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신축보다 주거만족도 높인다
노후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신축보다 주거만족도 높인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9.2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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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노후공동주택리모델링연구단 신동우 단장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 공동주택의 노후화 문제는 비단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기간 경제성장 과정에서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량으로 공급된 연립주택, 다세대·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 거의 모든 주거가 노후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다가오는 ‘노후 공동주택의 급증’이란 문제점을 인식하고 리모델링 사업에 필요한 융복합적 기술을 설계·구조·환경/설비·시공 등 여러 건축 기술 분야에서 학제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노후공동주택리모델링연구단(제1단계)’을 출범시켰다. 이어 지난 2014년 주택공급 방안의 일환으로 수직증축과 세대수증가형 리모델링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됨에 따라 ‘3개층 수직증축’이라는 실증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2015년 ‘수직증축리모델링연구단(제2단계)’이 출범했다.

이는 정부가 연구단을 통해 2014년 제도적으로 허용한 ‘수직증축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실현해 보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공동주택 중에서도 특히 아파트는 밀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많은 세대수가 함께 거주함으로써 단지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집단적 의사결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정부의 정책적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 여부와 관련해 많은 단지들이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수요에 적극 대처한다면 이번 연구단도 의미 있는 공공 기여의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연구단에서는 리모델링에 필요한 주거환경 개선기술, 3개 층 수직증축 요소기술, 제도개선과 사업모델 개발 등을 통해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증단지를 구현해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와 건설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각자 세부 목표를 가지는 3개의 세부과제가 함께 R&D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 1세부과제에서는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적합한 설계기술 시스템과 재건축에 거의 상응하는 주거성능 향상 기술개발을 통해 신축대비 건설비용 15% 이상 저감하고, 1기 신도시 공동주택의 50% 이상의 시장에 적용이 가능한 통합설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제 2세부과제는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구조안전 확보 기술 개발을 통해 수직증축 구조안전성(100%)을 확보하고, 역시 신축대비 건설비용 15% 저감을 달성할 수 있는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 3세부과제에서는 저비용·고효율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지원제도와 사업모델 개발을 통해 리모델링 활성화와 규제 완화, 리모델링 사업비 저감(15%) 모델 구축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단 실증사업은 정부의 수직증축 규제 정책에 따라 민간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불확실 해지고, 구조안전성 확보기술 개발을 담당해 온 세부과제들의 실증사업 참여가 어려워지면서 결국은 무산됐다.

이에 연구단은 2020년도 평가(3단계 단계평가)에서 실증사업을 개별검증으로 전환함과 함께 리모델링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제도개선을 위한 리모델링 독립(안) 연구에 치중했다.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서 리모델링 사업 대상이 되는 노후 아파트 단지들을 대상으로 연구단 개발기술을 활용해 리모델링 사업 공공컨설팅서비스 추진을 제안했다.

현재 리모델링독립법(안) 연구는 현재 도시건축공간연구소(AURI)와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분산된 리모델링 관련법이 가지는 문제점을 독립법(안)의 형태로 해소하고 법조문화, 그리고 법(안)의 형태까지 검토해 연구단 협약 종료 전까지 국회 발의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연구 수행 중인 초기구조검토연구는 연구단이 개발해 실용화 한 ‘내력벽 철거량 산정시스템’을 기반으로 리모델링 전·후의 설계도면을 분석해 내력벽·기초·내진의 구조적 여유율을 분석하는 시스템으로서 계획설계와 기본설계를 구조공학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조안전성검토 심의에서 문제시 될 사항들을 미리 검토해 보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돼 현재 연구단의 공공컨설팅 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노후공동주택리모델링연구단 신동우 단장(사진)은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서비스’는 연구단이 개발한 기술들을 활용해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사업의 가능성, 리모델링 사업의 기술적·사업적 타당성, 구조안전성, 사업절차 상의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며 “그 결과를 기반으로 단지 주민들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의 방향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단기간에 많은 단지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신속한 검토와 분석, 그리고 보고서 작성과 설명 체계의 구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지자체들과 협력해 시범적용이 진행되고 있는 공공컨설팅서비스는 현재까지 광명시 관내 노후 아파트 단지 6개 단지를 대상으로 공공컨설팅서비스 시범적용 착수돼 연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또 경기도와는 연구단이 ‘찾아가는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 프로그램(안)을 수립해 경기도가 선정하는 경기도 내의 희망 단지 약 5개를 대상으로 연구단의 공공컨설팅 시범적용을 역시 연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단 출범 후 초기의 R&D 연차예산 부족 문제와 정부의 수직증축에 대한 정책변화로 인해 리모델링 사업의 ‘저비용·고효율’ 기술개발과 실증이 현실성이 없는 R&D목표가 됐다는 점에서 신 교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단 종료 후에 후속 리모델링 연구가 국가과제로 진행된다면, 그 방향도 리모델링의 활성화보다는 수직증축 구조안전성 확보기술 등 리모델링 실현 과정에서 ‘애로기술’의 개발에 치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향후 리모델링 시장과 산업도 이제는 현재 정부의 정책과 시장의 기술 수준 등 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내력벽 철거 최소화로 수직증축 초기 시장을 열어가고 이 과정에서 내력벽 보강, 기초, 지반 보강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검증해 나가야 한다”며 “현재 높은 용적률을 가지는 노후 공동주택 단지에서 수직증축 없이는 리모델링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직시하고 연구단의 R&D사업을 통해 이를 산·학·연·관이 함께 인식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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