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덧씌우기 균열, 전처리 균열 유도 장비로 ‘방지한다’
아스팔트 덧씌우기 균열, 전처리 균열 유도 장비로 ‘방지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10.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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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콘크리트 포장의 노후화로 인해 줄눈부 스폴링(Spalling)과 균열, 미끄럼 저항성 저하, 과도한 침하 등 파손이 발생하고 있다. 줄눈부 파손은 승차감 저하와 차량 파손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보수가 필수적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속도로 포장의 대략 70%는 줄눈 콘크리트 포장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노후화, 환경적 영향 등에 의해 발생되는 줄눈부 파손을 보수하고 위해 시간과 비용이 비교적 적게 소요되는 패칭(Patching)이 활용되고 있지만 단기간 내 2차 파손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인해 도로 포장의 장기 공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아스팔트 덧씌우기 공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빠른 교통 개방뿐만 아니라 주행 평탄성과 소음에 대한 도로 이용자의 평가가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슬래브는 온도, 습도 등 환경 하중에 의해 수평 방향으로 수축·팽창하는 동시에 교통 하중에 의한 수직 거동을 지속하게 된다. 이로 인해 줄눈부와 기존 횡 방향 균열부의 움직임이 상부 아스팔트 포장까지 확장돼 균열을 발생시킨다. 이것이 콘크리트 포장 위 아스팔트 덧씌우기 포장의 주요 결함인 반사 균열이다.

이러한 반사 균열은 포장 내 수분 침투로 인한 파손과 진동에 의한 균열 진전 등으로 포장 구조물 자체의 수명 감소를 가속화한다. 파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포장 구간의 파손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다양한 전 처리 공법을 고려해야 하지만 단순 면 처리 후 덧씌우기 공법을 적용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반사균열 발생 방지와 지연을 위해 슬래브 파쇄 공법 중 Crack and Seat 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콘크리트 포장에 횡방향 전단면 균열을 유도해 포장을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며, 줄눈부와 균열부에 집중되는 응력을 여러 지점으로 분산시켜 거동 크기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

이러한 공법을 근간으로 지난 2018년 착수된 ‘도로수명 연장을 위한 고기능성 콘크리트 포장 유지보수 실용화 기술 개발’ 연구에서 새로운 개념의 ‘전처리 균열 유도장비’ 개발에 나섰다. 제작 기간과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유지보수와 지속적 개선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국내 포장 관련 기술과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높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는 연구다.

전처리 균열 유도 장비는 기존 콘크리트 포장에 인위적인 균열을 유도해 슬래브 수축·팽창량을 60% 이상 감소시켜 덧씌우기 포장의 수명을 10년 이상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기능적 특징이다. 전단면 균열 유도로 수축·팽창량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인터로킹 효과로 하중 전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작업성 면을 살펴보면 차량 일체형으로 이동과 시공이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본 타격 높이(1.0m)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장비 이동 후 균열 유도 타격 주기가 10초 이내이며, 작업시간(8시간) 동안 50cm 간격 1km 작업 가능해 전처리를 위한 작업 지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이동 시 장비의 폭은 2490mm로 차량 제한 폭에 만족하며, 작업 시에는 최대 3595mm 확폭이 가능해 전단면에 걸쳐 하중 재하가 된다. 차로 수에 관계없이 작업이 가능해 기존 아스팔트 덧씌우기와 동일한 교통량 차단 시간과 방법 적용이므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특히 작업 소음 감소를 위해 해머와 가이드의 선 접촉을 유도하는 설계를 적용해 마찰음을 최소화했으며, 미세 먼지 발생 저감을 위해 분수 장치를 추가 부착해 도심지에도 활용이 가능한 것은 물론 환경 친화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슬래브 50cm 간격 균열 유도로 연속철근 콘크리트(CRCP) 위 아스팔트 콘크리트 덧씌우기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박층 덧씌우기 설계가 가능해 기존 SMA 비절삭 덧씌우기 대비 35%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노후콘크리트 포장 유지보수 시장 규모는 약 6252억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의 결과가 반영되는 2025~2034년(10년간) 시장예측을 통해 시장재화에 대한 창출 부가가치와 R&D 예산을 고려한 연구의 편익비용비(B/C ratio)는 1.63으로 나타나 경제적 효과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대학교 조윤호 교수는 “기술적 측면에서는 노후된 고속도로 포장 파손의 근본적인 원인 규명에 따른 최적 유지보수 공법을 개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도로 포장의 재파손을 최소화하고 장기 공용성을 증대해 도로 이용자 중심의 지속적인 안전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토부 주요정책 패러다임인 SOC 고령화에 따른 노후도로의 효과적인 개선 방안 마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장비 개발 과정 노하우 습득과 공법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국가로 수출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노후화된 고속도로 포장 구간에 실제 균열 유도 공법을 적용해 10년 이상 장기간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선행 연구가 많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위한 데이터 수집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아스팔트 덧씌우기 전 줄눈 컷팅 전처리 공법과 콘크리트 포장 위 콘크리트 덧씌우기 공법 등 연구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유지보수 공법과 비교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장 적용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본 기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국내 노후 포장 유지보수 공법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가지 공법이 유지보수 전체의 판도를 바꾸진 않지만 다양한 대안이 있고 경쟁을 하는 시장에서는 창의적인 공법이 개발되고 국내 시장을 선도한다면, 세계의 유지 보수 판도 역시 변화된다는 것이 조 교수의 믿음이다. 이번 공법이 국내 시장에서 어떤 위치로 자리 매김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연구진은 이번 국가 연구과제를 통해서 창의적인 장비와 공법을 제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포장 업을 넘어 도로에 대한 남다른 자긍심과 궁금증 해결에 한 평생을 보내고 있는 자로서 미래가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 무인 자동차가 도입되고 통신 분야의 발전에 따른 모든 공공 시설물이 디지털화되는 과도기에서 토목 기술자들이 어떻게 업무 영역을 넓혀 나갈지 궁금하다”며 “과거 선배들이 자기들만의 기술에 집착했었던 경우처럼 질적 양적 정체를 지속하지 않고 이들의 과오를 넘어서서 각자의 영역에서 첨단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토목 기술자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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