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술] 키보드를 만지면 터치패드가 된다… 신개념 하이브리드 키보드
[클릭! 이 기술] 키보드를 만지면 터치패드가 된다… 신개념 하이브리드 키보드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11.2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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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키보드 자판 자체가 대형 터치패드로 전환되는 기능이 있는 터치패드 퓨전 키보드가 등장하면서 태블릿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키보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된 입력장치의 새로운 형태이며 차세대 메인 입력장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68년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발명한 마우스는 기본 원리를 그대로 유지한 채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노트북이 대중화되면서 터치패드는 보다 더 휴대성이 좋은 포인팅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공개된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각종 태블릿PC가 서서히 노트북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당시 태블릿PC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사용됐고 생산성 있는 작업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으며, 이는 태블릿PC의 입력장치의 부재가 그 중의 하나다.

스크린에 있는 가상 키보드는 타이핑 속도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고, 손가락 터치로는 마우스 포인팅의 정교함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외장 키보드와 외장 마우스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태블릿PC의 강력한 휴대성의 이점을 모두 잃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데스크탑에서 마우스, 노트북에서 터치패드가 최적의 입력장치로 사용된 것처럼 태블릿PC의 경우도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입력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사용자들의 니즈는 점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적은 면적에서 키보드와 포인팅 장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터치패드와 키보드의 기능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키보드가 개발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모키보(Mokibo)’다.

태블릿PC가 대중화된 상황에서 지난 2020년 3월 애플이 터치패드가 있는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를 소개하면서 태블릿PC는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사용해 보다 생산적인 작업을 하는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모키보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차세대 입력장치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더 적은 면적에 더 큰 키보드와 더 넓은 터치패드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모키보는 최초 광학방식의 터치인식 기술이 적용됐으며, 키보드의 좌측 하단과 우측 하단에 설치된 레이저 카메라가 손가락의 위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외광에 잦은 오류를 발생시켰고, 특히 두 손가락 이상을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키캡 밑에 정전식 터치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모키보 1세대가 출시돼 세계 최초로 시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키캡 하단에 부착된 터치 센서는 명확한 키감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을 했고, 두께가 두꺼울 뿐 아니라 제조 공정이 매우 복잡해 제조단가가 높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1세대의 단점을 보완해 지난 2020년 모키보 2세대 개발에 성공했으며, 가장 큰 특징으로는 터치센서가 키캡 아래에 붙어 있는 것일 아니라 키캡에서 약 2.5mm 떨어진 바닥에 설치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키감을 방해하는 요소를 원천적으로 제거하였을 뿐만 아니라, 센서의 두께가 얇아졌고, 제조 공정이 단순해져서 제조 단가에 경쟁력까지 상승했다.

모키보 2세대는 1세대에 비해 크게 세 부분에서 기술적인 도약이 있었으며 첫째로, 기술적으로 가장 큰 난관이었던 2.5mm 떨어진 키캡 상단부에서 사용자의 터치를 정확히 인식하는 알고리즘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또한 멀티터치 입력 시 서로 다른 좌표를 명확히 구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랜 실험과 테스트 끝에 최적의 패터닝 설계와 알고리즘을 완성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주목할 기술은 키보드 신호와 터치패드 신호를 한 장의 터치센서로 모두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키보드 멤브레인 스위치 레이어를 제거하고, 터치 레이어에 정전방식으로 키보드의 입력을 인식 가능한 특수 센서를 패터닝했다. 하나의 센서가 터치패드를 움직이고 있는지, 키보드를 눌렀는지를 구별해 별도의 신호를 생성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의 입력을 분석해 키보드 입력인지 터치패드 입력인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동 모드 전환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모드 전환에 대해 신경쓰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터치신호와 키보드 신호를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획기적인 키보드 모키보는 ㈜이노프레소 조은형 대표이사(사진)의 아이디어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매진해 온 노력이 담겨 있었기에 탄생하게 됐다.

조 대표는 LG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해 특허센터에서 특허 출원, 등록, 소송, 라이센싱, 표준특허 등의 업무를 하며 초창기 모키보 컨셉을 완성했다. 하지만 LG전자에서 제품화가 이뤄지지 못하게 되며 직접 개발에 나서 이노프레소를 설립해 현재의 2세대까지 기술을 고도화 시켰다.

조 대표는 “모키보는 세상에 존재하는 키보드와 포인팅 입력장치 중에서 가장 컴팩드 크기를 가짐과 동시에 가장 넓은 터치패드를 제공하고 이에 더 나아가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입력장치”라며 “향후 태블릿PC는 더욱더 생산적인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할 것이며, 이에 모키보는 휴대형 기기의 입력장치로 가장 효율적인 폼팩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메타버스로의 시대적 흐름에 맞춰 모키보는 AR 기기의 입력장치로도 큰 이점이 있다”며 “컴팩트하면서 단순한 모양으로 키보드와 대형 터치패드를 제공하는 모키보는 메타버스 안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입력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키보 2세대는 향후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의 노트북 입력장치로, 태블릿PC 타이핑 커버로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HP, Lenovo, Huawei, Logitech 등 대형 기업과 협업을 시작했으며, 모키보 센서와 칩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래형 입력장치의 히든 챔피언이 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두 팔이 없는 지체 부자유인들을 위한 발로 입력하는 모키보를 개발하고 싶다”며 “모키보 기술이 따뜻한 기술이 돼 소외된 사람들이 메타버스 안에서조차 차별과 불평등이 없도록 작게라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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