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SOC 시설물 안전진단, 음향방출 시스템으로 확인
노후화된 SOC 시설물 안전진단, 음향방출 시스템으로 확인
  • 송강식 기자
  • 승인 2022.05.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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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송강식 기자] 우리나라 시설물 중 31년 이상 된 시설물은 202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설물(구조물)의 손상, 붕괴 등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안전진단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서울시 내부순환도로 상 정릉천 고가교의 외부 텐던이 부식으로 파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종암로 일대 내부순환도로가 한 달간 폐쇄됐으며, 극심한 정체, 시민 불안감, 불편을 비롯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서울시 내부순환도로와 동일한 PSC 박스거더 구조의 교량인 부산시 동서고가도로는 1992년 1단계 구간 계통을 기준으로 올해로 30년째를 맞이하는 노후 교량이다. 현재 철거가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노후화가 진행 중인 교량이지만, 서부산의 대표적인 길목이자 부산항 컨테이너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도로가 없는 현재로서는 유지관리와 보수가 중요한 이슈 사항이다.

현재 국내에서 교량 시설물의 안전 진단을 위한 EM센서, 초음파, GPR 등 다양한 비파괴 검사 방법을 활용한 연구 과제가 수행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 활용되기 힘든 상황이다.

콘크리트 내부의 상황을 별도의 천공이나 파취없이 표면에서 확인하기에는 콘크리트의 두께가 너무 두껍거나, 철근 등의 방해로 초음파 등의 투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사항이 뒤따르고 있다. 또한 방사선 촬영법은 생활과 밀접한 SOC 시설물에 적용하기에는 위험이 동반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 안전진단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물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한 음파를 계측하는 방식인 음향방출(Acoustic Emission, AE)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탄성파로 정의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지진을 예로 지각판에 균열이 발생했을 때 발생되는 에너지가 지표면에 전달되면 큰 진동을 발생시키는 것처럼, 콘크리트 내부의 균열이나 철근, 텐던 등의 부식이나 파단으로 발생되는 에너지는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떨림으로 콘크리트 표면까지 전달된다.

이 미세한 떨림이 바로 탄성파다. 음향방출 기술은 이 탄성파를 정밀하게 계측하고, 해석함으로써 콘크리트 내부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콘크리트 표면의 센서로 진단하게 된다.

이러한 음향방출 기술을 이용한 시설물 진단 분야 원천기술은 국외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었지만 ㈜렉터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협력으로 3년간의 연구 끝에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발전소, 플랜트의 안전진단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 7월에 설립된 렉터슨은 한 원자력 발전소의 요청으로 해외의 음향방출 시스템을 국산화 하는 과정에 음향방출기술을 접하게 되었고, 이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제품 국산화를 이룩했다.

SOC 시설물 분야에는 2016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의뢰로 특수교 케이블 진단을 시작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실제 적용 사례가 됐다. 현재는 해당 기술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하여 적극적으로 현장 적용을 추진해 나아가고 있는 단계다.

렉티슨 홍윤기 차장은 “음향방출 기술은 웹 환경을 통한 원격지에서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웹 기반이므로 접속 환경의 제약이 없고, 비상 시에는 문자 메시지나 메일을 통해 관리자에게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 가능하다”며 “또한 독자적으로 만든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상태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비전문가 입장에서도 직관적으로 시설물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 구조물 상태평가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술이 부재한 상태에서 콘크리트 또는 철근, 케이블 등의 열화 상태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 관리자에게 실시간 정보 제공이 가능한 시스템을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전반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상태 중심으로 진행돼 오던 인프라 유지관리기술에 대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대비함으로써 유지관리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보다 안정적인 인프라 유지관리가 가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대형 SOC 시설물의 노후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효율적 유지관리를 통한 국가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뿐만 아니라 OECD 국가 기준 연간 300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인프라시설물 유지관리시장 진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음향방출 시스템의 핵심 부분 중 하나인 센서는 아직까지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렉터슨은 음향방출센서에 대한 국산화 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개발이 힘쓰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센서 국산화를 바탕으로 보다 현장에 최적화된 전용 센서를 개발하고, IoT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고도화된 IoT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진단적인 측면에서는 AI 기술을 접목해 궁극적으로 예측 진단 기술까지 확보하고자 연구에 지속적인 투자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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