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구조물 ‘프리팹화’로, 건설기술의 디지털화 실현
도로구조물 ‘프리팹화’로, 건설기술의 디지털화 실현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7.25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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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을 통과하는 고속도로와 하천 주변으로 발달한 도시의 간선도로 건설 수요가 많다. 산과 하천 지형의 도로는 대규모 교량 건설이 필수적이며, 교량은 도로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교량 건설기술은 수백 년간 기술을 축적한 선진국과 달리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설계 후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거의 방법에서 공장이나 현장에서 프리캐스트를 제작해 조립하여 구조물을 완성하는 기술로 발전했다.

도로건설 수요와 교량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반면, 건설산업에 숙련된 인력 공급은 날로 줄어들고 안전사고 발생이 빈번하다. 구조물을 프리팹화하여 생산과 시공을 자동화하고 시공 테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은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교량 건설과 운영 전체 주기의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건설산업은 디지털 혁신이라는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구조물을 표준화해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 여건에 맞도록 조합해 구조물을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교량 구조물은 프리팹 모듈화 기술을 완성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양생하는 현장 콘크리트 타설 교량(1세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거더와 강재 거더의 사전 제작과 반단면 바닥판을 이용한 부분 현장 콘크리트 타설 공법(2세대), 전단면 바닥판, 세그먼트 거더, 모듈러 교각 등을 이용한 교량 구조물 모듈화 시도(3세대), 교량을 표준화해 구조물을 대량 생산하고 표준 교량을 기반으로 설계 시공(4세대)하는 현재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표준 모듈을 이용해 DfMA 기반 3차원 모델 설계와 도로건설 기획-자재공급-공정관리-품질관리-유지관리 절차를 일괄 수행하는 ‘플랫폼’ 기반 도로 공사(5세대)가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교량 건설기술의 단계적 발전을 통해 프리팹 구조물의 설계-생산-조립-유지관리 전 과정에서 품질을 확보하고 각 공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상호연동해 구조물의 안전성을 높이는 프리팹 품질관리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에서 진행 중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도로구조물을 표준 모듈로 구성하는 기술이 전제돼야 하며, 시공과 유지관리를 자동화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하는 정보 전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획-설계-생산-시공-유지관리 등 교량 건설과 내구 수명 전체 단계에서 수집된 디지털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해 건설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스마트건설사업에 참여해 교량 구조물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브리콘은 그간 강재 교량과 콘크리트 교량의 교각, 거더, 바닥판 각 부재의 프리팹화 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교량 전 부재의 프리팹화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다.

특히, 강연선 텐션이 필요없는 요철형 루프 이음을 이용한 전단면 바닥판은 교량 바닥판 공사의 혁신을 이뤘다. CFT 강관이나 RC 세그먼트 프리팹을 조립 시공하는 교각은 현장 공기 단축을 할 수 있고, CFT 강관 조립식 거더는 전단면 바닥판과 조합해 교량 상부 일괄 설치 공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브리콘 이순환 대표이사(사진)는 “구조물 제작에 필요한 자재, 장비, 인력 공급 계획과 시공 과정을 사전에 예측하는 디지털 객체 기반의 전 공정 데이터 호환 설계가 가능해진다”며 “플랫폼 내부에 객체화된 각 구조물 모듈은 현장 여건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합되고, 이에 따라 수립된 제작 시공의 전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연동돼 디지털 이력으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계 데이터는 로보틱 생산시스템의 운영 제어 시스템과 연동돼 자동 생산이 이뤄지며, 3차원 스캐닝과 광학 센서를 이용해 제품의 품질을 생산 과정 각 단계에서 확인하고 에러가 발생하면 생산시스템을 재조정하도록 명령한다”며 “크기, 중량, 현장 여건 등의 어려움 때문에 공장생산과 운반이 어려운 경우는 현장에서 모듈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팩토리를 설치해 구조물의 3D 프린팅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완성한 모듈 구조물은 운반 중 안전을 실시간으로 검측해 데이터를 관리자에게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조립 시까지 상태를 연속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한 모듈의 설계 데이터와 제작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구조물의 최적 조립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토대로 정위치 설정, 미세 위치 조정이 가능한 모듈 설치 로봇이 도로구조물 각 부분을 자동으로 설치 조립하게 된다.

설치 조립된 구조물에는 사전 매립된 센서를 통해 현재 응력 상태가 관리자에게 전달되며, 현장 안전 점검 정보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도면과 물량을 작성하고 관계자들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드론과 MMS는 수시로 도로구조물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사전에 설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구조물의 현재 성능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프리팹 시공 플랫폼 클라우드에 저장된 모듈 시공 이력 데이터를 구조물의 설계, 제작, 시공, 유지관리 공정을 더 안전하고 경제성 있도록 업그레이드하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한국도로공사가 주관하는 스마트건설사업은 도로구조물의 완전 프리팹화 기술뿐만 아니라 건설산업 생태계의 디지털 환경과 생태계 구축의 모티브가 될 것”이라며 “건설산업의 디지털화로 사회기반 시설의 기획-시공-운영 디지털 정보 통합이 가능해지면, 미래 사회의 안전과 편의성을 건설산업이 주도하고 건설산업의 저탄소화를 이뤄 지구 환경 보존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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