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을 줄인 통합배관 방식, 에너지 손실 줄이고, 깨끗한 물 확보
배관을 줄인 통합배관 방식, 에너지 손실 줄이고, 깨끗한 물 확보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9.29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 공동주택 난방 방식은 지역난방을 포함한 중앙방식과 개별방식으로 구분되고 있다. 중앙방식은 개별방식과 비교해 비교적 큰 용량이며 열효율이 높은 열원기기를 이용해 배관 등으로 연결된 다수의 세대에 필요한 열원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전문지식을 가진 관리자를 고용해 관리함으로써 열원기기 또한 수명이 늘어나고 고효율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방식은 중앙식의 난방과 급탕온수의 공급을 위해 기계설비 등 설치를 위한 넓은 시설면적이 필요하고 기기와 장비의 구축과 유지보수를 위해 많은 운영비가 소요되는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유지보수와 시설 운영에 따른 비용이 높아지면서 편의성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중앙방식의 공동주택은 관리비 부과에 따른 민원 발생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중앙방식의 온수배관을 통해 손실되는 배관열손실은 대부분 동절기와 춘·추기에 발생되고 있다. 이는 난방과 급탕 공급 계통이 서로 완전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4관식 배관계통을 사용함으로써 배관의 가닥수와 총 길이가 길어지고 배관의 표면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긴 4관식의 배관 방식은 기계실과 각 세대를 연결하는 배관설비 비용 또한 증가해 건축 공사비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욱이 4관식 공급방식은 공동주택 내에 중·대형 열교환기와 관련설비 그리고 수많은 배관 가닥수로 인해 기계실, 구조물로 만들어진 배관 설치 공간인 지중공동구와 지하 공간, 그리고 입상용 파이프 닥트(Pipe Duct) 공간 등에서 배관 설치를 위한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건축물의 유효 바닥 면적이 감소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4관식은 열원기기나 열교환기로 직·간접 가열된 급탕온수가 만들어진 이후 바로 소모되지 못하고 탱크에 저장되거나 배관 내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시상수 등의 소독을 위해 사용되었던 잔유염소성분이 가열로 인해 분리 배출된다. 이로 인해 가열된 온수가 적절한 온도 이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온수의 살균능력 저하로 인해 레지오넬라균과 같은 박테리아가 증식해 위생과 건강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은 4관식 배관의 단점을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2관식의 통합배관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통합배관 방식은 기존 관경과 같거나 작은 난방용 배관만을 공용부에 설치하고 급탕온수는 사용처 가까이에서 난방 온수의 열원으로 주변 급수를 순간간접가열로 가열해 공급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공용부 배관 가닥수와 표면적을 줄여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공사비용을 저감시키는 것은 물론, 난방과 급탕온수의 이송을 위한 장비와 배관 설치에 필요한 공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유효바닥면적의 감소도 막을 수 있다.

또한 통합배관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과 달리 공용부 급탕배관을 없애 배관을 통한 수질오염을 최소화 시키고 레지오넬라 질병의 방지 등 재실자의 위생 쾌적성과 거주 만족도 또한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구성이엔드씨는 이러한 통합배관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신급탕설비 개발이라는 명칭으로 독자 연구를 진행하며 2011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강의 모 아파트 1개동에 구성이엔드씨의 기술로 시행한 통합배관 설계와 특허기술로 개발한 세계최초의 직렬형태의 유닛인 ‘퓨어화(Pure HWA)’를 설치해 실증적용했다. 이는 통합배관에 의한 국내 최초 단독실증과 타사보다 5~6년 앞선 통합배관용 세대유닛을 개발한 기업으로 기록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후 2014년 목동 한 아파트 단지에 국내 최초의 상업용 통합배관 시스템을 수주를 통해 구축했다. 이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원격검침과 EMS 기반의 에너지 사용형태와 절감량 분석, 그리고 개선을 통한 수직증축 리모델링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방안수립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노후공공주택리모델링연구단에 합류하게 됐다.

구성이엔드씨는 모니터링설비를 공유해 얻어진 데이터로 분석연구를 시행한 결과, 기존 배관방식에서의 노후 아파트 열에너지사용형태는 전용부 난방에 약 44%, 급탕가열에 21% 가량 사용된 반면, 배관 열손실이 35%에 가깝다는 다소 충격적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기존 배관 방식을 통합배관으로 바꾼 결과 약 44%가량의 배관 열손실이 감축됐음을 확인했으며, 통합배관 도입으로 2015년 해당아파트 단지의 연중 총에너지 사용량은 14.6%나 감축하게 됐다.

구성이엔드씨 윤석구 대표이사(사진)는 “통합배관은 사용 중인 급수관내 상수도를 순간가열로 급탕을 생산하기 때문에 배관을 통한 오염이 없어 지속적으로 위생적인 수질을 확보할 수 있고, 열요금은 열량계로만 적산돼 사용한 만큼 부과가 가능하다”며 “배관의 총길이가 40~60%까지 줄어 에너지 손실과 공사비 절약을 하면서도 난방은 필요시 365일 필요에 따라서 개인이 결정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진화된 혁신적 배관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방식은 녹색건물인증이나 에너지 소비량평가에 사용되는 ECO2나 ECO2-OD 시뮬레터에 있어서 감축된 난방과 급탕 배관의 총 길이를 입력함으로서 에너지 효율 등급 상향에 기여할 수 있다”며 “에너지 등급을 높이기 위해 건축단열재 보강 등으로 개선해야 하는 추가 비용을 줄여 줄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온실가스저감과 국가 에너지 절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구성이엔드씨는 통합배관의 확대적용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배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통합배관유닛의 품질유지를 위한 단체표준(안)을 만들고 있다. 리모델링 연구단의 6년간 참여 연구를 통해 설계표준을 포함한 각종 표준화 작업을 시행했으며, 통합배관 성능을 높이기 위한 제품 고도화 연구를 추진해 최근 그 결실을 얻었다.

한편, 구성이엔드씨가 개발한 통합배관유닛 퓨어화는 LH공사 신기술로 지정돼 성남의 한 현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철도공사가 포함된 10개 공공기관의 혁신구매품으로 선택됐으며, 최근 롯데건설에서 실시한 혁신기술 공모에서는 190개 기업의 신청기술 중 TOP10 혁신기술로 선택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성이엔드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통합배관의 연구와 보급에 선두주자라는 높은 역량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연구를 지속해 제도개선 노력에도 한층 노력할 예정이며, 나아가 국내만이 아닌 해외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개발 완성단계의 신상품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향상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시행 할 예정이다. 현재 참여 중인 리모델링연구단과 해당 지자체가 추진하는 리모델링 아파트대상 공공컨설팅 무상지원사업을 통한 공공지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