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KOSHA MS를 아시나요?
[정이도 칼럼] KOSHA MS를 아시나요?
  • 공학저널
  • 승인 2022.08.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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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HA MS와 같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인증 받기 위해 여기저기서 난리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은 말 그대로 사업장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으로, 이를 진행하게 되면 안전보건 계획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필요한 자원을 진행하여 실행하는 등 최고경영자가 사업장 내에 안전한 안전보건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위해서는 크게 ISO45001과 KosshaMS라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관련 인증을 받기 위한 필요 인력과 인증의 난이도에 따라 중소 사업장에서는 ISO45001을, 대기업은 KosshaMS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증제도는 왜 시행하는 것일까?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원활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연장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데 인명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근사하게 시행규칙이나 인증업무 처리규칙 등을 통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내용들이 있지만, 결국은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 인명피해를 막자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이 인증이라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증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컨설팅 등 외부 용역을 주어 해결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문제가 있다. 인증받는 업체들의 목적은 다르다. 오롯이 인증받기 위함이 목적이다.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해 본다. 인증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 목적인가? 인증받기 위한 목적인가? 당연히 기업들에는 인증받는 것이 목적이다. 발주처에서 반강제적으로 협력사에 인증받으라고 하는 실정이기에 대부분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일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편법이 존재한다. 인증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 그러하기에 사고 예방이 목적이 아니라 인증을 받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게 된다. 방법에 따라서는 쉽게 인증도 해 준다. 그러면 거기서 끝이다. 인증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사고 예방은 나중 일이다.

만약 이러한 인증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갔다면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인증받았음에도 안전사고가 났다. 웃긴 것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증의 주체인 한국산업안전공단은 현대산업개발이 인증받은 KoshaMS 인증을 취소하였다. 인증 취소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결국은 인증은 사고 예방이 목적이 아니라 인증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인증만 받으면 끝나는 정책. 웃기는 일이다. 불필요한 인증제도는 결국 사회적 비용 낭비이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효과는 있다. 인증을 위한 컨설팅 및 필요한 인력 등에 비용이 투입된다. 그뿐이다.

마치 5대 법정의무교육 시스템과 같다. 산업안전 보건교육,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개인정보보호 교육,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퇴직연금 교육이 해당하는데 관련 기관에서는 외부 용역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과거에는 오로지 외부 용역이었지만 최근에는 불필요한 비용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교육받을 수도 있다.

동영상 교육을 하게 되면 대면 교육 등을 하지 않기에 사회적인 비용이 적게 발생하지만, 문제는 효율성에 있다. 과연 일하기 바쁜 사람들이 동영상 교육을 제대로 받을까? 다수는 제대로 받지 않는다. 하지만 동영상 교육의 발전 방향을 보면 인증제도도 대안이 있다고 확신한다.

처음의 온라인교육은 동영상을 끝까지 진행하게 되면 시간을 인정해주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스크롤을 움직여 몇 초 만에 완료가 되어도 시간이 인정되었다. 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아도 교육을 인정 받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영상에 질문과 답변을 넣어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지 못하면 시간이 인정되지 않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여기에는 한국인의 대단한 점이 나타난다. 비교적 보편적인 강의라면 인터넷에 검색하면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동영상 마지막의 문답만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하여 풀어내면 교육 시간이 인정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롤을 직접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강제적으로 동영상을 시청해야만 시간을 인정받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그러자 동영상을 틀어놓기만 하고 다른 일을 하는 편법을 사용하게 된다. 한국인은 바쁘기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래도 처음의 비효율적인 방법이 차츰 그 방법을 달리하여 동영상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발달로 감독관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 감독관이 강의를 제대로 보는지 영상을 통해 감시하는 방법까지도 나타났다.

아마 눈동자의 초점을 분석해서 이런 역할을 AI가 하게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어떤 방향이든 동영상 교육이란 것은 이런 식으로 변화해 왔다. 동영상강의의 목적을 어떻게든 달성할 수 있게 말이다.

동영상 강의는 시청자가 그 내용을 숙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발달해 왔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국에는 홍채나 AI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방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서 인증제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인증 자체가 목적이 될지. 아니면 사고 예방이 목적이 될지.

인증제도를 하는 것의 목적이 사고 예방이라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면 나중에는 인증제도가 사고 예방의 효과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운영방안도 잘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의 안전보건 관련 인증제도는 사고 예방 효과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인증제도는 꼭 필요하다. 사고 예방. 그 목적을 기본으로 하여 인증제도를 변경해 간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지 않을 것이고 많은 기업이 불필요한 인증제도 때문에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사고 예방은 분명 중요하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비용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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