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 ‘리빙랩’으로, 재난재해 취약·위험요소 수집
주민참여 ‘리빙랩’으로, 재난재해 취약·위험요소 수집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10.19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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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도시공간의 위험성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들과 기술들을 활용해 왔다. 나아가 최근 주민참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도시공간의 위험성 분석에는 행정동 단위로 제공하는 주민 데이터를 이용해 저소득층,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더 자세한 정보 조사를 위해 1:1 주민 방문과 현장 답사와 현황 조사 등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방식들은 두 가지 이유로 새로운 대책을 필요로 하게 됐다. 먼저,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공공데이터의 가장 공간단위는 행정동 또는 집계구 단위이다 보니 골목과 거리, 교차로 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작은 단위의 정밀한 데이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다음은 4차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개발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더 고도화된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COVID-19 이후 기존에 활용하던 1:1 주민 방문과 현장 답사 등의 제한이 생기게 되면서 비접촉 방식의 온라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현장조사에 대한 방식을 전환하고자 하는 수요는 빠르게 진취적으로 변화했다.

최근 그린뉴딜 정책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 쇠퇴지역의 재생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을 통해 취약부분의 의견을 수렴하고 데이터화 시킬 수 있는 기술들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쇠퇴지역 재생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기존 현장조사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데이터 수집 방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과제는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재해 등 쇠퇴지역 내 도시공간 위험성 분석과 도시회복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실증을 목표로 지난 2019년 추진됐으며, 쇠퇴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과 기술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그 중 하나로 새로운 데이터 수집 방법이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인 ‘리빙랩(Living-lab)’을 실제 도시 공간에 적용했다. ‘살아있는 실험실’이라고도 불리는 리빙랩은 직접 지역사회의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을 전제로 하며, 기존 탑다운(Top-down) 방식의 정책 수립이 아닌 바텀업(Bottom-up)방식의 문제해결이 이뤄진다는 점을 중요한 핵심으로 삼고 있다.

리빙랩의 목적은 단편적으로는 주민참여를 통한 데이터 수집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참여가 지역개선에 이바지함을 체감하고 이에 대한 만족도가 동반해 상승한다면 장기적으로 주체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스디이엔지는 이러한 리빙랩을 활용해 외부공간 중 주민들이 재난재해에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지점을 도출하고, 이로써 주민체감도를 반영한 재난재해 취약지점을 도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에스디이엔지는 지난 2007년에 설립돼 정부와 민간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설계하는 전문 토목구조설계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특히 원자력 설비의 내진해석·설계와 일반산업시설의 구조설계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의 고도화와 축적된 자체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발전하는 창조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스디이엔지 김재석 대표이사(사진)는 “에스디이엔지는 이번 연구에서 리빙랩을 활용해 재난재해 취약지점을 도출하고 시민(이용자)들의 도시공간 이용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과 비콘(beacon)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도시공간에 설치된 비콘과 시민들의 휴대폰(App)이 무선통신을 주고받는 데이터를 통해 지점 또는 경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기술체계”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콘은 RFC 4122 UUID URN 네임스페이스의 노드 정보를 이용해 시민을 인식하게 된다. 시민을 인식하는 과정에 개인정보 취득에 관한 문제의 소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설치 시 무작위 난수를 부여하고 비콘은 무작위 난수와 인식된 시간만 취득한다.

또한 이러한 비콘을 활용해 도시공간 이용행태를 분석하는 기술은 기존에 주로 사용되는 GPS 기반 도시공간 이용 분석 방법론보다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수·방진 기능과 외부 전력 공급 없이 비콘 자체의 배터리로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해 설치 위치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 연구과제를 통해 지자체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민원이나 상세하지 못한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적 의사결정을 통해 추진사업의 우선순위와 계획을 보다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며 “주민의 체감도가 큰 지역에 사업을 우선 추진함으로써 주민의 만족도와 주거환경 개선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은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와 도시재생 지원센터가 요구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지자체마다 도시재생사업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디이엔지는 남은 연구 기간 동안 연구과제의 성과적인 실현과 과제 종료 후에도 지속해서 리빙랩이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에스디이엔지는 실증지역에서 리빙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자체나 지역사회 협의체 등을 구성해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하에 초기에 국가 지원을 통해 기반을 형성한 후 중장기적으로 지역의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리빙랩 실증사례의 모범적인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사업이 쇠퇴지역 R&D의 초기 목표 달성은 물론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적인 성과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문제해결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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