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산업, 모듈러 기술에서 답을 찾다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산업, 모듈러 기술에서 답을 찾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8.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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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건설산업은 경쟁력 저하, 건설기능인력 고령화, 해외인력 의존도 심화, 산업재해, 52시간근무제 등으로 OSC(Off-Site Construction), 모듈러 공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투자도 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전통적인 현장 중심의 건설 방식에서 벗어나 공장 등에서 미리 만든 공간 모듈을 쌓아 올려 짓는 공법이다. 해외에서도 건설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주택 수요 다양화 등 건설산업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며, 혁신적인 건축생산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간 모듈러 건축은 경제성, 시공성, 지속가능성, 생산성 등에서 한계를 보여주면서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재료와 공법의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성이 높고 시공성이 우수한 고강도 PC모듈러에 기반한 모듈러 건설기술 개발로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프리팹율 향상을 위한 모듈러 기술 개발을 통해 실직적인 공장제작률과 공기단축의 극대화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건설을 실현하기 위해 시장수요 지향형 모듈화 건설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모듈러 건설산업의 시장확대를 위해 경제성과 시공성이 확보된 고강도 PC 모듈러 공동주택을 개발해 OSC 건설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건설산업의 ESG를 위한 모듈러 시장모델 개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장 생산 방식에 초점이 맞춰진 제도와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 하나의 예로 모듈러 공법은 공장생산 건축으로 ‘건설업’과 ‘제조업’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이 분리되는 분리발주보다는 모듈러 업체가 설계, 제작, 시공까지 담당하는 일괄발주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발주제도 등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주택법 내의 ‘공업화주택 인정’을 ‘모듈러주택 인정’으로 바꾸고, 인정대상을 숙박시설까지 확대하고 있다. 또한 건폐율, 용적률, 높이제한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공주택의 물량에서 모듈러 방식을 늘려 모듈러 건축을 활성화하고자 여러 정책을 마련 중에 있다.

우리나라의 건설분야 최고의 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건설 생산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모듈러건축연구센터를 ‘건축연구’ 중심으로 신설했다. 또한 건축구조와 설계 기술 중심의 모듈러 연구분야의 한계를 벗어나, 건축계획, 건축구조, 토목설계, 토목구조, 건설정책 등 다방면의 전문분야로 연구분야를 확대하고자 모듈러클러스터가 지난해 확대 개편됐다.

모듈러클러스터는 현재 연구단 규모의 국가 R&D 중 하나는 지난 2014년 착수된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로 R&D 성과를 실증할 목적으로 국내 최초 13층 모듈러 공동주택을 2022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국가R&D 두 번째 과제는 지난 2020년 착수된 ‘OSC 기반 PC구조 공동주택 확산 인프라 구축’으로 PC 공동주택에 대한 발전 기술 로드맵, 경제성 분석, 발주 제도 등의 확산 정책에 대해 연구 중이며, PC 공동주택의 실증사업 결과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고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건설기술연구원의 임무형 주요사업 과제는 ‘재난즉시 대응 모듈러시스템 개발 및 공급·운영체계 구축’으로 2021년 착수해 선별진료소용 폴더블 모듈러 시스템, One-day 설비통합 인필형 PC 음압병동과 감염병 긴급시설 제도에 관한 연구로 구성돼 있다. 현재 프로토타입(Prototype) 시스템에 대한 성능 개선과 평가를 진행 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모듈러클러스터 이상섭 클러스터장(사진)은 “모듈러 건축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위해 모듈러 클러스터에서 도출된 성과를 포럼, 컨퍼런스 등을 통해 홍보하고, 외부기관 또는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협동 세미나 등을 개최해 모듈러에 대한 우수성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기관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공공과 민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자문, 애로기술·현장방문 지원 등을 수행하고, 모듈러 정책을 활성화를 위해 근거, 자료 마련 등 정부를 지원하고, 기 제안된 제도개선에 대한 정책협의 등 법제화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무엇보다 모듈러 건축이 컨테이너를 이용한 건축이라 품질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품질이 우수한 모듈러 건축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한 철골 모듈러 건축이 중심이 돼 공급되고 있지만, 콘크리트 모듈러 건축도 함께 발전해 나가야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모듈러 건축은 청년, 신혼부부, 노인의 주거를 위해 대부분 원룸형 또는 투룸형 평면에 국한돼 연구 개발돼 왔다.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3인 이상 가구가 살 수 있는 일반 아파트 등 평면이 대형화되고, 특히 20층 정도 수준의 모듈러 공동주택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됨에 따라 모듈러클러스터는 현재 이에 대한 연구를 기획 중에 있다.

또한 국가R&D로 공모된 ‘PC 공동주택의 고층·단지화를 위한 OSC 고도화 기술 개발 기획’ 연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보건복지부에서 공모하고 있는 ‘감염병 판데믹 대응을 위한 조립식 병동 시스템 개발’ 과제에도 PC 모듈 시스템을 제안해 평가가 진행 중이며, 지난 2021년 기획된 ‘고강도 PC모듈을 활용한 공동주택 개발’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클러스터장은 “국내 모듈러 건축 기술은 해외에 비해 뒤처져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도입된 지 20여 년에 불과하고 현장타설 콘크리트 공법이 보편화돼 있다 보니 모듈러 기술이 개발될 기회가 적었다”며 “최근 10여 전부터 국가R&D 과제를 통해 저층 규모의 모듈러 건축물을 실증해 모듈러 건축기술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며, 올해 말 완공 예정인 13층 모듈러 공동주택의 실증을 통해 한 번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모듈러 건축의 청사진은 철골 모듈러 건축과 콘크리트 모듈러 건축의 상호 발전과 함께 스마트 기능이 더해져 더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설계·제작·시공 과정에서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해 효율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산업으로 발전해 나가 국내 모듈러 기술이 해외 시장을 선도하는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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