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상호호환성 플랫폼 구축… 미래 철도 산업의 동반성장 유도할 것
철도 상호호환성 플랫폼 구축… 미래 철도 산업의 동반성장 유도할 것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10.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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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플랫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국내 철도 산업의 특수한 상황과 철도의 미래 상황을 개척하기 위한 철도 상호호환 통합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TROSAR 플랫폼’이 그 주인공이다.

플랫폼은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목적 달성에 필요한 각종 소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된 체계를 의미한다. 기계 분야 체계와 더불어 전기/전자/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플랫폼인 것이다.

이미 자동차, 로봇,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는 제어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장치의 개발이나 통합을 목적으로 플랫폼이 개발된 상태지만 철도 분야에는 이러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철도’ 분야의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장치의 상호호환을 위해 연구개발 중인 TROSAR 플랫폼은 2025년까지 상용화를 목적으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해 20여개 기관과 협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TROSAR 플랫폼만의 차별점은 바로 ‘상호호환성’이다. 철도 분야에 적용되는 전자제어장치와 제어용 소프트웨어를 상호호환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상호호환성이란 ‘서로 다른 제작사 간에도 전자제어장치와 제어용 소프트웨어를 바꾸어 설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국내 철도 산업은 많은 부품과 핵심 기술이 해외에 의존해 발전해왔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국내 부품제작사들이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내 철도산업이 철도 부품을 자력 생산/유지하기에는 국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해 소량다품종 주문생산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은 부품의 대량양산을 어렵게 만들어 ‘상호호환성’을 만족하지 않으면 소량다품종 주문생산체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도시철도연구실 이호용 실장(사진)은 “자연스레 철도 부품 가격은 더욱 비싸질 것이고, 유지보수비용의 증가는 철도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국내 철도산업은 국산 부품의 가격 마진이 확보되지 않아 품질 문제가 있는 해외 부품이라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TROSAR 플랫폼은 이러한 소량주문생산체계를 극복하고자 상호호환성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해외 철도에서 요구하고 있는 안전성 및 신뢰성(국제규격 IEC 62278/62279/ 62425)은 짧은 순간에 따라갈 수 없는 장벽이 되고 있어, 양산체계를 갖추진 못한 기업이 이를 달성하기에 매우 어려운 조건이 되고 있다.

TROSAR 플랫폼의 상호호환성은 이러한 표준화 방식을 극복하는 것에도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 개발된 제어용 소프트웨어를 최신 전자제어장치에 탑재 가능하도록 하고, 서로 다른 제작사에서 개발해 내부 구조가 다른 전자제어장치 간에도 서로 교체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서로 다른 제작사에서 개발한 전자제어장치 사이에도 제어용소프트웨어 교환 탑재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도시철도연구소 온정근 책임연구원(과제책임자·사진)은 TROSAR 플랫폼은 상호호환성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이 안전성과 신뢰성, 품질, 시스템엔지니어링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TROSAR 플랫폼을 사용해 개발을 진행하게 되면 규격에서 요구하는 시스템엔지니어링 활동과 안전성/신뢰성/품질 활동을 더불어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한다”며 “적은 인원, 적은 개발비를 가진 작은 기업에게 국제규격의 활동을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제공해 철도용 상호호환형 전자제어장치와 제어소프트웨어 및 제어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TROSAR 플랫폼은 요구사항 관리부터 최종 운영·폐기까지의 안전성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체계와 도구를 제공하며, 특히 설계 활동부터 쉽게 안전성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분산객체모델형 안전성 분석 방법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철도 분야 특화 플랫폼 기술은 철도기술연구원의 독자기술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ROSAR 플랫폼의 상호호환성과 안전성 분석 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철도기술연구원은 ‘분산객체모델’이라는 독립적 객체를 위한 정보화 체계를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분산객체모델은 기존의 상하관계에서 구조적 체계의 종속성을 탈피해 독립적인 객체로 형상화한 모델링 정보화 체계이다.

종속적인 수직연계 체계를 벗어나 필요한 지점에 인터페이스를 호환시켜 채용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비수직적 구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전자제어장치, 기계장치, 시스템, 통합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산객체모델의 독립성을 제공하기 위한 기반 기술이 바로 ‘동적인터페이스’ 기술이다. 이 기술 또한 철도기술연구원의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온 책임연구원은 “동적인터페이스는 작게는 제어용 소프트웨어 간 정보를 융합하는 통신이며, 전자제어장치 간 통신 방식(통신네트워크 또는 통신백본)이라고 할 수 있다”며 “동적인터페이스 기술로서 객체는 독립적인 유지가 가능하며, 독립적으로 시스템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즉, 유통조직이 없어도 유통할 수 있으며, 머리가 없어도 손과 발만의 기능으로 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집단지성형 체계에서 독립적 단위를 구성하는 것이 ‘분산객체모델’, 객체 간의 독립적인 정보전달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동적인터페이스’인 것이다.

이러한 TROSAR 플랫폼은 향후 미래사회에서 철도 분야의 발전을 위한 기반체계로 개발될 전망이다.

향후 플랫폼은 디지털전환을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디지털전환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온 책임연구원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TROSAR 플랫폼은 디지털전환을 위한 정보화와 소통을 기본체계로 개발되고 있으며, 분산객체모델과 동적인터페이스 기술로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온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철도 운영체계는 고정된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시스템의 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미래의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하고,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 운영체계가 TROSAR 플랫폼으로 연결(디지털 호환/소통)된다면 객체의 변화와 발전이 운영시스템의 변화와 발전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운영시스템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실장은 “스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춘 TROSAR 플랫폼은 철도 산업의 미래기술과 철도의 디지털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으로 철도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유도할 것”이라며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연구진은 TROSAR 플랫폼이 철도 분야 4차 산업혁명의 모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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