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의 장비사고는 왜 반복되는가?
건설현장의 장비사고는 왜 반복되는가?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2.03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건설 산업은 고기능화, 자동화, 고속화, 모듈화 등 기능의 우수성과 신뢰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인력 작업을 최소화하고 건설기계나 장비의 활용이 증가됨에 따라 건설기계나 장비에 의한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자는 조금씩 감소되고 있지만 최근에 그 감소추세가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산업재해 사망자 중 절반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의 사고사망자 1371명 중 건설기계·장비 사고사 망자는 259명으로 즉, 5명 중 1명이 건설기계·장비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매번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는 있지만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사고책임, 징계를 위한 보고시스템과 서류위주, 책임에 대한 근거서류 위주의 대책뿐만 아니라 사고노출 빈도가 높은 근로자의 안전관리가 답보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설 장비와 관련된 사고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근본원인을 명확히 분석해 실효성 있는대책을 시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근본원인 분석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근본원인 분석은 잘 되고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수립됐을 시 현장에 적용가능한지 파악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장비와 관련된 재해에 대해 3M(Man, Machine, Method) 관점에서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고의 원인 중 장비와 관련된 사고는 장비의운전원(조종원)이나 장비에 근접해 있는 작업자들의 휴먼에러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Man)에 의한 사고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만 사

람에 의한 재해로 볼 것이 아니라 지식부족으로 기준과 원칙 미준수에 따른 사고도 사람에 의한 사고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휴먼에러에 의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장비(Machine) 자체의 문제로 인한 사고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는 우선적으로장비 자체에 존재할 수 있는 피로파괴를 확인해야한다. 그 다음으로 제작상의 품질결함 또는 설계오류를 확인해야하며, 이미 생산된 제품에 대한 성능을 검증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다만 장비의 기본골격이 되는 구조부재가 특별한 외력도 없이 손상되거나, 정상적인 유지보수를 수행했음에도 각각의 부품들이 고유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장비의 결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장비의 결함은빈도는 크지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치명적인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사람(Man), 장비(Machine)에 의한 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작업 방법(Method)에 대해 보다깊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타워크레인의 기초규격을 기준보다 작게 시공해 타워크레인 설치 시 발생되는 편심에 저항하지못하고 설치하던 타워크레인 부재와 함께 이동식크레인이 전도돼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있다.

이러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초규격을 오 시공한 것이지만 시공사의 시공품질, 안전관리 프로세스와 작업방법에 대한 문제를 파악해 최 적의 작업방법이 선정됐는지, 미준수, 오작동 됐는지 등의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안전학회 건설기계안전위원회 호종관 위원장(사진)은 “건설장비로 인한 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첫 번째,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이 가능한 ‘기술적인 측면’과 ‘기술 외적인 문제’로 발주제도와 사회적 시스템 그리고 민생과 직결돼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며 “3M에 따른 사고원인 분석 사례는 기술적인 측면만 살펴본 것으로 기술 외적인 측면은 고려되지 않아. 장비 관련 대형사고를 저감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술자들이 건설방비에 대한 이해와 기본지식을 반드시 습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장비사고에 대한 기술적 원인분석과 함께 각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실효성있는 분석 툴을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며 “기술 외적(사회적)인 부분에서는 건설장비의 조달체계를 분석해 각 주체들 간의 책임과 권한그리고 합리적인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조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임기응변식, 보여주기식의 실효성 없는 대책보다는 발주 시부터 기술적인 측면과사회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고 단기와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의견이다. 이를 통해 시뮬레이션 해보고,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면 사고를 큰 폭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안전학회 건설기계안전위원회는 이와 같은 건설장비에 의한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 연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문제 발굴, 해결안 제시 등 이슈를 제기해 장비 안전문화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나아가 안전을 사회적으로 이슈화 시키고,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철학적 사고를 형성시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현재 건설산업은 고령화, 고임금, 인구감소, 3D 회피 등으로 인해 장비활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장비의 활용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사용자도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3자의 눈으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호 위원장은 “건설장비를 사용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익 창출 즉,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장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며 “건설장비 사고는 기술적인 측면과 기술 외적인 관점에서 넓고 깊게 그리고 단기,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책을 수립해야만 우리 모두를 안전한 사회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