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SW융합 분야 여성 엔지니어 양성은 필수, 여성 경력단절 예방 우선돼야…”
“AI/SW융합 분야 여성 엔지니어 양성은 필수, 여성 경력단절 예방 우선돼야…”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8.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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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새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의 비전을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및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 등을 경제 재도약을 견인할 핵심전략과제로 제시했다.

이러한 국가적 성장엔진의 핵심기술은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융합기술로 손꼽히고 있지만 산업의 성장 속도 대비 AI/SW 인력은 매우 부족해 많은 산업에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역시 기술 분야 인력난이 공통 문제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 유럽,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는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AI/SW 기술을 포함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분야 여성 인력 양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TEM 분야 직종의 남녀 임금격차가 작으며, 그중에서도 AI/SW 분야는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작은 직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여성 인력 양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임금 차이가 거의 없는 분야로 꼽히면서도 실제 여성 노동 참여율 격차가 크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더욱이 한국 여성 공학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그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젠더격차지수(GGGI, Global Gender Gap Report 2022)에서 한국의 젠더격차지수는 0.657(99위)로 베트남(0.705·83위)이나 캄보디아(0.690·98위)보다 낮아 여전히 하위권이며, 중국(0.682·102위)이나 일본(0.650·116위)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순위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 임금 격차에 있어서는 30년간 OECD 국가들 중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성별 임금격차 최하위의 원인으로는 여성 대비 남성들의 근속 연수가 상대적으로 더 길다는 것이 이유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AI/SW 분야의 여성인력의 진입률을 높이면 38개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 최하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총생산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STEM에 기반한 많은 기업들이 STEM 기술을 이미 갖춘 기존 여성 직원 또는 갖출 여성들의 잠재력을 간과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여성들에게 STEM 스킬 교육을 더 많이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니즈를 충족하고 STEM 인력 및 리더십의 고질적인 성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성미영 회장(인천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진)은 엔지니어링 분야의 성별 경제활동 참가율 차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인재 육성과 경력단절 예방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성 회장은 “산업현장에서는 여성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도 고려할 대상이 없음을 토로한다. 실제로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분석해 보면 M자형인데, 이는 30대에 육아를 위해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자녀가 성장한 40대에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 엔지니어의 절대적인 수의 부족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국가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이공계 여성 인력의 산업현장 진출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할 뿐 아니라 이미 재직하고 있는 여성들의 경력이 절대로 단절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경력이 단절된 우수 여성 엔지니어들을 사회로 복귀시켜야 하는 임무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는 지난 2004년 설립 이후로 전문여성 아카데미 운영 및 채용연계 인턴십 지원사업과 이공계 여성 채용박람회 운영, 여성기술창업 교육 및 멘토링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현장 여성R&D인력 참여확산 기반구축 사업’을 수행하며, 경력단절 여성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여성 아카데미를 운영해 매년 의미 있는 재취업실적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한 성미영 회장은 여성들이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국가 차원의 여성인력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여성전문인력들이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교육과 정신교육, 그리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규사업으로 수립해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올해부터 협회의 핵심 사업인 전문여성 아카데미를 전문기관의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고급 여성 AI 인재양성을 위한 고학력·고경력 여성 인재를 대상으로 기초·심화 수준별 AI/SW 스킬전환(reskilling)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여성공학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는 성 회장은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취·창업 및 기술 컨설팅 지원을 위해 ‘잡링크’ 취·창업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성 회장은 “협회 중심 사업 대부분 경력복귀를 희망하는 여성 엔지니어들을 교육하고 재취업 시키는 사업이 많아 올해에는 협회의 전문여성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하고 업그레이드해서 추진하려고 한다”며 “디지털마케팅, 웹디자인,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신규로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임회장 취임식 때 제안했던 슬로건이 ‘가치를 증대하자! 희망을 연결하자!’였다. 우리 여성 엔지니어의 가치를 증대해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의 롤모델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협회의 설립 목적인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 육성과 여성공학기술인의 가치 증대, 지위 향상, 권익 보호를 위해 더 다양한 아이디어와 지원 방안을 모색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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