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일자리가 사라진다
[정이도 칼럼] 일자리가 사라진다
  • 공학저널
  • 승인 2023.01.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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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IMF 사태를 끄집어내 비교해 왔다. 물론 이때가 한국경제의 큰 전환점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렇기에 인플레이션의 위기가 터진 지금도 1997년과 비교한다.

당시에는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파산했고 그의 몇십 배나 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재취업의 기회마저 줄어들어 생계가 늘 위협당했던 당시를 비교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위험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지옥 같던 그때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지금의 인플레이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가계경제가 악화하여 소비가 줄어든다.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은 재고가 늘어나고 결국은 파산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일자리가 사라진다. 벌써 금융권은 만 40세 이상의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금리, 고물가, 고임금 등으로 인해 이미 일자리의 바닥에 있는 자영업이 몰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여파가 어떻게 될지 가늠조차 못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적은 나이에도 희망퇴직을 요구한다는 소식이 나온 이상 이제 일자리 감소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그동안은 공학의 발전으로 무수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면서 경제에 깊숙이 관여하였다. 당연히 생산, 소비, 분배의 순환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흔히 ‘사’자 고소득 직업의 선호도가 높았던 과거와는 달리 개발자 직군 인력의 소요가 급격히 늘어났고 그들의 임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 경제가 단단해진 것은 공학의 발전이 제일 크다. 반도체나 자동차회사 등 공학의 발전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많은 외화를 벌어다 줬고 번 만큼 정부는 세금도 많이 거둬들였다. 물론 일자리의 상승도 한몫했다.

하나의 기업이 생겨나서 그 기업이 직원을 고용하면서 가계에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면서 나라의 운영에도 도움을 준다. 나아가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외환보유고의 규모가 한 나라의 신용을 만들어 준다.

그 역할을 했던 공학이 이제 얼굴을 싹 바꿨다. 과거 공학의 발전은 전적으로 생존형 발전이었기에 정말 많은 곳에서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이제는 인간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면서 발전하기에 일자리를 급격하게 빼앗아 갈 것이다.

벌써 키오스크의 발전으로 생계형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식당에서 배달 로봇을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심각해졌다. 앞으로 공학의 발전은 AI, 로봇 등이 주가 될 것인데 모두 생계형 일자리를 줄이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지식과 창의성, 노하우 등이 없어도 되는 일자리 위주로 급격하게 감소하게 될 것인데 경제적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지금 상황과 맞물려 상상도 못 한 속도로 일자리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다음이다. AI 등으로 생기는 일자리의 감소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4차산업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지속해 빼앗아 갈 것인데, 자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서민경제도 동시에 몰락 할지도 모른다. 4차산업의 발전에 편승하지 못한 직업군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고 늘 그랬듯이 서민들만 죽어 나가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공학 직군으로 일자리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사회의 구성원 대부분이 공학 직군에서 일을 하는 상황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높은 임금을 주지 않거나, 돈이 되지 않는 직업군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이와 같은 일자리의 감소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큰 위험이다. 발전과 성장 때문에 줄어드는 일자리는 과거에는 없던 일이다. 생전 겪어 보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는 당연히 없고 과거에서 해결책을 찾지도 못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온전히 그것을 온몸으로 맞아 해쳐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4차산업의 발전이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안다.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기에 무서운 것이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금융권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그 예다.

당연한 일이다. 경제성이 없기에 줄이는 것이고 기업은 무조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에 이번 금융권의 희망퇴직 요구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무척 크다. 로봇과 AI, 드론 등의 발달로 사라지는 직업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닥쳐올 위기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온몸으로 부딪쳐 경험치를 쌓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다.

공학의 발전이 경제위기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현실이 되었고 이렇게 발생한 일자리의 감소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상상할 수 없다. 분명 지금의 발전으로 더 큰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골든타임은 지나갔고 이제부터는 개개인이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4차산업에 편승하는 구성원이 되지 못하면 그냥 버려둔 채 성장하려 할 것이다. 앞으로 나라든 기업이든 낙오하는 인원은 그냥 버려둘 것이다.

달리기 경주에서 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같이 결승점을 통과하는 일은 앞으로 더더욱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제 시간에 결승점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는 앞으로 영영 경주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세상은, 결승점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아예 경주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나았던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 각자의 생존에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세상이 안타깝다.

그래서 더욱 힘을 내야 할 때다.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가 됐으면 한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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