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분야 기술·산업 발전 위해 법·제도 개선은 필수
수공 분야 기술·산업 발전 위해 법·제도 개선은 필수
  • 송강식 기자
  • 승인 2022.08.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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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송강식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탄소저감 등 문제는 벌써 수십 년간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를 적용해 문제를 예방·해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홍수, 가뭄 등 가장 영향을 받고 있는 수공 분야에서의 관심도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비롯한 첨단 기술은 수공학 분야에서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AI, 딥러닝, 빅데이터 기술을 비롯해 드론을 활용한 관측, 모니터링 기술까지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공 분야 물산업 관련 기술들은 그 분야별로 용도를 달리 하며,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한토목학회 수공위원회 유철상 위원장(사진)은 첨단 기술들을 수공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먼저 주로 치수 분야는 홍수재해와 관련이 있어 이를 관측하는 일에서부터 예측하는 일까지 다양하게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관측에는 드론, 센서, 원격탐사와 같은 기법/기술이 사용되고, 예측에는 AI, 딥러닝의 기법들이 시험 중인 상황이다. 또한 다양하고 많은 실시간 자료의 처리를 위해서 빅데이터 기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반면 이수 분야는 물(수자원)을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댐 건설, 광역상수도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최근에는 대체수자원으로서 해수담수화, 지하댐 등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뭄 또한 홍수 예측과 마찬가지로 예측 기술과 함께 인공위성 등 원격탐사를 통한 현황 파악 기술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또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최근에는 전국의 주요 댐을 광역상수도로 연결해 이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의 전달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 중이다.

하천관리에서는 과거 치수를 목적으로 하천을 직선화하고, 제방을 설계기준에 맞추어 튼튼히 쌓는 기술이 적용돼 왔다. 하지만 현재는 친수공간이 중요하고, 생태와 수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분야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하천관리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토목에 기반한 물 관련 기술은 댐, 하천(제방) 등 주요 구조물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이러한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이러한 건설기술은 해외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유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수공 분야는 건설의 시대가 저물고 유지관리의 시대가 왔다고 표현한다. 특히 유지관리 분야는 첨단기술과 연결이 쉬워 발전 속도도 매우 빠르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유 위원장은 “수공 분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여전히 댐 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발전용 댐인데, 지구온난화가 댐 건설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매우 아이러니하다”면서도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댐 건설이 거의 중단된 상황으로, 벌써 관련 기술자가 사라져 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당연히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추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을 보면, 모니터링, 빅데이터, AI, 딥러닝 등 모두 유지관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댐, 하천, 광역상수도 모두 여기에 포함되다.

유 위원장은 “현재를 기반으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또한 미래 발생 가능한 재해(사고)를 미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시스템의 성능 향상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물공급 성능 10% 향상은 신규 수자원을 10% 늘리는 것과도 같다. 댐 등 구조물, 전국의 모든 하천, 위험한 사면(경사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센서를 통해 이상 거동을 탐지·분석해 사고(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술을 개발·적용하는 산업계의 상황은 쉽지 않다. 기업의 기술력 증진이 소위 수주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가격 경쟁으로 이뤄지는 수주 전쟁에서 기술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기 때문에 석사, 박사 등의 고급인력이 업계에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로만 한정하면 사실 문제가 크지 않지만, 장기화되면 국제적인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며 “국내 관련 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3류에 머무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물 관련 사업분야에서도 그대로 겪고 있다”며 “가격 위주가 아닌 기술 위주로 수주방법을 바꾸는 등 법·제도 개선이나 지원 방안 마련이 꼭 필요하다. 정부의 변화 없이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힘을 싣기 위해 대한토목학회 수공위원회는 수공분야의 최신 연구동향 파악, 수공분야 현안 파악 및 해결방안 제시, 관련 연구소, 기업 등의 현황 파악, 회원들 간의 교류 등을 목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 위원장은 “수공위원회는 물 관련 기술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세미나를 통한 새로운 기술의 교류와, 국외 신기술의 소개도 주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도록 주요 연구소, 설계사 등 교류를 통해 현안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안 마련 등 해결을 도모하는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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