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제어도 스마트하게… 철강 생산 효율·안전성 높인다
계측제어도 스마트하게… 철강 생산 효율·안전성 높인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2.04.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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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철강업계는 생산 설비에 대해 과거보다 효율적인 감시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과 더불어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의 효율과 설비 구매와 관리에 적용되는 비용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경제성은 물론 유지관리 작업자의 안전성까지 고려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개발·적용해 산업에 똑똑하게 대응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제철㈜ 역시 지능형 생산체계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지능형 생산체계 기반 확보를 위해 전체 생산 공정을 제선, 제강, 연주, 압연 등 부문마다 계측장비 고도화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맞춤형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계측제어팀은 압연 분야에서 기존 외산 계측설비를 사용하던 것에서 국내 기술을 도입한 ‘지능형 계측기’를 개발·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현대제철 계측제어팀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지능형 계측기란 물리적 센서를 활용해 측정하고자 하는 대상을 데이터화한 후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계측기 자체 이상 진단, 고장 예지, 신뢰성 평가 등을 스스로 알려 주는 기능이 포함된 계측기를 말한다.

기존 고가의 외산 계측기를 운용하다 보면 주위 환경의 변화와 측정값의 신뢰도를 지속해서 확인하기 위해 검정과 교정을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지능형 계측기는 주기적 검·교정 시기 이전에도 상시 계측데이터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계측기 고장 징후를 예지함으로써 계측기의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이러한 신뢰도의 향상은 생산성 또는 품질 저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필요한 유지보수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능형 계측 기능은 IoT, 빅데이터, AI 기술이 접목된 기술로서 일정 주기 또는 이벤트 발생 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부 생산 지시 정보와 그 외에 다른 제어 요소 데이터들을 융합해 학습 후 모델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새로운 계측데이터 발생 시 학습된 모델 정보와 비교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계측기를 구성하는 측정 기기의 이상 유무를 지속적으로 진단 감시해 상위 제어, 감시 체계에 계측 상태 정보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같은 생산 설비에 설치된 다른 계측기 정보들을 통합해 제품 생산에 대한 계측 데이터 간의 상관성 또는 인과성을 분석 가시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는 것도 차별 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제철 계측제어팀 이정한 책임(사진, 우)은 ‘제조업의 모든 문제와 그에 따른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27년간 현대제철에서 재직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몸소 겪은 박종현 계장(사진, 좌)의 경험과 노하우에 기술력을 융합해 현장을 바꿔보자는 생각을 현실화했다.

이 책임은 “현장의 인력은 줄어들고 있는데 업무는 오히려 늘고 있다. 지능형 계측기는 업무 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설비의 자동화, 지능화가 사람의 업무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 것이며, 이는 다른 공장들과 다른 현대제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계장은 “27년 경력에도 신기술 개발이라는 도전은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장 자신 있는 현장의 지식과 신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계측기를 개발한 것은 생산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데 첫 발짝을 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계측설비는 독일, 일본 등 고가의 외산 제품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외산의 장·단점을 수용하고 보완해 우리만의 장점을 가진 계측기를 개발했다. 이는 외산 설비에 뒤처지지 않을 만한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이에 현대제철 계측제어팀은 계측기를 활용하는 사용자로서 그동안 계측기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필요로 하는 기능을 도출하고 국내 계측설비 전문 개발사들과 협업을 통해 지능형 계측기를 공동 개발 국산화해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실증 단계를 거쳐 판정 단계가 지나면 23년도에는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처럼 현대제철은 국내 다양한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산 신기술 개발과 상생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은 국산 가상센서 솔루션인 PTOP-VsensorTM(피탑브이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제철소 내 가열로 등 물리센서와 가상센서를 이중화해 실시간 연소효율 최적화 기술 개발과 센서 이상 유무 예지 등의 기술도 개발 중이다.

특히 철강 분야에서는 가열로가 대표적인 설비라고 할 수 있다. 가열로를 운전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고온이 유지되는데, 이 같은 고온 지역에 설치된 센서를 보완하기 위해 가상센서를 활용한 안전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센서는 온도, 유량, 압력과 같은 물리적인 센서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법으로 결합해 또 다른 물리적인 상태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센서로서 주로 실물센서(또는 물리센서)의 현장 설치가 가격, 공간, 정확성 등으로 부적합할 때 개발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고온 지역에 설치된 센서 등이 고장이 날 경우 정비자들은 생산 중단 또는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작업을 수행한다. 하지만 여름 혹서기 심야와 같은 취약 시간대에 작업은 안전사고의 우려가 매우 높다.

이에 가상센서를 활용한 안전 관리 기술을 통해 높은 신뢰성이 있는 가상센서가 설치된 경우에는 고장이 난 계측 센서 대신 가상센서 데이터를 선택해서 생산 중단 없이 설비를 운전할 수 있다.

또한 불량 센서들은 혹서기 이외 또는 고온의 외부 환경이 누그러질 때, 심야 대신 낮 시간대 등 안전한 작업 환경이 보장된 후 정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임은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비대면 원격 안전관리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며 “설비 고장 시 인력을 바로 투입하는 것보다 가상센서를 기반으로 안전한 환경을 우선으로 구축 해 작업자의 사고 발생률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 계장은 “가상센서는 새로운 제조 문화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현장 기술자 은퇴 시 새로운 인력을 보충하는 것보다 가상센서를 통해 미리 예지·보수를 하고, 은퇴자의 정비 지식을 활용하기 위한 비대면 작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제조 문화 탄생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현대제철 계측제어팀은 서로 다른 밴더들의 계측설비 통합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해 계측기의 지능화에 집중해 누구나, 어느 공간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일정 수준에 오르면 2단계로 통합 계측설비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책임은 “중후장대의 제조 산업에서 생산설비를 개발하는 국가는 몇 되지 않는다. 특히나 이미 외산 설비 산업이 깊숙이 침투한 한국에서 계측설비 기술의 자립화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현대제철은 철강 산업에서 항상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계측설비 종속성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으로 지능형 계측설비와 가상센서를 개발, 우리 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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