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촉매 공기정화 기술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해진다
광촉매 공기정화 기술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해진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5.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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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지난 2009년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고위험 감염병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은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항균·항바이러스 공조 필터·장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호흡기 감염병은 감염자가 기침, 호흡 등을 통해 배출하는 침방울로부터 감염원이 전달돼 파된다. 특히 코로나19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한 감염병으로서, 이는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비말입자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더라도, 공기 중 부유 에어로졸 입자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외 각 국은 대인 접촉 제한 조치와 생활 환경 관리 조치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지만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그로 인한 국민 불편·불안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축적됐다. 이에 따라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실효적 생활 방역 기술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메르스 사태 이후, ‘신종 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공기 중 부유 감염원의 상시·직접·신속 제거가 가능하고, 생활 방역 설비·기구로서 충분한 안전성이 담보된 항균·항바이러스 공조 필터·장치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생활 방역기술 및 정책 운용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감염병 취약 실내에서의 실효적 방역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한 기술로서, 기술의 완성과 상용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공기 중 세균 및 바이러스를 99% 이상 상시 제거할 수 있는 국내최초, 세계최고 수준의 항균·항바이러스 공기정화 필터와 이를 장착한 공기정화장치 개발해 코로나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 2016년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 사업(사업명 : 신종 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솔루션 개발) 참여를 통해 감염병 확산 위험이 저감·방지된 국민 생활 안전 환경 구현을 위한 감염원 통제 소재·설비·기구 개발을 목표로 감염병의 접촉 확산방지를 위한 항바이러스 건설자재와 감염병의 공기 중 확산방지를 위한 항바이러스 공조장치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항균·항바이러스 기술의 핵심소재인 광촉매는 빛에 의해 활성화될 때 소재 표면에 강력한 산화력을 갖는 활성산소(ROS)가 형성된다. 세균과 바이러스가 소재 표면에 접촉하는 경우, 활성산소의 강력한 산화력에 의해 그 생체구조의 전부 또는 일부가 파괴돼 제거되거나 감염력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휴먼코로나바이러스(HCoV OC43)에 약 99%의 항바이러스 성능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병원성만 다를 뿐 코로나바이러스로서 유사한 생체구조를 갖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동일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헤파필터 등 기존 대부분의 필터는 감염원 등을 물리적으로 걸러내는 방식으로써, 감염원이 축적된 필터의 주기적 교체와 폐기 문제, 필터에 누적된 감염원의 재배출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의 광촉매 공조 필터는 세균, 바이러스 등의 감염원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써, 사용성능이나 교체주기 측면에서 기존 필터가 갖는 한계를 극복했다.

광촉매를 이용한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의 공조 필터 모듈 역시 소재의 항균·항바이러스 성능과 마찬가지로 실제 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부유돼 있는 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을 30분 내에 99.9% 이상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인플루엔자바이러스(H3N2)에 대해서도 20분 내에 약 99%의 제거 성능이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 구현본 수석연구원(사진)은 “실제로 기존 연구를 통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의 경우, 공기 중에서 약 6일간 생존 가능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며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의 광촉매 공조 필터 모듈은 공기 중에 부유하는 세균, 바이러스 등의 감염원을 직접적으로 제거·불활성화함으로써 감염병의 공기 중 확산을 저감·방지할 수 있는 유용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항균·항바이러스 기술은 유관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완료하고, 32종의 공기정화장치 개발(28종개발 완료, 4종 개발 중)과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지정을 통한 조달등록을 진행 중에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감염병 위험이 저감·방지된 국민 생활 안전 환경 구현을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항바이러스 제품의 개발과 해당 제품의 상용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제품의 상용화와 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항바이러스 제품에 대한 성능평가와 인증 체계 확립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정부 방역 규정 정비와 인증 체계 구축도 추진 중에 있다.

구 수석연구원은 “항균·항바이러스 기술은 감염병 확산 위험이 저감·방지된 국민 생활 안전 환경을 제공하고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람과 고난이 뒤섞여있는 그 길을 걸어야겠지만 국민의 생활 환경이 유해물질(미세먼지)과 유해미생물(감염원)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다 안전해질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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