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대체 ‘서피스 필링’… 3차원 모델로 콘크리트 결함 찾는다
인공지능 대체 ‘서피스 필링’… 3차원 모델로 콘크리트 결함 찾는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11.0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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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우리나라는 1970년, 1980년대에 급격하게 늘어난 건설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 중대형 교량들을 건설했고, 이들은 30~40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 노후화됐다. 전문 안전진단 인력은 한정돼 있지만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해야 하는 교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육안으로 하는 안전진단은 구조물에 접근하기 어렵고 추락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드론과 같은 무인기를 통해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안전진단에 활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거대 노화 구조물의 안전진단에 대한 인력조사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인 안전진단 기술로서 다관절 점검차나 로봇, 무인기 등을 활용해 촬영한 이미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콘크리트의 결함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CNN이나 YOLO 등의 오픈소스 기반의 딥러닝 인공지능을 콘크리트 균열, 백태 등의 결함 이미지를 학습하고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딥러닝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콘크리트 결함을 검출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딥러닝 인공지능을 활용해 콘크리트 결함을 검출하는 방식의 정밀도는 70%대에 머무는 실정이며, 검출한 결함은 실제 결함이 아닌 오검출되는 비율이 20~30%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딥러닝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상 은닉층(Hidden Layer)의 존재 때문에 결함을 검출해도 이것을 결함으로 검출하게 된 근거를 알 수가 없기에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검증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이라고 알려진 XAI(eXplainable AI)라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러한 머신러닝에서 딥러닝으로 성능은 진일보했지만 그 결과를 도출하게 된 근거를 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XAI는 부족하게나마 그 근거를 설명해 결과값에 오류가 없는지 검증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처에서는 인공지능이 인력점검을 대체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기술이 바로 ‘서피스 필링’이다.

서피스 필링은 3차원으로 정교하게 모델링 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을 가능한 얇게 제거해 구조물 표면 안팎으로 함몰되거나 돌출된 결함요소들을 분리해낸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촬영한 사진을 영상처리해 잡음을 제거하고 결함으로 추정되는 부분의 경계선만 남긴 후, 이를 3차원 모델로 변환하며 구조물의 겉표면은 필터링하고 마치 ‘서피스 필링’한 것 같이 추정 결함만 모델링한다. 이 결함검출 모델에서 구조물 표면을 기준으로 깊이값이 있는 콘크리트 결함만을 정량적인 수치에 근거해 검출하는 독자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영상처리 기반의 3차원 결함검출 기술은 인공지능 검출 방식과 비교해 재현율과 정밀도 모두 100%에 근접하게 검출할 수 있으며, 명확한 수치를 근거로 검출하는 방식이기에 신뢰성이 높다. 또한 자동으로 외관조사망도와 통계문서를 작성하고, 실사 3D 모델 위에 바운딩 박스로 결함을 시각적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편이성 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수요처에서 요구하는 건 결함부를 점검하고 보수물량을 산출하기 위한 도면과 통계자료, 그리고 필요로 하는 것을 현장에 가지 않고도 모니터나 VR기기 등으로 결함을 확인 가능한 실사 3D 모델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의 구축 등의 확장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영상처리 기반의 3차원 결함검출 기술을 개발한 ㈜경희산업은 지난 2016년 설립이후 인력에 의존하는 교량점검방식을 4차 산업을 적용해 개선하고 대체기술을 개발해 인력투입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경희산업 권예리 대표이사(사진)는 “서피스 필링은 현재 촬영 조건이나 하드웨어 성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실이나 소형 교량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검출 시스템이지만, 인공지능 검출 기술이 데이터베이스를 쌓고 신뢰를 얻어서 인력점검을 완전히 대체하기 전까지 또 하나의 대안으로써 활용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더불어 검출 시스템으로 검출한 양질의 콘크리트 결함 영상 데이터는 이후 딥러닝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이터베이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콘크리트 균열이나 박락, 박리 등과 같이 구조물 표면이 함몰된 결함 요소만 검출 가능하다”며 “하지만 차후에는 누수나 백태 같은 표면 결함 요소도 검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희산업은 교량에 레일캠이나 와이어캠을 설치해 원격으로 기기를 조작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구조물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이 검출 시스템과 관련 기술도 특허출원 중이다. 이처럼 무인 원격 안전진단 기술 개발에 앞장서 시설물 안전진단업의 선구자가 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무인 안전진단 방법에 있어서 인공지능 외의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희산업의 영상처리 기반의 3차원 콘크리트 결함검출 기술이 상용화되면, 신뢰성과 편이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그 수요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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