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ESG 경영’ 지금 이게 맞아?
[정이도 칼럼] ‘ESG 경영’ 지금 이게 맞아?
  • 공학저널
  • 승인 2023.03.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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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리즈 1 |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이 단어의 앞 글자를 딴 것이 ESG로 친환경, 사회적 기여, 투명한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하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나타내는 기업성과를 말한다. 왜 요즘 ESG 경영이 중요해진 것일까?

시작은 약 20년 전이나 불과 몇 년 전부터 갑자기 ESG 경영이 화두가 되었다. 코스피 상장기업은 ESG 공시 의무화, 중소기업 등은 ESG 우수기업 성과급을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ESG 평가를 강화하고 ESG 금융상품이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ESG가 중요해진 시점은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협의체이며 이익단체인 BRT(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2019년 8월에 ESG 기준에 따라 투자가들은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도록 요구하면서부터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시스템 전부는 미국의 영향을 받기에 우리나라도 이를 토대로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 3월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Norway 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가 한국전력공사, 풍산그룹, 한화, KT&G,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그룹 등이 ESG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9.7조 원가량의 투자를 철회한 이후 ESG 경영은 가속화되었다.

기업의 가치는 회계나 재무학에 기반해 수량적으로 판단하지만, ESG는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하다. ESG 경영을 하면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혜택은 무엇이고 ESG 경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기업이 태반이다.

게다가 ESG 경영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대기업 등을 포함하여 ESG 경영을 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자체적으로 ESG 위원회를 꾸리기도 한다. 과연 그들이 하는 ESG 경영이란 것은 맞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아니다. ESG 경영은 본질적으로 친환경사업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현재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이라고 해서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탄소 저감,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등 대부분 친환경적인 요소가 전부다.

ESG 경영은 친환경 요소인 ‘Environment’를 포함도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ESG 경영은 환경과 사회에 장기적으로 공헌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친환경만을 위한 경영은 아니고 등급을 매겨 누가 더 잘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맥락은 더욱 아니다.

우선 측정기준이 모호한 ESG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기준이 없는데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것인가? ‘한국 ESG 평가원’에서 만든 평가 항목에는 에너지, 용수 사용량, 탄소 배출량,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환경규제 위반 정도 외에 종업원 인권 정책, 고객 소통, 유해 제품, 주주의결권 활성화, 배당, 리스크관리 등 수십 가지의 세부적인 항목이 있다.

ESG 경영을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은 적절하다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기업마다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은 ESG 경영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 에너지를 적게 쓰면 친환경일까? 유해 물질 배출량이 적으면 ESG 경영을 잘하는 것일까? 고객 소통은 어떻게 평가할 것이고 리스크관리는 어떤 식으로 점수를 매길 것인가?

당연히 기업마다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고 리스크관리 방법 역시 다르다. 환경에 대하는 자세와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정도도 다르다. ESG 경영전략은 명확히 기업마다 다르게 운영이 되어야 한다. 어떤 특정 기준에 맞춰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SG 평가는 기업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고 그 기준은 내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굳이 등급을 매기려면 내부의 기준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부에서 그것이 잘 진행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첫 번째, ESG 경영은 평가가 아니라 시행을 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즉, ESG 경영시스템이 갖춰줘 있는 것인가? 갖춰져 있다면 이를 잘 실행하고 있는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ESG 경영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정부의 주도가 필요한 시스템이다. 정부나 정부 기관은 기업이 ESG 경영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정부 부처 등이 게임에서처럼 ESG 경영을 위한 임무를 줘야 한다.

하나의 기업이 ESG 경영을 하기 위해서 정부 기관이 요구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잘 수행했다면 기업에 혜택을 주고 기업의 이익이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게임을 비유하자면 기업에 지역 공헌 임무와 탄소 저감 임무, 주주 배당 등의 임무 등을 주어 이를 완료했다면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해 혜택을 줄 수 있게 해야 한다. 게임의 캐릭터의 레벨별로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다르듯이 기업의 규모별로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달라야 하는 것도 포인트이다.

결국 ESG 경영을 잘한다는 것은 기준의 충족이다. 그 기준이란 것은 기업별로 다르고 나라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ESG 경영은 다시 말하지만, 실행 여부를 점수화하여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잘 실행하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며 어떤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은 어떤 것일까? 투명한 경영으로 기업의 이익을 구성원과 사회와 함께 나누는 기업, 직원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여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이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말로만 들었을 때 ESG 경영은 아주 모범적인 기업 경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왜 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준비했다. 여러 편에 거쳐 ESG 경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볼 것이고 이것을 통해 기업이 얻어야 할 성과는 무엇인지 알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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