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술 접목한 TBM 공법… 자동화 통해 경제성까지 확보
스마트 기술 접목한 TBM 공법… 자동화 통해 경제성까지 확보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6.2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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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우리나라는 산지가 70%인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도로나 철도 건설 시 터널 시공은 필수 아닌 필수가 됐다. 또한 최근 도심지 지하공간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TBM 공법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터널 건설에 대부분 적용됐던 발파/굴착에 의한 NATM 공법(New Austrian Tunneling Method)은 경제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고 위험성과 소음, 진동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터널 굴착을 위해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활용한 기계굴착공법 적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TBM 공법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보다도 발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 분진이 적어 친환경적이며, 그로 인해 도심지 터널 건설에 특히 적합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굴착에 따른 원 지반의 이완과 여굴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안전성도 증대되고, 터널 연장이 길어지면 NATM공법에 비해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손꼽힌다.

기계식 굴착장비를 사용해 터널을 시공하는 터널 기계화시공 기술은 사실 19세기부터 적용됐지만 20세기에 들어서 기계공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더욱 발전하게 됐다. 현재 터널 굴착 전용기계를 사용한 TBM 공법은 이러한 기계기술의 발전과 TBM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무기로 전 세계적으로 이미 터널 건설의 대표 공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경제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로봇, VR/AR,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이 건설 전반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만큼 TBM 공법에도 이미 그와 같은 스마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TBM 장비 자체가 로봇이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으며, TBM 오퍼레이터를 교육하기 위해 VR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TBM을 먼저 도입한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는 이미 TBM 굴착 중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기계데이터 모니터링과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굴진율, 굴진속도, 이수 시스템과 같은 오퍼레이터의 운전 작업을 자동화하는 TBM 장비의 자동 제어를 실현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에서도 국토교통부의 스마트건설기술연구사업의 일부로 ‘도로구조물 원격·자동화 시공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머신러닝 기반 터널 기계화 시공(TBM) 자동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TBM 굴진 중 수집되는 추력과 커터 헤드에 작용하는 토오크 등 기계데이터를 이용해 디스크 커터의 마모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도 개발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동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김범주 교수(사진)가 연구를 맡았으며, 올해부터는 TBM 굴진 중 지반침하를 예측하기 위한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착수됐다.

김범주 교수는 “TBM의 자동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나 관련된 기술은 아직까지는 기업의 자체기술로서 상세 내용이 공유되지 않은 실정이라 적용 기술의 한계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욱이 TBM 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기업을 아직 보유하지 못한 국내에서는 향후 TBM의 국산화와 독일, 중국 등 TBM 선진국과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그만큼 관련 기술의 개발에 많은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터널이 건설되는 지반은 불확실성이 매우 커 기계, 전기 등 다른 공학 분야와 달리 기술자 경험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같은 스마트 기술의 적용 효과가 매우 크다”며 “TBM 터널이 과거보다 점점 더 장대화, 대심도화 되고 있어 이와 같은 스마트 기술의 접목을 통해 공기 단축과 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심지 내 지상구조물의 포화, 환경 보호, 지가 상승 등으로 인해 지하공간의 개발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TBM 터널의 수요는 미래에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전 세계 TBM 장비의 시장규모는 매년 20%씩 고성장 중이다. 특히 해외의 경우 도심지 교통터널에 TBM의 적용 비율은 유럽의 경우 80%에 이르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중국도 50%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국내 터널 중 TBM의 적용비율은 1% 수준에 머물고 있고 해외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TBM 공법이 기존 NATM 공법에 비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터널 건설 공법으로서 다가오는 글로벌화, 스마트화, 친환경화 시대에 대응하기 적합한 공법으로 평가받으며, TBM 터널에 대한 수요와 관련 기술의 개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TBM 기술 또한 발전을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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