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M 여성 인재는 글로벌 트렌드’ 국가경쟁력 위한 육성방안 필요…
‘STEM 여성 인재는 글로벌 트렌드’ 국가경쟁력 위한 육성방안 필요…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7.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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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우수한 STEM 여성 인재를 육성하고 산업현장으로 연계해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19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위셋) 제3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안혜연 이사장(사진)이 <공학저널>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당시 여성과학기술인 지원 사업과 정책 제안 등 다양한 공약을 전했던 안 이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공약 그 이상의 사업을 수행하고 성과를 얻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위셋이라는 조직의 안과 밖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그가 취임한 후 3년 간 위셋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위셋 내부 조직 개편과 기존 사업 수행 방식에서 탈피한 기획 중심의 사업 제안, 특히 지난 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으로 기관명을 변경하고 정책연구센터와 사업전략팀을 신설하는 등 대공사를 진행했다.

안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위셋이 할 수 있는 선제적 역할을 위해 사업 수행을 중심으로 하던 조직에서 정책을 연구하고 선도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했다”며 “여성과학기술인 확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환경 조성과 제도 보안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재정비를 한 위셋은 ‘Diversity& Inclusion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이라는 비전도 새롭게 제시했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STEM 분야 인재풀을 조성한다는 관점에서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인재 육성에 의미를 더한 것이다.

특히 안 이사장은 과학기술 여성 인재 육성 문제를 성별이 아니라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는 디지털기술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따라오는 신기술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며 “미국, 호주 등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국가행사, 포럼 등을 통해 STEM 분야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안 이사장은 국제 포럼과 행사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안 이사장은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행사 참석을 요청받기도 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 여성 인력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국인만큼 여성과학기술인이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해 흔쾌히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위셋은 미래 신산업·신기술을 선도할 퍼스트 무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문 강사 양성과 더불어 경력전환·역량강화 온라인 교육, 이공계 분야 진로탐색 및 전공·직무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교육수혜자는 무려 1960명에 달한다. 위셋의 이러한 교육 사업이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취업률에서 나타난다. 교육을 받은 이들의 과학기술 분야 취업률이 66.4%로 조사된 것이다. 기관 교육을 통해 반절이 넘는 취업률을 달성하기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신 기술을 바로 적용한 교육과정은 교육이수자들로부터도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위셋과 안 이사장은 여성과학기술인의 생애주기와 단계에 따른 멘토링과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취업을 탐색하는 대학생, 이제 막 첫발을 뗀 사회초년생(재직자), 중간관리금 여성 재직자, 고경력 여성 리더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교류의 장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여대생의 진로 선택과 취업을 돕기 위해 여성 재직자와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글로벌 크로스 멘토링을 통해 STEM 분야 토크콘서트 등 다자간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은 WOMEN@IT이다. 여성재직자와 임원급 여성 리더와의 커리어 멘토링을 제공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이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향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렇게 산업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여성과학기술인 우수사례 발굴 확산 사업과 신기술·신산업분야 교육 강화 등을 추진한 안 이사장이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 성장 플랫폼 ‘W브릿지(여성과기인 육성지원포털)’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경력과 진로에 대한 상담을 선배 여성들에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안 이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오픈한 이후 현재는 회원수가 3만명 가까이 늘었다. 현재 3차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욱 활발히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 여성 재직자의 경력성장과 리더 양성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온라인 멘토링 플랫폼을 만들었다. 좋은 취지로 개발한 만큼 정부의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임기 내에 활성화를 목표로 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일정이 조금 밀리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시점이라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주력 산업의 기술 인력 110만 명 중 여성 비중은 2019년 기준 1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과학기술 직종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과학기술 연구자 비중도 20%로, 세계 평균 30%와 차이가 존재한다.

안 이사장은 “많은 곳에서 디지털산업 인재 부족을 얘기한다. 외국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며 “하지만 현재 대학에서 이공계 전공 여성은 아직도 매우 적다. 산업 현장에도 많아야 20%, 적게는 10%대에 불과하다. 이 비율만 높여도 부족한 인재를 보충할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려는 여성인재, 경력복귀 의지가 있는 여성인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과학기술인 인재 활용을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로 경력 공백이 생긴 이들을 위한 재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위셋은 과학기술 분야 여성들의 경력복귀 지원사업과 R&D 대체인력 활용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R&D 경력복귀 지원사업은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하며 1200명의 경력복귀를 도왔다. 취업유지율 또한 79.2%로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안 이사장은 “경력복귀 여성뿐 아니라 재직자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분야를 혼자서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며 “위셋은 과학기술 여성인재아카데미를 통해 구직자를 위한 온라인 기초교육은 물론 빅데이터, 정보보안, 오픈소스 등을 다루는 전문가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안 이사장은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지원 사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 여성들에게 다양한 지원 사업과 기회를 맛보게 해주고 싶지만, 지역 특성과 사업이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에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지역 여성 지원 사업을 시작하는데 향후에는 더 많은 지역에서 여성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안 이사장은 하반기부터 재단 내 정책연구센터를 더욱 활성화해 여성과학기술인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연구를 통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그간 여성과학기술인을 총 망라한 연구기관은 따로 없었다. 세상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고 어떤 성공 모델이 나와야 하는지 등 정책연구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 위셋은 여성과학기술인 이슈의 사회적인 관심과 방향을 이끄는 역할은 물론, 현안에 대한 파악과 대응 방안,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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