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는 돌발홍수 재해… AI 활용해 예측·대비한다
예고 없는 돌발홍수 재해… AI 활용해 예측·대비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8.19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현재 물 관련 기술은 IoT 등 센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과 같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과 융합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특히 기존 관측 기술의 한계로 인해 물리적 모델링에 의한 예측이 어려웠던 부분들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예측이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물 기술은 주로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왔지만 최근에는 품질이나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민간 영역에서 산업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분야에서 황석환 연구위원(사진)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AI를 활용한 홍수예측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물리모형이 가진 시간적, 해석적 한계를 극복한 기술로 손꼽힌다.

여름이면 불시에 찾아오는 돌발홍수와 같이 도시나 중소하천에서 1시간 이내에 홍수가 발생하는 지역은 계측과 상세한 모델링만으로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이에 수자원하천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황 연구위원은 AI 기술을 접목해 눈길을 끌었다. 사전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홍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지역의 시공간적 강수특성을 반영한 방대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사전에 기존 물리모델을 이용해 예측한 홍수 시나리오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 후 AI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예측된 강수와 시나리오에 따라 유사한 패턴을 추출하거나, 기존 시나리오가 없는 경우 AI가 학습을 통해 추정한 새로운 홍수 패턴을 제시해 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자원하천연구본부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돌발홍수를 예보하기 위해 국지 돌발홍수예측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호우특보는 전국을 일정한 강우량 기준으로 예보하기 때문에 지역적 홍수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홍수특보는 대하천 위주로 발령되기 때문에 침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황석환 연구위원이 개발한 ‘국지 돌발홍수예측 시스템’은 환경부 홍수통제소의 강우레이더 관측과 예측을 이용, 수문분석을 통해 전국 동(면) 단위로 돌발홍수위험을 최대 3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수자원 분야를 포함한 국가 산업 전반적으로 이러한 AI 학습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고, 이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데이터의 양은 반드시 데이터 품질이 보장되는 데이터 범주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관련 기술은 어떠한 지역, 환경 조건에서라도 물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만족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물 기술과 첨단 센서, AI 기술과의 융합 발전은 자명하다”며 “레이더, 인공위성 등의 제작, 관측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활용도 물관련 기술의 중요한 한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를 바탕으로 수자원하천연구본부는 홍수, 가뭄, 기후변화, 물순환, 연안재해 등 물과 관련된 국가 현안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토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지속 가능한 수량·수질 확보를 위한 통합 물관리,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 건전한 하천 복원, 항만·해안 재해 저감 등이다. 궁극적으로는 홍수·가뭄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물관리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최근 새로운 방식의 기술 도입도 모색하 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실시간 비정형 정보를 이용해 홍수 발생이나 피해 여부를 탐지하는 연구를 수행 중인 것이다.

실시간 연동된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정보는 최근에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누구나 생산하고 접근할 수 있는 정보다.

집중호우로 침수된 경우 해당 지역에서는 많게는 수십만 건의 홍수, 침수와 관련된 키워드, 사진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즉, 과거와 같이 고비용의 관측기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재난의 발생이나, 전조를 보다 상세하고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에 의해 수집되는 이러한 비정형 정보는 대규모 재해를 분석하는데 아주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기존 기술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보다 산업화가 가능한 기술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나 지자체 단위에서 필요로 하는 관리 기술 외에도, 개개의 시민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 쉽게 응용·활용할 수 있는 물관련 빅데이터 생산, 물산업 분야 발굴을 통한 시장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물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력하고 보다 사회 친화적인 기술을 개발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연구위원은 물관리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물산업 스타트업 기업들은 장기 생존을 위한 수익구조가 매우 열악한 상황으로, 특정 기술만을 가지고 기업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기까지 장벽이 높다”며 “국가 차원에서 내수 수요를 창출해 실적과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거나, 1개의 기업 생존을 위한 지원보다는 기술 연계가 가능한 그룹(산업-산업 또는 산학연)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