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대한민국은 평지가 필요해
[정이도 칼럼] 대한민국은 평지가 필요해
  • 공학저널
  • 승인 2022.07.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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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 빼고 모든 것의 가격이 다 올랐다. 원자재와 곡물 가격의 폭등은 의식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가계 부담은 물론 미래마저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곡물 가격의 폭등은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도는 밀과 설탕 수출을 금지했고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가 해제한 상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쟁으로 인해 이마저도 수출이 제한적이다. 세계공동체가 되어버린 지금 대외 악재가 어떻게 발생할지 예상조차 못 하고 있다.

이미 밀을 포함한 밥상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어 언제 안정화될지 예상조차 못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말이다.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세계적으로 잦은 이상기후 발생, 해수면 상승 등 세계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위험 외에도 어떠한 돌발상황이 우리나라에 발생할지 모르는데 구체적으로 대응할 방안은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올리고 어떤 나라에서 수출을 금지하면 동일 품목을 생산하는 다른 나라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특히 경제를 포함하여 우리나라는 외부요인으로 인한 충격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다. 수출주도 나라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인간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의 가격방어는 어느 정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하는 역할이 나라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방어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평지의 확보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좁다는 것. 대한민국의 면적은 전 세계적으로 108위인데 인구는 28위다. 게다가 72%가량이 산지이기에 그중 28%의 땅만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인구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땅의 크기가 작다.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원하는 것을 가지려 할 때 혹은 성장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출산율이 먼저 이것을 말해주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이제는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주택 가격의 폭등.

주택가격의 폭등을 이제라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구 분산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인구 분산을 위해 주요 관공서 이전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이미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평지가 우리나라 서쪽에 몰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간단히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곳곳에 서울과 같은 지역을 만드는 것.

그런데 이미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개발해서 얻는 것은 한정적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만들어야 할까? 산지다. 산을 깎아 만든 대규모 평지에 해야 한다. 산지를 피해 평지에 주거지 등 인프라를 만들 것이 아니라 아예 산지를 평지로 만들어 그 땅을 활용해야 한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우리나라 동쪽의 산을 깎아 평지를 무조건 많이 만들어 농지를 확보하고 주거지는 물론 산업지도 확보하면 된다. 사람들이 독자적으로 살 수 있는 공간이 동쪽 산지에 만들어지면 수도권과의 접근성도 좋다.

평지를 많이 확보하면 그곳을 신도시로 만들어도 되고 산업단지로 만들어도 되고 농지로 만들어도 된다. 그렇게 되면 관광도시들과 연계해 다양한 수익사업도 진행할 수 있다. 관광에 특화된 동쪽에 신도시들이 만들어지면 이것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해발고도를 높게 하여 넓은 평지를 확보하면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수도권은 대부분 잠기는 피해가 발생하지만, 동쪽은 안전하다. 더불어 이런 비슷한 위기가 발생해도 그나마 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

지금은 규모의 경제이다. 민족성이나 정치적으로나 상위 레벨은 아닌 중국이 왜 강대국이 되었냐 하면 땅이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유럽의 여러 나라에 비해서도 넓은 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평지가 없기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은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발생할 모든 문제는 의식주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것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지 확보가 필요하다. 산을 깎아 넓은 평지의 확보가 앞으로 나타날 문제들을 해결해줄 실마리가 될 것이다.

꼭 주택개발사업 때문에만 평지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기타 주거지나 농업용지 확보 등을 위해 당장의 개발계획 없이도 대규모 평지를 확보할 필요성은 있다. 만일의 경우 전 세계가 자국 우선주의로 고립을 향해 달려가면 넓게 확보한 농지 때문에라도 밥상은 타격을 덜 받을 수 있게 된다.

공상만화 같은 생각이 아니다. 지금도 산을 깎아 신도시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력은 이미 이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지만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나라가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산지의 평지화를 정책적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물론 당장 몇십 년 안에 결과를 보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갑자기 출산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

진작 했었으면 좋았을 산지의 대규모 평지화.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해지는 지금의 시기가 이처럼 다양한 고민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첫걸음이다. 과거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치부하던 것들이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노력만 있다면 지금은 기술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시기가 되었다.

방향만 잡으면 이제는 엔지니어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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