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자율주행차, 무인 항공기(UAM), 실내로봇과 같은 분야에서 cm 단위의 정확도가 요구될 정도로 고정밀의 위치기준이 필요하며, 고정밀 위치기준을 위해서는 전 국토의 기준점과 세종 VLBI를 통한 모니터링과 유지보수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달려있다. 또한, 형상정보(위치정보)와 속성정보로 구성돼 있는 공간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인간’뿐 아니라, 드론, 자율주행차, 로봇 등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주소·지명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연결돼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우리의 국토는 산과 들, 강, 바다 등 복합적인 형상으로 이뤄져 있고, 국토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복합적 형상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적 기준계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공간적인 기준계는 사용하기 쉽고, 간단해야 하며, 지물들의 위치를 명확하게 표시할 수 있는 측지학적인 기준과 좌표계 등이 포함돼야 하고 위치기준 인프라를 통해 물리적인 국토와 연결돼야 한다. 이러한 위치기준과 연결된 각종 센서 등을 통해 물리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디지털 트윈국토’라는 가상공간 안에서 재현할 수 있고, 고품질의 공간정보는 국토를 정확하게 모델링하고 현실 세계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공간정보는 건물, 도로, 지형 등의 요소를 정확하게 나타내기 때문에 디지털 트윈국토가 실제 환경을 더욱 밀접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분석, 시뮬레이션, 예측 작업을 수행할 때 매우 중요하며, 특히 정확한 모델링을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건물, 도로, 지형 등의 물리적 요소들을 정확하게 디지털화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이처럼 현실 세계를 보다 정확하고, 빠르고, 상세하게 묘사하기 위해서는 ‘고정밀 위치기준’ 확립과 ‘고품질 공간정보’ 구축이 필수적이며, 특히 고품질의 3차원 공간정보 구축은 디지털 트윈국토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정밀 위치기준의 확립이란 수학적으로 정의해 놓은 위치기준과 물리적인 국토를 연결하는 기준점과 같은 물리적 위치를 정밀하게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정밀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위치기준 인프라의 설치와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세종 VLBI 센터를 설치해 전 세계의 VLBI와 연결해 세계측지계를 우리 국토에 재현하고 있으며, 전국에 위성기준점, 통합기준점 등 각종 기준점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만약 설치된 기준점이 침하되거나 지각변동 등으로 이동한다면 우리가 정의해 놓은 위치기준과 틀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고품질의 공간정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원시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은 고사양의 센서와 측정 장비를 사용해 다양한 공간적 요소들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의 정확성, 완전성, 일관성, 신뢰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데이터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조우석 원장(사진)은 “국토지리정보원은 고품질의 공간정보를 구축하기 위해 센서 데이터, 위성 이미지, 라이다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최신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해 로드맵을 수립해 산업계에서 공간정보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 인력, 장비를 갖추고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 부분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며, 모든 정보를 국가에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기초 데이터를 국가가 만들고 민간에서 그 위에 얹는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국토지리정보원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통해 민간 기업과 소통하고 대국민 서비스 측면에서는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 마련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공간정보는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도 이미 깊숙하게 스며든 생활의 필수 서비스가 됐다. 그만큼 자율주행차, 드론, UAM 등 미래 모빌리티의 안정적 운용과 스마트 시티 구축과 같은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에는 고정밀, 고품질의 공간정보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선진국은 공간정보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인식하고,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공간정보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디지털 트윈국토, 그리고 자율주행차 지원 등을 위한 정밀도로지도와 같이 신산업의 기초가 되는 공간정보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거의 공간정보 구축 체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기술 혁신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물론, 세계 각국도 공간정보 구축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AI, 빅데이터 등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공간정보 구축 체계 혁신에 투자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고,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공간정보 산업을 선도할 기회다. 