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균열 치유하는 ‘자기치유 콘크리트’, 유지관리의 미래를 제시하다.
스스로 균열 치유하는 ‘자기치유 콘크리트’, 유지관리의 미래를 제시하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6.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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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2020년대 들어 노후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급증하면서 균열 보수 등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구조물의 사용수명 단축 등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과 교량, 터널 등의 기반시설물에 대한 효과적이며 지속가능한 유지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초장대 교량이나 초고층 건물과 같은 입체·복합 공간구조(Mega Structure)의 건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막대한 초기건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물의 성능을 장기간 유지시켜 유지보수비용 등 생애주기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콘크리트와 강재로 대표되는 건설재료에 대해 강도 측면에서의 고성능화와 함께 내구성 측면에서의 고성능화에 대한 요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등과 결합된 ‘스마트 재료'의 개발과 활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재 가장 대표적인 스마트 재료가 바로 ’자기치유형 콘크리트 기술‘이다.

자기치유형 콘크리트 기술은 구조물 스스로 균열을 치유해 구조물의 위험과 열화 인자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콘크리트 제조기술이다. 또한 급변하는 건설재료 시장에서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건설재료로서 국제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국내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첨단기술이기도 하다.

특히 SOC의 선제적 유지관리와 신속한 균열 치유를 통해 구조물의 내구수명을 증대시켜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측면에서 콘크리트 구조물 스스로 균열을 치유하는 자기치유(Self-healing)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콘크리트 시설물의 사용수명 증대와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고조됨에 따라 2015년부터 건설기술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자기치유 친환경 콘크리트연구센터’가 발족돼 자기치유형 친환경 콘크리트 기술 연구(1단계)가 수행됐다. 이 연구과제를 통해 유·무기 혼합재, 박테리아, 캡슐 등의 자기치유 소재 핵심기술과 이를 활용한 콘크리트 응용기술을 확보했으며, 현재 2단계 실용화 연구과제가 수행되고 있다.

유·무기계 활용한 연구에서는 무기계 치유소재의 가공기술(조립화, 코팅 등)과 섬유(PVA fiber, PP fiber), 스마트폴리머(SAP), 이중층 수산화물(LDH) 등의 유기 소재를 활용한 자기치유 기술을 개발했다. 유·무기계 치유소재는 콘크리트에 균열이 발생하면 치유물질의 결정화, 치유 생성물의 충진, 수화반응 결합과 팽창의 과정을 거치며 균열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테리아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생체광물을 형성하는 박테리아와 슬라임을 형성하는 박테리아를 활용하는 자기치유기술을 개발했고, 콘크리트 박테리아의 생존과 치유성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종류의 생체광물 형성 박테리아를 혼합 배양하는 기술과 담체화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생체광물 형성 박테리아의 콘크리트 내 생존율을 높이고, 치유효과의 지속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슬라임을 활용해 1단계 연구에서 내황산 코팅-보수재가 개발됐고, 실용화에 성공해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2단계 연구에서는 염소금속화학물 저감능 균주와 호염(好鹽) 슬라임 형성 균주를 복합해 염해 열화에 노출된 해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을 치유하는 내염해 코팅-보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캡슐 활용 자기치유기술 연구에서는 캡슐의 형태에 따라 고상캡슐과 마이크로캡슐로 구분해 실용화를 위한 코어와 캡슐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대량 생산 설비를 통해 시제품을 제조하고 이를 검증했다. 무기계열의 자기치유 소재를 입상화하는 고상캡슐 제조기술을 개발했고, 고상캡슐의 입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최적 입도의 고상캡슐을 제조해 제품화했다.

또한 마이크로캡슐기반 자기치유 기술을 응용해 코팅재 형태로 제품화했으며, 코어 소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용도의 치유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표면코팅용 도료에 혼합해 콘크리트 표면 균열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이크로캡슐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해 콘크리트 표면의 균열에 대한 치유효과를 검증했다. 뿐만 아니라 캡슐의 치유재료에 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수용성 규산염(M•SiO3)에 기반한 자기치유형 표면보수재를 개발해 현재 Mock-up 시험을 통해 치유성능을 평가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이광명 교수(사진)는 “자기치유 성능평가 방법 등의 관련 규준이 제정돼 있지 않아 치유성능의 정량적 평가를 위해 자기치유 콘크리트 성능평가기술 개발과 참여기관 간 RRT를 통해 제안된 평가기술에 대한 신뢰성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며 “또한 자기치유 기술 실용화를 위해 레미콘과 PC 생산 공정에 자기치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자기치유 콘크리트 실용화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기치유 콘크리트에 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진 국가들은 자기치유 소재를 융복합해 다양한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기치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며, 미래 건설의 신성장 동력원으로 발전시키고자 국가 차원에서 많은 연구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5년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7년간의 연구로 세계적인 자기치유 선진기술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자기치유 친환경 콘크리트연구센터는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장수명화와 유지관리 최소화를 목표로 자기치유 콘크리트 원천기술과 실용화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향후 자기치유 콘크리트의 실용화와 건설분야 민관의 이해와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 사회기반시설물에 자기치유 콘크리트기술을 신속히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시설물 유지관리 고도화로 세계 수준의 사회기반 시설물과 유지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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