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R&D 예산 삭감, 혁신의 꿈을 위협하다
[정이도 칼럼] R&D 예산 삭감, 혁신의 꿈을 위협하다
  • 공학저널
  • 승인 2024.05.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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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연구개발(R&D)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기초과학 분야는 장기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지원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정부의 R&D 예산 삭감은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단순한 예산 절감을 넘어 국가의 미래 혁신 능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국가 R&D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확정하는 주요 R&D와 기획재정부가 구성하는 대학지원금 등 일반 R&D로 구분된다. 정부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연구비 나눠 먹기나 쪼개기 식 연구를 바로 잡기 위해 예산을 줄였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 IMF 때에도 R&D 투자는 증가했다. 2012년 캐나다의 R&D 예산 삭감,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금융위기로 그리스에서의 관련 예산 삭감 정도가 R&D 예산 삭감의 사례인데 모두 전체적인 자원의 축소로 인해 덩달아 예산이 삭감된 것이지 이처럼 R&D 예산이 자체적으로 삭감된 사례는 드물다.

R&D 다운 R&D 지원 방식의 개혁을 위해 2025년에는 예산이 대폭 증액한다고 하지만 그 1년 동안 어떤 일이 발생하고 그 나비효과가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33년 만에 처음으로 R&D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이다.

과학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공학을 통해 결실을 볼 수 있다. 과학은 자연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 우주의 기본 원리와 법칙을 발견하고 이해하기 위해 실험과 관찰을 수행하는 것인데 이를 바탕으로 공학 기술이 발전한다.

공학은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엔지니어들은 기존의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여 기술, 기계, 구조물, 시스템 등을 설계 및 개발한다.

우리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스마트폰, 자동차, 비행기 더 들어가서 컴퓨터와 반도체, 인터넷 등 모두 과학의 발전으로 이룩한 것. 과학의 발전이 없이는 공학의 발전이 없듯이 공학이 없다면 과학은 연구할 필요가 없다. 사실 단어로 공학과 과학을 나눠 놨을 뿐 그 본질은 같다.

R&D는 대체로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불확실성이 높으며, 상업적 수익을 단기간 내에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R&D 예산이 삭감된다면 그 파장은 단순히 연구실을 넘어서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첫째, 기초과학 연구의 위축. 기초과학은 응용과학의 토대를 마련하며, 장기적인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한다. 예산이 삭감되면 이러한 기초연구가 크게 위축되어, 장기적으로 기술 혁신의 발판 자체가 약화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기초과학 연구는 미래의 기술 혁신을 위한 원동력이 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다가오는 기술 진보의 물결에서 뒤처질 수 있다.

미국은 1960년대 우주 경쟁 시대에 대규모로 기초과학 연구에 투자했다. 이는 나사(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을 통해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이루는 기반이 되었고, 동시에 수많은 관련 기술이 상업화되어 경제 전반에 걸쳐 혁신을 촉진했다.

내비게이션의 바탕이 되는 GPS 기술은 미국 국방성에서 연구가 시작되었고 인터넷, 강입자가속기, 특히 생명과학 의료분야는 정부의 R&D 투자로 성공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미국의 테슬라조차 초기에는 R&D 투자자금을 가져와 사업을 진행했다.

둘째,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성장 차단. 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정부의 R&D 지원을 통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의 기회를 얻는다. 예산 삭감은 이들 기업에 자금 조달의 문을 닫아 버릴 수 있다. 초기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도 힘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고 사장될 위험이 크다.

R&D 투자 덕분에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같은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대기업이 됐지만 그들도 처음에는 정부의 R&D 예산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KTX, 원전기술, 5G 기술, 위성기술, 국내 첫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한글’도 전부 R&D 자금을 시작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경제의 성장 동력이라 말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다. 초기 자본의 부족과 기술 개발에 대한 높은 비용, 그리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환경은 이들 기업의 성장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장에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도입하려 할 때, 필요한 연구개발(R&D)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정부의 R&D 지원은 단순한 자금 제공을 넘어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혁신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국가 경제의 다양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페이스북, 구글, 페이팔, 에어비앤비 등 유명한 엔젤투자자 론 콘웨이는 100개의 중소기업에 투자해서 1개의 기업만 성공해도 전체적으로는 성공한 것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지금 많은 대기업도 R&D 자금을 적절하게 이용했기에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어쩌면 과거에 R&D 자금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사장된 기술들도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셋째, 고용 안정성 약화와 전문 인력 유출. R&D 예산 삭감은 연구직의 일자리를 줄이고, 이에 따라 국내 고급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국가 경쟁력은 고급 인력의 확보와 육성에 크게 좌우되므로, 이들 인력의 유출은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에 큰 손실을 줄 수 있다.

이처럼 R&D 예산 삭감은 단기적인 재정 절감 효과에 견줘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의 과학기술 혁신 능력을 저해하고 경제 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과학기술 R&D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보장함으로써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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