이는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향방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춰 정부, 산업계, 학계가 힘을 모아 공간정보 구축 체계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실세계를 공간정보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신속한 공간정보 갱신이 우리나라 공간정보 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토지리정보원은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실세계의 변화를 탐지하고 그것을 공간정보로 구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토지리정보원이 운영하는 국토위성은 공간 해상도 0.5m급의 고해상도 위성으로 매일 한반도 상공을 지나며 위성영상 취득이 가능해 국토를 반복적으로 촬영한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도로, 건물, 산림 등의 국토 현황을 분석하고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토의 상시적인 변화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산불이나 홍수와 같은 재난 분야에서도 국토위성영상과 다양한 정보가 융합돼 피해규모 분석, 복구계획 수립과 같은 의사결정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조 원장은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공간정보가 활용되고 있으며, 기초자료를 국가에서 만들고 있지만, 국가에서 만든 데이터를 민간에서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모델이 충분히 있는지는 다시 한 번 고민해야할 사항”이라며 “기술 개발이 충분히 이뤄지고 무르익었을 때 데이터를 공급해야 하고 그 데이터를 국가가 어느 정도까지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예산, 기술개발, 제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국토지리정보원은 과거 2차원 형태의 정적인 지도를 벗어나 축척의 제한 없이 실내·외 연계가 가능하고 국토 변화상을 빠르게 담을 수 있는 지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며 “또한, 항공사진촬영 주도의 지도 제작이 벗어나 MMS, 드론, GeoAI 등의 新 기술 도입과 각종 정책 발굴·제도 개선 등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간정보 활용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도제작, 사회과부도용 지도제작 등 다양한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트윈국토 실현을 위해 국토위성영상을 좀 더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한반도를 관측한 위성정보 등 디지털 국토정보를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맞춤형 활용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련 산출물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국토위성의 활용성 제고와 국토 모니터링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위성 대비 성능이 개선된 후속 국토위성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국토지리정보원의 다양한 공간정보는 국토정보플랫폼을 통해 일반 국민,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 등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각종 공공기관에서 생산하는 공공측량 데이터와 연계해 공동 활용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국토와의 효율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관련 표준을 정비 중이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디지털 트윈국토 실현을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측량 중심 산업에서 스마트 건설·자율주행·AR/VR 게임 등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은 기존의 보수적이고 도전을 주저하는 모습의 공무원 조직에서 벗어나 멋있고 세련되며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살아 움직이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간정보를 책임지는 국가기관으로써 미션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하면 수혜를 받는 국민이나 기업의 발전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단한 노력의 첫 번째는 국토지리정보원 구성원 개개인이 미래지향적인 오픈 마인드와 프로페셔널한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튼튼한 전문성이 국가가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기술세미나, 전문교육과 같은 기회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유기적인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각 부처의 데이터를 연계하지 않고서는 지도에 최신 정보를 반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파트너십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한 마인드셋을 갖춘 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간정보는 세계적인 표준을 따라야 하는 분야이며, 예전과 달리 다양한 공간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연계되는 상황이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다. 특히, 공간정보 산업이 ODA를 통한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공간정보 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이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학회의 컨퍼런스와 같이 단순 참여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국제회의의 중요성을 알고 국제사회에서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지속적인 관계유지와 기술협력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국토위성센터의 재난 분야 위성영상 공동활용을 위한 International Charter와 VLBI 국제 협력관측을 위한 IVS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캐나다 지도제작기관과의 MOU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국토 위치기준체계 확립과 국가 공간정보 기반 구축은 국토정보지리원의 변하지 않는 고유 임무이자, 2주 안에 지도를 수정·갱신하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국정과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완수를 위한 디지털 트윈국토 실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써 공간정보관리법에 따른 법정계획인 국가측량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더불어 책임운영기관으로서 사업계획을 수립해 이를 바탕으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조 원장은 “지난 1970년 우리 지도를 바탕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던 것과 같이, 공간정보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이었고,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지난 50년 동안 국토지리정보원이 이뤄낸 성과와 부족한 점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50년의 비전을 선포할 계획”이라며 “50주년 기념행사가 우리 원만이 아닌 공간정보 산업계 모두가 공감하는 자리가 돼, 같은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