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이제는 우주다
[정이도 칼럼] 이제는 우주다
  • 공학저널
  • 승인 2022.03.22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생명뿐만 아니라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 인플레이션, 주가의 하락 등 직·간접적으로 많 은 것을 잃게 했다. 어쩌면 더 많은 전쟁의 시작일 수도 있고 새로운 평화 시대의 도래일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는 어떤 상황이 오든 큰 위기를 겪을 것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고 디폴트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러시아는 우주정거장을 볼모로 삼아 해결책을 모 색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인 로스코스모스는 30년 간 국제우주정거장을 공동으로 운영해 오고 있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러시아연방 우주국 국장은 국제우주정거장이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일 때도 긴장이 고조되었지만, 우주에서만 큼은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우주산업은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의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나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급격하게 자리를 이탈할 것이고 다른 나라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그 자리에 앉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래기술 중에 가장 현실에 가까워진 것은 우주여행. 어릴 때 과학책에서만 보고 상상했던 기술, 상상만 했지 정말로 이뤄지리라 생각 못 했던 기술들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만큼 이슈지만 갈 길이 멀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관련 기술의 특허 분쟁이 핫하다. 그 말인즉슨 유전자 교정 기술이 현재는 초기 선점을 위한 단계이기에 각종 분 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이제야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도 아직이다. 영화에서와 같은 인공지능이 실현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의문이다. 엄밀히 말해 가까운 미래까지의 인공지능은 인공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그래밍에서 시작해서 프로그래밍으로 끝난다. 여기에 프로그래밍 된 자율성 한 숟가락을 더 넣었을 뿐인 형태다.

우리가 꿈꾸는 인공지능은 기계가 인간과 같은 알고리즘으로 학습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아직은 불가능하다. 혹시 인간의 유전자 코딩 기술이 정립되면 그것을 기반으로 인간과 같은 알고리즘으로 학습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먼 미래의 일이다.

그래서 우주다. 민간 우주여행 프로그램인 ‘폴라리스 던’에서 올해 11월 우주여행을 진행한다. 2020년에 세계 최초로 민간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성공한 이후에 최초로 민간 우주유영을 시도한다.

기대된다. 관광객이 우주에 떠다니는 날이 오다니.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과 기술이 들어갔을까 생각하면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과학책에서나 보던 일이 올해 이뤄진다. 그래서 더 초조하다.

미국의 버진 갤럭틱,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이제는 일반인도 흔히 아는 우주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미국은 이미 민간에서 우주여행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 주도하에 우주산업이 육성되고 있다. 국내기술의 결정체인 나로호 2차 발사도 정부 주도하에 진행된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우주산업이 진행되겠지만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민간 주도는 아니더라도 6월의 나로호 2차 발사는 기대감이 크다. 1차 발사에서 모형 위성이 궤도안착에 실패했지만 2차는 성공할 것이다.

어쩌면 1차는 일부러 성공 안 했을지도 모른다. 실패한 위성 모형은 실제 위성도 아니고 단지 무게만 맞춰놓은 고철 덩어리다. 그렇다는 것은 처음부터 성공할 생각이 없던 것이다. 발사체의 제작까지 얼마나 큰 비용이 드는데 처음이라고 하더라도 위성을 우주에 올려놓을 기회를 날린다니.

대통령 취임일은 5월 10일, 누리호 2차 발사는 6월 15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 달 만이다. 조선에서는 일식과 월식도 왕의 탓이다. 하늘의 뜻이 곧 왕의 길. 가뭄에 단비가 오면 그것도 왕이 잘해서다. 이전 대통령 때 실패했던 누리호가 새 대통령이 되고 성공했다면 그것만큼 이슈가 되는 것이 있을까? 성공한 2차 누리호는 새 대통령의 길조가 될 수 있으니까.

소설이지만 억지를 부려서라도 우리나라 기술이 이 정도까지 왔다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일부러 실패했다고 우겨도 될 만큼 우리나라의 우주기술은 놀라운 발전을 해 왔다.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것에는 정말 최첨단의 기술들이 들어간다. 그것을 우리는 독자적으로 그 기술들을 활용해 거의 성공했다.

우리는 우주 최강국은 아니지만, 이제는 강국이 되었다. 그래서 러시아가 주춤하는 지금이 어쩌면 우리나라도 금방 우주 최강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주산업의 최강국은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이라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중국이 들어갔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톈궁을 올해 마무리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있을 정도로 우주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초조하다.

다행히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는 국내 업체도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2021년 5월 프로젝트에 서명하면서 세계에서 10번째로 프로젝트 약정 참여국이 되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회원국은 올해 초 이스라엘이 참여하면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일본, 우크라이나, 브라질, 뉴질랜드, 폴란드, 멕시코 등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15개국이 되었다.

남극이 전 세계적으로 연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달도 우주도 그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이미 현재가 된 우주산업이기에 우리도 그 시류에 편승해서 무한한 우주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누리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