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과 인공지능의 융합, 인공지능 ‘예지 검진’으로 안전 확보
건설과 인공지능의 융합, 인공지능 ‘예지 검진’으로 안전 확보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10.1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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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가장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기술 개발이 활발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건설, 토목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

그간 토목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유망성은 높지만 타 산업분야에 비해 체계적으로 뒤쳐진 상황이며, 데이터 구축의 시작 단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설, 그리고 토목 분야가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현재까지도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이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뒤쳐진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분야의 높은 인기와 함께 해당 분야의 우수한 인력들이 다양한 산업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력들이 건설과 토목 분야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건설 분야의 특수성으로 건설과 토목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가장 많이 비정형 데이터가 발생하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정리와 이해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 부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러한 건설·토목 분야의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구축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토목 분야 나아가 건설 분야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슈 중에 하나가 안전과 효율성이다. 효율성과 관련해서는 건설·토목 환경 내에 각종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오고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 비전 기술 등을 활용해 건설·토목 환경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안전 문제를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분석하려는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예지 검진한다면 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간 해당 지점에서 누수나 파열이 예상되면 의심되는 모든 지점을 굴착해 보수, 교환 등을 수행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과 불편함이 동반됐다. 특히 이러한 지점을 적절한 시점에 찾아내지 못한다면 백석역 사고와 같이 큰 피해를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하에 매설된 열수송관의 누수/파열의 예지검진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습득된 이미지를 U-Net 기반의 딥러닝 모델로 해석하고, 누수가 예상되는 지점을 추출해 점검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하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Data eXperience Lab은 데이터(Data)를 통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경험(eXperience)을 구현하고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건설/환경 분야 예지검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열수송관의 누수/파열의 예지검진 기술을 개발하고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과 박은일 교수(사진)는 “열수송관의 누수/파열의 예지검진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기존의 열수송관과 관련된 예지검진 패러다임을 상당부분 바꿀 수 있다”며 “현재 시도하고 있는 열화상 이미지를 통한 점검 추천을 수행할 경우, 의심되는 지점만 파악하고 점검하면 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 절감과 불편의 최소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실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 현대오일뱅크 등과 함께, 플랜트 핵심설비 예지검진 기술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핵심설비를 통해 계측된 진동, 소리 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딥러닝 모델을 통해 검진 필요성을 제시해주는 연구다.

이를 통해 산업 플랜트의 운영비용과 전문 인력 보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플랜트의 경우, 시설의 구동 시작시점부터 종료 시점까지의 비용과 이에 소모되는 점검 전문 인력들의 노력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관련 비용과 전문 인력 보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건설 분야의 효율성, 안전 등을 위해 인공지능의 활용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 기술이 토목 분야에서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건설·토목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건설·토목 분야의 설계 관련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그리고 이를 위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 역시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급히 시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환경부와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환경, 에너지, 의료 등에 특화된 인공지능특화대학원(AI-X)을 지원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건설과 토목 분야에는 이러한 시도가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며 “이제는 건설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설과 토목은 우리의 안전과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야 중에 하나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효율적인 우리 사회와 산업을 위해 스마트 건설과 인공지능 융합과 활용 관련 분야 인력 양성이 필수다. Data eXperience Lab은 앞으로 스마트 건설과 인공지능 융합과 활용 관련 분야에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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