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선제 조치가 필요할 때
[정이도 칼럼] 선제 조치가 필요할 때
  • 공학저널
  • 승인 2022.11.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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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자이언트스텝 등의 이름으로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국내외 다양한 곳에서 금리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국보다는 금리를 약간 높게 유지하면서 환율을 안정시키고 외국 투자자금 유치를 유리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높다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보다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익이기에 우리나라 투자에 선호도가 높아진다. 만약 미국의 금리가 높다면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달러로 환전하게 되는데 이때 외화자금이 빠져나가게 되어 심각한 경우에는 외환위기도 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금리를 미국에 맞춰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게 되고 결국은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순서를 밟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금리 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선제적이고 유동적인 조치가 필요한데 이번 9월의 0.25%의 금리 인상은 환율급증을 제어하지 못하는 등의 실패한 정책이다. 0.5% 이상의 금리를 인상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발맞출 필요가 있는데 그저 대응하는 정도의 행보만 보였다.

이번 달 10월에야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금리 0.5%를 올렸는데 늦었다. 물론 최근에 3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처음이고 0.5%를 올린 것도 처음이지만 이는 그저 대응했을 뿐 선제적인 조치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과거 선제적 조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 중 최악은 역시 인구감소다.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하다. 인구감소를 예견하고도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대비하지 못했기에 이를 본보기 삼아 다른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때를 지나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다.

2%대 이하의 저성장과 4%대 이상의 물가상승일 때 스태그플레이션이라 한다. 앞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나비효과에 의해 어떤 악재가 발생할지 모르지만,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그 문제는 걷잡을 수 없다. 당장 위기가 눈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감하면 대기업은 재고가 급증하게 된다. 소비할 곳이 없기에 생산이 감소하면 소비도 따라서 감소하고 침체는 지속된다. 이에 따라 사회 전반적인 부분이 망가질 것이다. 이미 미국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속된 말로 빠꾸없이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것도 오로지 인플레이션만을 잡기 위함이다.

미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는 이유도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인플레이션을 무조건 자바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그 말은 미국은 반드시 경기침체가 온다는 말과도 같다. 미국은 빨리 인플레이션을 막고 바로 침체에 대비할 요량이다. 단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그것은 미국의 사정이고 우리는 미국과는 다르다. 만약에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여 수출이 막히고 망하는 기업이 늘어가고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면 과거 우리가 겪었던 IMF 사태가 다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더욱 암울할 전망이기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번 9월 금리 인상과 같은 행보는 안 된다. 인구감소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었지만 실패했듯이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과거의 미흡한 대응으로 발생한 사건들이 아쉬움이 남기도 한 것이다.

만약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고 오히려 북한의 수출품인 광물과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여 중국이 가진 ‘세계의 공장’의 상징을 일정 부분 가져오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봤으면 어떠했을까? 집값의 상승은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의 상승도 한몫하기에 지금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독도 밑에는 가스하이드레이트라는 훌륭한 에너지 자원이 있고 일본과의 협력을 도모하여 7광구를 개발할 수도 있다. 일본이 버티고 있는 7광구를 개발하여 일본도 우리도 원유가격 상승이라는 위험을 어느 정도는 없앨 수 있지는 않았을까?

코로나19 방역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리가 선제 대응을 한다면 그것이 국제표준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높고 좋은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만 바라보면서 대응하는 것처럼 안일하게 사태를 지켜보는 것보다는 선제 대응을 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가 되어 있느냐가 핵심이다. 지금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문제인데 경기침체까지 오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경기침체가 발생할 시 과거에는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토목사업이나 인프라 확충 등 건설 분야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지금의 환경에서는 과연 그것이 통할까?

지금의 사태는 세계적으로 동시에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문제이기에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안될 경우 내부에서라도 찾아보는 혜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선제 대응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혹시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틈을 타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수출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그 파장이 우리 경제에 어떻게 미칠지는 가늠이 안 된다. 정답은 없지만, 가만히 손 놓고 이리저리 휘둘리기보다는 한발 앞서 미래에 예측되는 문제를 없애는 선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언제까지 대응만 할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가장 큰 특징은 선제 조치였다. 물론 국민들의 선제 조치다. 나라가 망하기 전에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것도 그러했고 민주주의가 오지 않을 것을 두려워해 시위했던 것도 그러했다. 언제까지 국민들만 선제 조치를 해야 할 것일까? 이러다가 다 죽겠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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