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헝다 사태가 몰고 온 나비효과
[정이도 칼럼] 헝다 사태가 몰고 온 나비효과
  • 공학저널
  • 승인 2021.10.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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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헝다그룹의 위기에 더해 중국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재가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특히 호주와의 석탄 전쟁으로 중국의 제조업 공장이 셧다운 되면서 국내에도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불안함을 만들고 있다. 지금 상황은 마치 호주와의 석탄 전쟁으로 만들어진 살얼음판 위를 헝다그룹이 방방 뛰는 형국.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주력상품은 저가 상품이다. 미국이나 유럽, 우리나라 등 전 세계적으로도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덕분에 각 나라의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조절하는 역할도 했다.

이는 중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 때문인데 14억의 인구, 저렴한 인건비, 넓은 국토 및 저렴한 원자재 가격 등으로 저렴한 제품을 생산하여 전 세계에 공급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전기료 등 부대비용이 저렴한 것도 한몫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저탄소 정책과 맞물려 코로나19, 호주와의 석탄 전쟁 등 다양한 변수로 나타났다. 원자재 및 1차 생산품의 가격 폭등과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인건비의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저렴한 중국의 혜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저가 제품의 공급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물가도 오르고 있다.

중국은 국내에 저렴한 원자재 공급의 역할을 했는데 이 공식이 무너지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아파트 분양가의 상승은 정부의 정책실패 영향도 있지만, 중국의 무차별적인 국내 부동산 매입과 더불어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중국의 저탄소 정책과 호주와의 석탄 전쟁으로 셧다운 되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품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사실 헝다그룹의 파산보다 더 큰 위기는 이것이다. 국내 물가 상승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국 자본에서 위기가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파산하는 부동산개발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헝다그룹마저 파산한다면 투자처가 없는 중국 자본은 눈을 돌려야 할 시장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중국 자본은 이미 호주, 그리스, 캐나다, 우리나라 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불리는 나라에 이미 진출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인 투자에 어려움이 없고 가깝다. 게다가 최근에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중국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자산을 가진 자본가들이 있고 또 그 수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그래서 그들의 자본이 우리나라로 몰려드는 것을 넋 놓고 바라만 본다면 조만간 중국 자본이 국내를 삼킬 수도 있다.

중국 제조업의 몰락과 헝다그룹의 파산은 우리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에 악재가 없어야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헝다그룹의 파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증시는 내성이 강해져 주가지수는 하락하겠지만 곧 반등할 것이다. 대신 중국 제조업의 몰락은 나비효과가 되어 국내 서민경제를 피폐하게 하고 내수 시장을 얼어붙게 할 것이다.

자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내수 시장이 꼭 필요하다. 우리 기업의 우선 소비자는 한국인인데 여기에서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해야 해외로 눈을 돌릴 수가 있다. 그런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으로 이 소비시장이 축소되면 소비자가 없는 죽은 시장에 투자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자연히 기업들의 기술력도 도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나라는 기술력까지 확보한 중국의 경제 속국이 될 것이다. 아무리 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방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경제가 국방력이고 기술력이 곧 국격이다. 그래서 대응이 필요하다. 저가 제품이든 고가 제품이든 그것을 소비할 내수 시장이 탄탄해야 현 상황이라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 식자재마트 등 다양하다.

이러한 저가상품을 판매하는 지역 마트를 활성화하고 가격상승을 제한 할 수 있는 정책 마련 및 지원,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 매입 차단, 아프리카 등 매력적인 원자재 수입 시장 발굴 등의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발 빠른 대응으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헝다그룹의 파산이나 중국 제조업이 몰락해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물가와 부동산 안정을 노려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수 시장의 몰락 방지.

우리나라는 그동안 자국민이 기업의 제품을 소비해줬기에 기술이 향상했고 이 정도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내수 시장이 없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 내수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구감소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 다른 위기는 발생하지 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과는 4차산업에서 기술의 차이가 벌어졌다. 우리가 열세다. 이를 극복하려면 이제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 시행착오는 당연히 있겠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창의력도 분명 있어야 한다.

‘자동차 자율주행기술’은 이미 28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그때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 기술은 사장되었고 지금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 후발주자가 되었다. 정부나 기업이나 개인 모두가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잘못된 선택의 연속으로 발생한 결과라면 그것을 바로 잡을 기회는 분명 있을 것이다.

어떠한 선택으로 인해 지금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다면 지금은 단지 운이 나빴을 뿐이다. 그때는 통했던 것이 지금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인지하고 지금 상황에 맞춰 다른 방향을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대응이다.

 

 

 

 

 

글_정이도
㈜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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