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 아킬레스건’
[정이도 칼럼]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 아킬레스건’
  • 공학저널
  • 승인 2021.11.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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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감소하면 정말 우리나라는 망할까?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파워’에서 발표한 핵전력을 반영하지 않은 전 세계 군사력 순위 6위, ‘통계청’에서 발표한 GDP 세계 12위, UN 산하 기구‘세계지식재산기구’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 5위. 이 수치는 2021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숫자다. 그리고 출산율 꼴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과거부터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이라는 불리함을 인적 자원으로 극복하면서 성장했지만, 그 바탕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발전 사례와 비교하기 어려운 특이한 형태로 인적 자원의 증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땅이 좁으면서도 평지가 거의 없기에 경제 및 주거 활동이 가능한 평지 이용 면적은 더 작다. 간단히 말해 대만 크기 정도의 면적만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정도의 크기의 땅덩어리에서 이 정도의 성장을 이뤄낸 것.

당연히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나라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자원이 빈곤하기에 오죽하면 초등교과 과정에서조차 우리나라를 인적 자원이 발달한 나라라고 못 박아 놓을 정도다.

지금은 인적 자원의 의미가 다양하게 쓰이지만, 과거에는 사람도 자원이라 표현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되었기에 역사적 유산을 기반으로 하는 관광자원도 부족했기에 ‘맨땅에 헤딩’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나마 1960년대의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은 철광석이었는데 이마저도 다른 철광석 수출국에 비하면 적은 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철강(철광석의 가공품)생산 상위 10개국에 포함된다. 주요 수출품의 항목이 천연자원에서 가공품으로 탈바꿈한 것.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중요수출품은 전자제품이 되었다. 그것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장이 순식간에 기술집약적 성장으로 바뀌게 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런 발전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인의 지능지수(IQ)가 높은 것도 한 몫 할 것이라 예상한다. 한국인 평균 IQ 지수는 106으로 2위이며, 근로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2위, 수면시간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적다. 높은 지능지수와 강도 높은 노동이 대한민국을 이만큼 성장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많은 기반 시설과 인프라가 만들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더 상급의 기술력이 꾸준하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인구감소가 치명적이다. 최근 4차 산업에서 필요한 전문가의 수급 부족을 보면 인구감소가 불러올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있어 더욱더 안타깝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 하여 정책 및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그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가가 부족하다. 중국과 미국은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 관련 전문가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와 반대로 해당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4차 산업 곳곳에 외국 인력의 고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석·박사를 졸업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국적의 고급 인력이 국내 기업에서 일하다 자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기술 유출까지도 이어지는 심각한 사례가 발생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부족한 국내 전문가를 대체하여 외국인으로 이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4차 산업은 특히 관련 알고리즘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구현해 내는 것은 결국 코딩 기술자이기에 코딩 인력을 외국인으로 채운다는 것은 기술 유출을 감수하고 인력을 채용한다는 말이다.

처음이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해서 발생하면 어느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 쇼트트랙 강국인 우리나라의 메달리스트가 타국으로 귀화하여 그 비결을 전수하는 것이 시발점이 되어 우리나라는 관련 종목에서 앞으로 메달을 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에는 기술 경계가 나라가 아니라 기업을 중심으로 분리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정책을 만들고 규제를 하는 것은 각 나라 정부이기에 기술 경계의 주체는 결국 국가가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나라별로 자국의 발전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자국 이기주의로 충분히 나타났다.

결국은 부족한 전문가의 보충을 위해서 기업은 나라의 경계를 허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자국의 전문가가 부족하다면 외국 전문가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 최우선으로 육성한다는 4차 산업 분야에서조차 전문인력이 부족한데 우리나라의 인구감소가 가속화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할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느 한 곳에 균열이 생기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위기가 나타날 것이다.

전문인력을 집중하여 다수 만들어내면 해결될 문제라 하겠지만 아직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기 전이고 지금 정도의 관련 산업의 진입장벽에도 전문가가 부족하다. 더 미래산업에서는 지금보다 확연히 줄어든 인구에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상하리만큼 위기에서 국민이 나라를 지켜내고 발전시켰다. 역사에서 왕이나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냈다면 국민은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극복하고 큰 발전을 이루었다.

지금의 인구감소는 부동산 급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 실패와 연결되어 만들어진 위기다. 분명히 지금도 위기지만 부가적인 다양한 문제가 아직 수면 밑에서 그 크기를 늘려가며 대기 중이다. 시간이 흘러 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 각종 위기가 발생하면 과연 예전처럼 국민이 그것을 극복할까?

역사는 반복되기에 항상 그랬듯이 국민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희망 회로를 돌리지만, 지금은 몇십년 동안 정부의 실패한 정책들이 쌓일 대로 쌓였다. 국민은 피로할 대로 피로해져 그것을 극복할만한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이제 국민은 지쳤다.

그래서 인구감소만큼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꼭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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