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재료 순환 기술 고도화 해, ‘자원순환사회’로 패러다임 전환한다
건설재료 순환 기술 고도화 해, ‘자원순환사회’로 패러다임 전환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01.30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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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정상화 회장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건설산업은 신축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자원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철거·해체과정에서도 엄청난 양의 건설폐기물을 쏟아 내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을 환경 친화적인 산업구조로 전환시키고자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일 시기다.

지난해 10월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2020년 국가 온실가스배출량을 6억 5622만톤으로 확정·발표했다. 에너지 분야의 배출량이 5억 6992만 톤으로 전년보다 4165만 톤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가 총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폐기물 분야 배출량의 경우, 국가 총배출량의 2.5%에 해당하는 16.7백만 톤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대부분 폐기물의 매립과 소각처리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주거단지의 재개발과 인프라 시설 등의 노후화로 인해 매년 건설폐기물의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건설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약 22만 톤으로 폐콘크리트와 폐아스팔트콘크리트의 하루 발생량이 18만 톤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공사 과정과 건설산업의 주재료인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배출 문제와 더불어 건설폐기물 발생에 따른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에 건설 산업이 친환경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전에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폐기물을 감량하거나 재활용하는 등의 정책과 제도가 이뤄졌지만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가 주류를 이루는 현재의 사회경제 시스템으로는 당면한 환경·자원·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의 90%,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원과 에너지 수입국가다. 이에 따라 생산·유통·소비·폐기 등 전 과정에서의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과 순환이 가능한 자원을 경제활동의 순환계로 되돌려 천연자원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자원순환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경제성장과 더불어 건설된 각종 구조물이 물리적 또는 사회적 경제적 수명이 다해 해체되면서 발생되는 다량의 건설폐기물에 대해 폐콘크리트의 골재를 양질의 품질로 재사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기 시작했다.

이미 건설분야에서는 산업부산물인 플라이애시나 고로슬래그 미분말을 시멘트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폐플라스틱, 폐유리 등 생활폐기물을 건설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들도 수행되고 있다.

한편, 철강과 시멘트 제조 시에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만, 다양한 첨단소재가 개발되고 상용화된 지금에도 이 자재들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재료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철강과 시멘트의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방법과 순환자원을 적극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방법, 대체 재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활용하는 방법은 건설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방안들이다.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정상화 회장(사진)은 “건설산업에서 순환골재의 사용은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건설폐기물 발생 현장에서 순환골 재를 바로 재활용할 경우에는 골재 운송에 따른 탄소발생량을 더욱 더 저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며 “하지만 그간의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순환골재의 사용성을 높이고 품질 향상을 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순환골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순환자원을 사용한 건설자재의 부정적인 인식은 시멘트에도 해당되는데, 시멘트는 1400℃ 이상의 고온에서 소성되기 때문에 가연성폐기물을 대체 연료로 사용해도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 배출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대체연료를 이용해 제조한 시멘트는 폐기물 시멘트로 오해받고 있어 폐기물 대체연료 사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분야에 있어 순환자원의 사용은 에너지 절감과 탄소저감에 기여도가 크다고 볼 수 있으며, 자원의 순환사용 개념으로 사용량을 확대해야만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은 순환자원의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적 발전에 힘쓰고, 정부에서는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관련 제도와 규제를 정비해야 하며, 국민들은 순환자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이러한 건설 분야의 자원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요구에 따라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는 2004년 설립돼 초기에는 콘크리트와 아스콘 등의 재활용을 위한 순환골재 관련 연구를 주로 수행했다. 이후 슬래그, 플라이애시와 같은 산업부산물의 건설재료 순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매년 정기학술대회 2회와 기술교육 등을 개최함으로써 회원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한국건설순환자원회논문집 (Journal of the Korean Recycled Construction Resources Institute)이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 선정돼 관련 연구자들의 우수한 연구 결과를 더욱 폭넓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올해에는 여름에 베트남 다낭에서 ACF(Asian Concrete Federation)의 가칭 ‘The ACF Seminar 2023 on Recycling for Construction Materials’을 학회 주관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학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건설폐기물 100% 재활용 순환체계(Closed Loop) 구축 조기 달성’, ‘건설페기물 자원순환성 업사이클링 제품개발’과 같이 기존의 전통적인 건설재료 순환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해 건설자원 순환분야의 선도학회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 회장은 “흔히 다보스포럼이라고 부르는 ‘World Economic Forum’의 2018년 건설산업 관련 보고서에는 건설산업의 위기가 –0.4%로 추정되는 낮은 생산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6가지 분야 중 지속가능성과 생애주기성능을 포함시키고 있다”며 “이 두 가지 분야의 주요 목표로는 건설산업에서 이산화탄소와 폐기물 배출 제로, 그리고 생애주기비용 33% 절감을 각각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건설자원의 순환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한 정책 수립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확산이 이뤄질 때 실질적인 건설자원의 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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