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전력계통 예측해 에너지 효율 높인다
실시간 전력계통 예측해 에너지 효율 높인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4.04.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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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과거에는 석유·원자력의 발견을 통해 고밀도의 에너지를 얻었다. 20세기 이후로는 이러한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전기의 형태로 공급·소비되고 있으며 이를 전기화(Electrification)라고 한다.

전기화는 현재 진행 중이며 향후 최종 에너지 소비 형태 또한 대부분 전기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화석, 원자력 등 연료·물질이 환경문제를 초래하면서 미래의 에너지 상황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에너지 사용량 감소와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원 기술 개발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력망 분야는 최종에너지 소비 형태인 전력을 최대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해야 할 책무를 가진 분야로 손꼽히면서, 제한 없는 설비 투자나 비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피하고자 전력 소비, 발전원 구성 등 전력망 여건을 고려한 조정과 전력에너지 소비, 발전원·전력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최적의 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비용기반의 전력시장(CBP: Cost Based Pool)으로, 실시간 발전·부하 입찰이 없어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전력시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원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실시간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전력시장이 도입돼야만 에너지원 간 건전한 경쟁이 가능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실시간 시장에서 에너지 및 예비력 요구량을 예측하고 적절한 입찰전략, 계통 안정도 확보를 위한 해석 도구의 필요성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망연구본부가 ‘예측기반 전력계통 안정도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전통전원들은 연료 투입량을 조절하면 원하는 출력으로 제어할 수 있었지만, 재생에너지원(풍력, 태양광)은 대부분 기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출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 기상 예측 등을 통한 발전출력 예측이 필요하다.

또한, 과거에는 부하변동을 예측하고 발전원들이 이에 맞추어 출력을 조정했지만, 이제는 재생에너지 발전원도 변동성이 있으므로 전체 변동성은 더 커졌기 때문에 예측된 부하·발전에 대해 적절한 전력공급 안정도·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망연구본부 이상호 본부장(사진)은 “예측은 항상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충분한 예비력과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대비 변동성·예측 오차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전력 수급 시나리오 및 계통 상황을 상정하고 자동으로 안정도 분석·경제성 분석을 위한 자동화된 분석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본부는 더 많은 계산량과 계산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더불어 체계화된 분석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이 본부장은 “단기 운영 측면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대의 예측기반 자동화 플랫폼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 계획 측면에서 긴 시간대의 예측은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어 여러 가지 기법들을 시도해 보고 있다”며 “예측기반의 분석 도구가 만들어지면 더 긴 시간대의 미래에 대해 더 높은 가시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다루는 내용이 국가적인 전력계통 안정도 및 장기간의 신뢰도까지 다루기 때문에 국가 에너지 정책과 변화하는 환경변화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종합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연구 분야에서도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더 주목을 받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간접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분야가 상대적으로 더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연구를 통해 더 좋은 운영·계획 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면 수조에서 수십조의 비용 절감도 가능할 수 있지만, 장기연구로 이어지기 어려울뿐더러 성과 측면에서도 정확히 계량하기 힘들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력망연구본부에서는 전력계통 분석 플랫폼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상황에서 전력계통의 대처 능력 및 복구능력 향상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현재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더 큰 자연재해(태풍, 지진 등)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사이버테러, 물리적인 위해가 발생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전력, 교통, 통신 등 사회 기반 인프라설비 등의 상호 영향성이 커지고 있어 종합 분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본부는 전력공급이 끊길 경우 다른 사회 기반 인프라들이 받는 영향도를 분석하고 반대로 다른 인프라설비 장애 시 전력인프라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등을 분석하고 대처방안 모색과 더불어 더 강건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한 개선방안 등을 도출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연구로는 우주·태양광 기술 개발을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우주에 띄워 날씨와 시간에 관계없이 항시 발전할 수 있게 하고 생산된 전력은 지상으로 무선전송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항우연은 우주로 패널을 보내고 유지하는 기술, 전기연구원은 장거리 무선전송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 분야가 거의 독점 체제이고 실시간 시장 및 가격기반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경쟁을 통한 기술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학계·연구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전력시장 자율화가 이뤄져야 하고 적절한 감시·규제를 위한 독립적인 전력계통 감독원 등의 설립도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제한적인 전력공급원만을 통제하면 됐지만, 재생에너지원과 같이 엄청난 숫자의 소규모 전원들이 늘어나면 더는 정부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환경변화 및 전력망 분야에서의 변화는 유래가 없던 상황이다. 이제는 전력망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 정책과 사회변화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전력망연구본부는 더 넓은 시야와 다양한 기법을 모색하고, 다양한 분야와 교류를 통해 더 큰 것을 볼 수 있는 부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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