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융합으로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
“기술 융합으로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9.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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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철도의 발전 방향은 안전성과 경제성, 운행 효율성, 유지보수 효율성, 고객 편의성 등을 고려해 다각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철도 기술은 효율적인 안전사고 예방과 이용자 편의 향상을 위한 기반 시설 개선, 운영과 유지보수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4차 산업기술과 융합되고 있는 추세다.

AI 기반 현장 설비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을 비롯해 로봇, 고성능 카메라, 레이다 기술을 적용한 철도 시설물 유지보수 장비의 자동화 기술 등 그 분야와 융합되는 기술은 매우 다양하다. 국내 철도를 대표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KORAIL) 철도안전연구원 기술안전연구처의 주력 연구개발 역시 이러한 4차 산업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철도 산업에 기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기술안전연구처는 철도의 차량과 시설, 전기분야의 기술개발과 연구를 진행하는 부처로 사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직원의 안전 확보와 열차의 안전 확보, 마지막으로 열차 이용 고객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KORAIL은 각종 점검과 측정 장비의 자동화와 더불어 국내외 사고·고장 사례를 분석해 예방 대책을 현실화하는 기술, 고객 위험 요인을 줄이고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KORAIL 철도안전연구원 기술안전연구처 윤임수 처장(사진)을 만나 철도 기술의 현황을 알아보고 KORAIL에서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한 철도 기술들과 향후 철도산업의 발전을 위한 계획까지 들어봤다.

KORAIL 철도안전연구원 기술안전연구처 윤임수 처장

 

현재 철도 산업에서는 어떠한 기술들이 개발되는 추세인지

분야별로 살펴보면 차량의 경우 안정감 있는 고속주행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동력을 분산하면 급가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행 고속화에 유리합니다. 이에 따라 제동장치와 안전설비들의 기능도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시설 분야의 경우 우선 노반이 안정화돼야 하고 도상이나 레일의 작은 결함도 쉽게 검출돼야 합니다. 따라서 실시간 상태 검측과 분석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전기 분야의 경우 전국 철도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는 초고속통신망 LTE-R(철도전용통신무선망)이 2025년을 목표로 구축되고 있고, 이를 토대로 하는 신개념 열차제어시스템도 구축 및 개발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열차제어시스템이 지상의 신호 현시 상태를 보고 운행하고 있거나(일반철도) 일정 지점에서 차상에 현시되는 속도코드를 보고 운행하는 방식(고속철도)에서 후속열차가 선행열차와의 운행 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며 운행하는 방식 등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차량 분야 각종 부품의 국산화 개발과 고장·사고 예방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바란다.

KTX 등 고속화 차량은 그동안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에 연구처는 부품을 국산화해 국내 철도 기술을 향상시키고 차량 운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간 수입해오던 고속철도 차량용 제동디스크와 제동패드 등을 국산화해 수급을 원활히 하고 조달 단가를 낮추며 국제철도연맹(UIC)의 인증을 획득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고장 및 사고 예방과 관련해서는 고속철도 차량 착설방지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고속차량의 하부에 눈이 얼어붙고 이것이 운행 중에 얼음 덩어리로 변해 선로의 시설물을 파손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떨어지면서 자갈에 충격을 가해 자갈이 튀어 객차의 차량을 파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착설방지시스템과 설빙제거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착설방지시스템은 착설방지용액을 차량기지에서 자동으로 분사해 착설을 방지하고 있으며, 설빙제거시스템은 열풍으로 얼음을 녹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성능검증을 완료한 상태로 올 겨울부터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설 분야에서 사전 제작형 콘크리트궤도 기술을 개발했다고

시설 분야는 선로와 구조물의 안정적인 유지보수 및 효율적인 개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철도의 선로는 자갈궤도에서 콘크리트 궤도로 발전하는 추세입니다. 콘크리트궤도 기술이 일정 수준 발전해 안정적이고 유지보수가 거의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열차가 운행 중인 선로의 자갈궤도를 콘크리트궤도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자갈을 걷어내고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양생해 안정화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열차 운행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사전 제작형 콘크리트궤도입니다. 공장에서 5m의 일정한 크기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패널과 패널 하부를 지지해주는 탄성받침으로 구성된 모듈형 기술입니다. 이렇게 하면 콘크리트 양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콘크리트궤도로 개량한 뒤 바로 열차를 운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에 도시철도 터널용 콘크리트궤도 개발에 성공해 과천선 개량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며, 일반철도 교량용 콘크리트궤도를 전라선에 시험 설치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속철도용도 곧 개발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최근 KORAIL에서 물류 수송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장대화물열차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철도 산업을 여객 운송과 물류 수송으로 나누어볼 때 여객 운송은 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고 더 빠르고 안전한 차량·철도 시스템이 급속하게 개발되고 있는 반면, 물류 수송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KORAIL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한 장대화물열차는 물류 수송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KORAIL에서 운행하는 컨테이너 화물열차는 평균 33량, 최대 37량입니다. 하지만 올해 7월 시험 운행에 성공한 장대화물열차는 50량으로 구성돼 전기기관차 2대가 앞에서 끌면서 오봉역에서 부산신항역까지 402.3km를 운행했습니다. 50량의 장대화물열차가 도입되면 수송능력이 기존 대비 52% 향상되고 ‘탄소중립 2050’ 등 정부 정책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러한 장대화물열차를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서 KORAIL은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과의 접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관차 2대를 연결해 운행(중련운전방식)하므로 안정적인 제동 등을 위한 총괄무선제어시스템을 도입하고 화차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을 접목할 예정입니다. 또한 하역 장비 등과 연계한 디지털 화물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무선자동입환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KORAIL의 노력에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철도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입니다. 주요 철도선진국들은 수송능력 2배 확대, 신뢰성과 정시성 50% 향상 등의 장기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책적으로 장기계획을 세워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관심입니다. 환경친화 적이고 대량 수송이 가능한 철도는 미래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한때 도로에 밀려 사양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고속열차의 등장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저는 21 세기는 철도의 시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철도만큼 빠르고 안전하게 대량수송할 수 있는 교통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발전이 필수적인 철도에 국민의 관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KORAIL 철도안전연구원 기술안전연구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우리 연구원은 ‘찾아가는 철도기술개발 (R&D)’을 통해 현장 직원들에게 연구개발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장 직원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개선해 안전도를 높이고, 유지 보수의 과학화와 자동화, 효율화를 높이는 것이 우리의 계획입니다.

아울러 해외 철도의 사고사례를 분석해 우리나라에서 동종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 개발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그리고 수소 차량을 비롯한 미래 철도 기술인 하이퍼튜브 개발까지 기회가 되는대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 우리나라 철도 발전을 선도하고 싶은 것이 우리 철도안전연구원 기술안전연구처의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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