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물, AI·드론이 점검한다
철도시설물, AI·드론이 점검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12.2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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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이동체의 철도 환경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사람이 점검하기 어려운 철도시설물을 인공지능(AI)과 무인 자율주행 드론이 자동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무인이동체 기반 접근취약 철도시설물 자동화점검시스템 연구개발’이 그것이다.

그간 철도시설물은 높고 위험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사람이 직접 안전 상태를 진단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사람이 고소작업차를 타고 올라가 점검을 하고,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손상의 종류·크기·위치를 일일이 표시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안전성, 신뢰성에 대한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드론을 이용한 무인 자동화 점검이 가능해져 안전사고 예방, 유지보수 시간·비용 절감, 빅데이터를 통한 교량 안전상태의 체계적 관리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주관으로 유콘시스템㈜, ㈜소프트그래피, ㈜승화기술, 세종대학교,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까지 총 7개 기관이 자동화 점검용 무인이동체 제어기술, 철도시설물 근접안전기준·시험평가 기술, 무인이동체 취득영상 분석·상태진단 기술, 현장 Test Bed 구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시스템은 점검할 경로를 미리 설정하면, 현장에서 드론이 자동으로 이륙하고 전 구간 3차원 자율비행을 수행하면서 점검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그간 일부 사용되고 있던 드론은 사람이 조종을 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드론 비행도 자동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여기서 촬영된 영상은 손상감지 SW에 입력돼 자동으로 손상의 유형, 크기, 위치를 모두 판별해 해당 교량의 3차원 도면 위에 정확히 결과를 리포트하게 된다.

특히, 철도 점검에 특화된 드론을 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철도 환경에서 드론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열차가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열차풍을 고려해야 한다. 열차풍에 의해 작업 중인 드론이 원치 않은 방향으로 이동해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차선에 의한 전자기파에 영향을 받는 드론은 추락의 위험이 있어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이번 시스템 개발을 통해 8m/s의 열차풍에서도 드론이 자신의 위치를 50cm 이내로 정밀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자기파에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이러한 시스템 개발의 주관을 맡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ICT대중교통연구실 윤혁진 실장(사진)은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윤 실장은 “이 시스템에는 드론이 3차원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다. 드론 같은 실시간 이동체 기술에서는 정확하게 위치를 측위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며 “드론은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 개활지 같은 곳에서는 RTK를 기반으로 비행을 하게 되고, 이를 활용하면 cm 수준의 정확도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드론이 교량 하부를 점검할 때 발생한다. GPS 신호가 미약하거나 수신이 불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측위를 하기 위해서는 보다 고도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에 연구원은 관성항법장치, 스테레오 영상처럼 고정밀 센서 기반의 복합항법 시스템을 활용해 항법해를 생성하며 비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을 분석하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 적용 또한 차별 점으로 손꼽힌다.

촬영된 영상은 구조물과 배경이 있고, 구조물에도 손상과 표면 오염 등이 섞여 있다. 이 영상을 통해 인공지능이 구조물을 인식하고 손상만 정확히 분류해내기 위해서는 지능이 필요하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손상을 픽셀 단위로 분석하기 위해 segmentation 방식의 알고리즘인 FPN, PSPNet, UNet 기법 등을 적용해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부분을 만들었으며, 국내 17개의 철도 교량에서 촬영한 약 15000장의 손상 영상을 레이블링해 모두 학습시켜 신뢰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촬영된 영상으로부터 구조물을 구분하고 손상만 찾아 유형과 크기를 자동으로 판독하는 것이 가능해져 교량의 3차원 모델의 해당 위치에 매핑하는 것 또한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 시스템은 현장에 적용할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됐으며, 현장 시범적용도 시작됐다. 올해부터 내년 6월까지 전국 철도시설물 약 10곳에서 현장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개발된 시스템은 운용성능을 모두 검증하고, 현장 작업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수행하게 되며, 이후 운용자 교육과 매뉴얼 작성 등을 거쳐 현장에서 바로 운용할 계획이다.

윤 실장은 “무인 자동화 점검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2명의 운용자가 7시간이면 현장 점검과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 따라서, 점검인력 33%와 점검시간 71%를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숙련된 작업자 수준의 일관적인 분석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점검자가 대상 시설물 점검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단은 철도 교량에 발생하는 균열, 부식, 누수, 박리, 박락, 철근노출과 송전철탑에 발생하는 페인트 박리, 박락, 볼트탈락 등의 점검에 활용할 수 있으며, 시스템의 적용 범위를 레일, 전차선, 철도차량 등 철도 모든 분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윤 실장은 “철도 안전은 상시 기술을 개발하고 사전에 예방하지 않으면 확보되지 않으며, 한순간의 사고는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며 “철도 유지관리를 첨단 디지털화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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