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정복의 욕심이 공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정이도 칼럼] 정복의 욕심이 공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 공학저널
  • 승인 2022.04.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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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고 믿고 싶은 상황이다. 사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은 모든 것에서 부정적이지만 공학 기술의 진화에서만큼은 별개다.

인간의 신체 능력은 웬만한 육식동물보다 약하고 물속에서는 작은 물고기보다도 느리다. 하늘도 날 수 없고 신체를 보호할 만한 무엇인가가 없으면 더위에도 추위에도 몹시 취약하다. 병에도 잘 걸리고 외부적 타격으로 쉽게 죽는다.

모든 것에서 단점투성인 인간의 유일한 장점은 지능. 그래서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동식물은 물론 자연조차도 지배하고 있고 지구와 나아가 우주도 지배하려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새로운 것이 있으면 가만 놔두지 않고 소유하려 든다. 과거를 거슬러 보면 다른 인간, 부족을 시작으로 마을, 도시, 나라 우주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단순 크기로만 봤을 때 우주에서 인간은 정말 티끌만 한 존재조차도 안 되기에 인간이 우주를 지배하는 일은 없다. 그저 우주의 아주 조금의 공간을 인간이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주는 정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관련 기술들은 속도가 더디다. 대신 복제인간이나 유전자 조합 등을 통해 인간 자신을 정복하려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아프지 않은 불멸의 삶을 추구하려 할 것인데 이와 관련한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빠르다. 그동안 타인 혹은 다른 국가를 정복하기 위해 전쟁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신보다 강한 동물 등을 정복하기 위해 돌도끼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핵까지 만들었다. 공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함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정복하기 위해 발달했다. 그리고 정복을 위해 지능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전쟁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자 소형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일은 없다. 지금의 핵은 소수의 나라가 자국을 위한 방어 수단이나 정치적인 유리함을 위해 가지고 있을 뿐 전쟁에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 핵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까? 그 기준에는 이제 전쟁 안에 인간의 존엄성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군인만이다. 민간인의 목숨을 빼앗을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질타가 이어진다. 그리고 핵 방사능에 의한 후유증은 언제 어떻게 전쟁 당사자에게 다시 돌아올지 모를 만큼 위험이 크다.

지금의 공학 기술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지만 여러 국가는 너무나 긴밀하게 이어져 있기에 전쟁은 하지 않을뿐더러 명분 없는 잘못된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은 전 세계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그것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미국은 각종 제재로 러시아 경제를 무너지게 했고 러시아는 루블화의 가치 폭락을 막기 위해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거래를 루블화로 변경했다. 일반 전쟁이 경제 전쟁으로 확장되었다.

러시아는 어쨌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지만 핵만큼은 전술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다.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을 통해 알게 된 전쟁 종결자 핵폭탄이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은 전쟁에서 해결사일 수도 있는 핵무기를 만드는 수준까지 왔지만 사용하지 않고 한 가지를 더 고민한다. 인간의 목숨을 살리고 후유증이 없으면서도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 새로운 가치가 생겼기에 인간의 목숨을 지키면서 쉽게 최종 목적을 달성하는 무기를 만들 필요성이 생겼다.

이런 가치들이 포함되어 새로운 방향성이 생겼으며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함이 바로 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뤄졌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무기 비핵 EMP탄. EMP탄이 폭발하면 생기는 강한 전자기 충격파는 레이더, 항공기, 방공시스템 등 모든 전자 인프라를 무력화시킨다. 정확하게 핵 기지나 미사일 기지에 터뜨리면 핵이나 미사일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EMP탄은 핵폭탄 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미 최고의 무기인 핵폭탄이 있지만 그 이후를 생각한 것이 비핵 EMP탄이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역사는 반복된다. 평화로운 시대는 있을 순 있어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전쟁이 없는 평화는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을 죽이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물론 엔지니어들은 당연하게도 이 방법을 찾을 것이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 살상이 없는 완벽한 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EMP탄이나 이와 같은 무기가 상용화되면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인간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지만 전쟁이 가속화 된다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마 그때는 더욱 전쟁이 남발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 문명이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인간은 그들의 지능으로 지금의 문명을 만들었지만, 정복욕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물론 원점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원점이 되는 결과가 어떤 주체에 의해서 세계가 통합되는 형태가 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문명이 사라지거나가일 것이다. 다른 인간을 정복하려는 욕심이 돌고 돌아 이제는 인간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상황까지 왔다.

자기 자신마저도 정복하는 상황이 된다면 다음 상황이 무엇이 될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뻔하고 역사는 반복되기에 일반 개인이 이로운 상황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어느 특정 개인 혹은 집단의 욕심만 채워질 것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정복한 이후에 영화에서나 보던 능력을 갖추게 되는 인간이 나타나게 된다면? 다른 인간을 정복하는 것은 가치가 없는 일이기에 다른 욕심을 채우게 될 것이다. 어쩌면 외계문명을 발견하고 그들까지 정복하려 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또 인간의 지능을 빌리게 될 것이다.

아니면 직접 외계 생명을 만들거나.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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