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극복한 ‘국산 전파강수계’, 홍수를 예방하다
한계 극복한 ‘국산 전파강수계’, 홍수를 예방하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7.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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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홍수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강우량을 정확히 측정해 홍수 예방 등 재해로부터 미리 대비가 가능한 새로운 강우량 측정장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에 강우 관측에 사용되고 있는 지상우량계는 직경 20cm의 원통형 우량계로 측정 면적이 매우 작다. 이 지상우량계가 대표하는 면적은 수 ㎢ 내지 수십 ㎢으로, 공간분포 대비 측정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우량계의 측정 오차와 강우의 공간적 불균일성은 지상우량계의 관측치와 티센(Thissen)망에 의해 계산되는 면적 강우량 산정의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홍수 예보, 도심 침수 예측 등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기존 우량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확한 홍수량 산정을 위해 지상강수량의 공간분포를 넓혀 지형지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강우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악천후에 따른 강우, 강설, 바람 장까지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전자파 기반의 ‘전파강수계’가 그 것이다.

전파강수계는 국내 최초 이중편파의 전자파를 이용해 강수를 관측하는 강수계로 개발됐다. 초소형화에 따른 고해상도 강우 관측과 이동성·편의성의 장점을 높여 강우 강도와 시공간적 특성 분석이 가능한 것이 특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이 장비는 홍수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한 면적 강우량 산정을 통해 대형 강우레이더의 관측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는 장비로, 지상 부근의 고도에서 강수의 공간적 분포 측정이 가능해 향후 홍수예보와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측정 정확도를 향상시켜 도시 홍수 예방과 골든타임 확보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제이컴스 최정호 대표이사(사진)는 “전파강수계는 다기능의 고효율 기술로, 지상 부근의 고도에서 강수의 공간적 분포 측정이 가능해 향후 홍수예보와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측정 정확도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강우 편차가 큰 도심 부근 침수 예측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이컴스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환경융합시스템 구축, 원격탐사시스템 개발 등을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보유 기술인 강우레이더 신호처리 기술과 원격탐사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환경부 R&D 사업의 일환으로 ‘전파강수계’를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해 정부 조달우수제품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전파강수계 신호처리 기술과 안테나 기술은 2018년과 2021년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이컴스는 전파강수계 이외에도 드론을 활용한 대형 강우레이더의 검·보정 기술을 개발해 환경부 강우레이더시스템에 적용 중이다. 이와 함께 환경융합시스템의 일환으로 도로기상관측을 위한 다중복합차량강우센서를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으며, 홍수 예·경보를 위한 레이더 수위우량 통합시스템 또한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제이컴스의 구성원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환경·기상, 홍수, 도로 등 재해·재난 관련,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모여 끊임없는 연구와 실증을 통해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국내 R&D 사업에서 가장 힘든 점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자연현상을 주제로 하는 경우 연구 계획 대비 개발 환경과 시기는 항상 변수가 존재한다”며 “전파강수계의 시제품을 완성하고 실 강우에 대한 성능검증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2년 동안 40회가 넘는 호우와 태풍을 쫓아다녔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 90%가 넘는 강우 정확도를 보이게 됐지만, 때로는 호우의 중심이 빗겨나가거나 강한 바람으로 장비들이 넘어져 예상보다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하지만 개발자 모두가 인내하고 쌓아 올린 경험들을 축척해 마침내 전파강수계를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노력에 기반해 제이컴스는 전파강수계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위상배열 강우레이더(PAR)를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기상 선진국에서는 기상용 위상배열 레이더를 개발해 활용하는 단계에 이른 상태로, 국산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최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국내 방산에서도 위상배열 레이더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위상배열 강우레이더 신호처리를 개발해 접목한다면 위상배열 강우레이더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ICT 기반의 통합 환경융합시스템을 구축, 국민의 건강과 재산 보호는 물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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