된 가스 중에 수소를 정제하는 분리공정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스페는 흡착제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기존공정(TSA + PSA)에서 PSA 공정만으로 암모니아와 질소를 제거하는 흡착제를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개발된 흡착제를 이용해 파일럿 PSA 장치(20N㎥/H 급)를 이용해 공정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수전해 설비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고순도화 할 수 있는 Deoxo-Gas Dryer의 경우 이미 개발이 완료됐으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진보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강 부사장은 “가스정제 산업은 새로운 블루오션 사업으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되며 그 분야는 수소정제, 이산화탄소 포집, 바이오가스 고질화 장치로 구분할 수 있다”며 “이 장치들의 기술은 매우 폐쇄적이면서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기술과 경험의 역량이 요구되는 사업 분야로서 그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스페는 어렵더라도 묵묵히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에 정착하고 그 효과가 파급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오랜 기간 축적된 전문성과 고도화된 기술과 경험적 역량, 그리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정제장치, 수전해 장치의 BOP(Deoxo-Gas Dryer),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 바이오가스 고질화 장치 기술 그리고 향후 개발예정인 특수가스 정제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