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학인 육성 위한 실질적 도움 필요
여성 공학인 육성 위한 실질적 도움 필요
  • 김하영 기자
  • 승인 2019.03.19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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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동차부품연구원 오미혜 선임연구원

[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멘티들이 보는 멘토는 항상 여유롭고 완성된 느낌이겠지만, 멘토의 삶도 아직은 시련이 진행 중입니다. ‘여성과학기술인’이라는 명칭보다 ‘과학기술인’이라고 불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엔지니어로서 기술의 산업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과학기술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2001년부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성과학기술인 멘토링 프로그램은 과학기술 분야 여성 전문인들과 이공계 여학생, 신진 여성과학기술인이 경험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사업이다.

여성 전문인 멘토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 멘토링이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멘티들을 돕고 있다.

오미혜 멘토(사진·자동차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지난 2004년부터 15년 간 멘토링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멘토다. 학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25년 간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재직한 오 연구원은 현재 자동차 화학소재와 에너지소재를 개발 중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자 멘토링을 시작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멘티에게는 관련 분야 탐방과 워크숍 참여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실질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오 연구원이 처음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입사할 당시 여성 연구원은 그를 포함한 두 명뿐이었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재도 여성 연구원은 일곱 명에 불과하다.

그는 “여성 비율이 낮은 공학 분야에서도 장점을 지닌 과학기술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모든 상황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대다수의 학사‧석사 학위를 가진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산업현장에서 경력을 관리하고 전문산업 인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오 연구원의 생각이다. 복지 정책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규정이 있지만, 실행력이 없는 규정은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성과학기술인들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엘리트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책 또한 우수 인력에 대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80년대 중후반부터 대학입학 인원이 증가하면서 학사학위만으로도 산업현장에서 경력을 키워가는 여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 관련 정책에 대한 체감지수는 매우 낮은 편이다. 박사 이상의 우수 인력을 위한 정책이 대부분이기 때문.

그는 “다수의 여성들이 전공에 따라 재직하며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나라와 기업이 앞장서 우수인력뿐 아니라 학사‧석사 학위를 전공한 청년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젊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을 바라보며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그는 육아뿐 아니라 사회의 인식과 자존감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깊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오 연구원은 “여성에게 있어 많은 부분 제도적으로나 전통에 의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는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다’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삶을 위해 모든 방향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위의 많은 선배들은 연세와 관계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분들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앞으로도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멘티들과의 유쾌한 수다를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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