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뢰성의 진정한 의미는? 데이터 밸런스에서 해답 찾는다
AI 신뢰성의 진정한 의미는? 데이터 밸런스에서 해답 찾는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10.20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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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신뢰성을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데이터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AI를 검증하는 기술이 그것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 다양한 기술에 적용되고 있는 AI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신뢰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간 AI의 신뢰성 검증 방법에 대한 연구는 함께 이뤄지지 않았고, 신뢰성 검증을 하더라도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의 품질과 양에 의해 의존해 한계가 있었다.

많은, 정형화된 데이터를 학습했다 하더라도 AI가 실제 맞닥뜨린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에 100% 대응이 가능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변수까지도 학습시킨 AI만이 신뢰성을 검증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의미에서 데이터 밸런스에 기반한 AI 신뢰성 검증 기술은 실제 개발이 끝난 AI가 현장에서 기능을 수행할 때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실제 환경을 가정해 사례(경우의 수)를 기술적으로 도출하고, 여기에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균형 있게 대입해 사전 검증함으로써 오작동이나 편향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입력할 데이터양이 적더라도 정보 편향이 없는 신뢰성 높은 AI 성능 확보가 가능한 것이 이 기술의 특 장점이다.

AI 동작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식별하고, 모든 경우를 논리적 조합으로 도출하는 기술적 검증 방법이기 때문에, 과거 확률이나 직감에 기반 해 단순히 수량만 많은 데이터로 AI를 검증하던 방식과는 기술적·객관적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데이터 밸런스에 대한 고려 없이 빅데이터를 축적하면서 데이터 ‘양’에만 집중할 경우, 데이터 수집·가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것은 물론, 저장하는 인프라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데이터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AI 신뢰성 검증 기술을 개발한 ㈜씽크포비엘 박지환 대표이사(사진)는 “데이터 품질 확보와 함께 ‘데이터 충분성’이 충족돼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부족한 상태”라며 “데이터 충분성이란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데이터에서 오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산업현장의 돌발변수까지 포함한 '내용의 다양성에 대한 수준'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신뢰성 검증과 관련해 ‘데이터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하지만 데이터의 오타 유무를 의미하는지, 양을 의미하는지, 다양성 수준을 의미하는지, 포맷의 일관성이나 정확성을 의미하는지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인간 눈에는 다양하다고 생각한 데이터가 AI 학습 관점에서는 양적 증가에 집중한 무의미한 중복 데이터들에 불과할 수 있고, 인간의 편향적 시선이 들어간 데이터를 AI가 그대로 학습하는 경우 편향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다양한 수준과 더불어 인공지능을 위한 도덕, 윤리의 필요성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수준 높은 AI의 변별력과 경쟁력은 ‘데이터’의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박 대표의 신념을 바탕으로 씽크포비엘이 데이터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AI 신뢰성 검증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현재 관련 기술 세 건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단체표준으로 채택됐다. 또한 관련 특허 출원·등록이 20여 건에 이르는 것은 물론 SCIe Q1 등급의 저널에 관련 논문이 다수 등재되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공학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된 씽크포비엘은 14년 동안 소프트웨어(SW) 신뢰성에서 AI 신뢰성까지, 기술의 ‘가능성’을 넘어 ‘신뢰성’을 이뤄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며 AI를 개발하고 또한 AI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있다.

약 400여 개에 이르는 중소 SW 연구개발(R&D) 기업을 컨설팅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도 앞장섰으며, 이를 연계해 현재는 기업이 어디서나 제품을 잘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데카콘(DECACORN)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국산업지능화협회(KOIIA)에서 전통 산업의 디지털전환(DX)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 중인 씽크포비엘은 특히 협회 산하 디지털혁신기술위원회를 주도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가 추진 중인 관련 정책과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박 대표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 AI의 스펙이 아니라 신뢰성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를 포함한 해외에서도 이러한 AI 신뢰성 검증에 대한 연구개발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표준화를 한국이 선도해나간다면 전 세계 AI를 한국만의 기준으로 검증, 평가하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며 “기술의 축적이 경쟁력이 되는 산업의 특성상 한 번 뒤처지게 되면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AI라는 첨단산업을 ‘우리 것’으로 만듦으로써 정부가 발표한 ‘초일류 인공지능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AI 신뢰성과 같은 영역은 무척 어렵다. 인간도 윤리에 대한 판단은 매우 어려운 문제와 같다. 이것을 기술적으로 담보한다는 것은 더 큰 도전이기도 하다”며 “그럼에도 씽크포비엘은 AI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 수준 높은 신뢰성 검증 기술을 개발해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씽크포비엘은 데이터 밸런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기후 변화 시대 먹거리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농가 소득 증대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구현하는 스마트축산 서비스 씽크팜(Think Farm) 개발에 나서 스마트팜(Smart Farm)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씽크포비엘이 개발한 AI 기반 축산농장 관리 기술이 그 주인공이다.

젖소의 유량 향상을 위한 사료 배합 및 분석도 AI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능한데,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혹은 목표 우유량을 생산하기 위해 어떻게 사료를 배합하고 어떤 소에게 얼마만큼 사료를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외 실증단계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상용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 기술의 특징은 가축분야의 탄소절감 기술 중 가장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탄소를 줄이기 위해 추가의 장비, 첨가물 등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반면, 우리는 되려 사료량을 줄이기 때문에 비용도 줄이고, 탄소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소를 사육하는데 있어 사료비가 50%이상을 차지하며, 국내는 95%사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러-우 사태로 인한 전 세계 사료 시장이 흔들리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에는 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기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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